부동산 마구잡이 논란!

부동산 ‘마구잡이 규제’ 논란

이달부터 전국 평균 지가 상승률을 웃도는 지역은 모두 토지거래 허가구역으로 지정되고, 지가 상승이 우려되는 지역도 토지거래 허가구역으로 묶일 전망이다. 그러나 정부가 각종 개발계획으로 땅값을 올려놓고 효과가 없는 것으로 드러난 거래허가구역만 오·남용함으로써 투기수요의 면역성만 높여놓는 것 아니냐는 비판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이명박 서울시장은 이날 “정부가 잘못 건드려서 부동산 가격이 더 올랐다”며 “일관성 없이 왔다갔다 하는 부동산 정책은 중앙정부가 아니라 군청에서 하는 수준”이라고 비판했다. 건설교통부는 8일 행정중심복합도시, 기업도시, 혁신도시(공공기관 이전지역) 등 각종 개발사업이 추진되는 지역의 투기적 토지 거래를 차단하기 위해 거래허가구역 지정을 적극적으로 확대 적용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전국 월평균 지가상승률을 뛰어넘는 지역은 모두 토지거래 허가구역 지정대상으로 분류하고 외지인 매매·거래현황 등을 분석, 대상 지역은 가급적 허가구역으로 지정할 방침이다. 건교부는 이를 위해 허가구역 지정권한 강화를 골자로 한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국토계획법)’ 시행령을 마련키로 했다. 이에 따라 지방자치단체장에게 위임돼 있는 1개 시·군·구에 대한 토지거래 허가구역 지정권한이 건교부 장관에게도 주어진다. 지금까지 건교부 장관은 인접한 2개 이상 시·군·구를 동시에 허가구역으로 지정할 권리만 가지고 있었다. 정부의 이같은 방침이 땅값 급등을 얼마나 막을 수 있을지에 관해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지금까지 토지거래 허가구역은 전국의 15%를 넘는, 대부분의 개발호재 지역에 모두 지정돼 있으나 땅값 상승은 막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행정도시 이전지역, 혁신도시, 기업도시, 각종 클러스터 등의 개발호재 지역 등은 토지거래 허가구역 지정으로 묶인 뒤에도 땅값 상승이 계속되고 있는 데다, 주변지역까지 요동치게 만들고 있다. 외지인의 토지거래 비중이 지난해 3월 60.9%에서 지난 3월 62.7%로 커지는 등 투기적 토지거래도 증가하는 추세다. 고준석 신한은행 부동산재테크 팀장은 “부동산 시장이 그동안 규제에 면역성이 생겨 어느 정도 실효성이 있을지는 의문”이라면서 “특히 이번 조치로 허가구역 내에서 가처분, 가등기 등 편법적인 방법을 통해 토지거래가 음성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