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거품 터지면 … '일본형 불황' 위험 |
가격 급락→금융시스템 마비→ 산업 위축… 전문가들 ‘잃어버린 10년’ 닥칠 가능성 우려 [조선일보 김홍수, 방현철, 이경은 기자] 일본형 부동산 버블 현상을 닮아가는 것일까. 주택담보대출을 둘러싼 금융회사 간 과열 경쟁이 부동산 가격 폭등세를 촉발한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금융감독당국과 국세청이 대책 마련에 나섰다. 과잉 유동성에 의한 ‘머니게임’ 양상으로 번지고 있는 부동산 시장의 이상 열기를 계속 방치할 경우, 우리 경제도 일본형 부동산 거품 붕괴 과정을 밟게 되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저금리로 불어난 400조원대 부동(浮動)자금이 주범=국내 집값이 급등하기 시작한 것은 저금리 시대가 본격화된 2000년부터. 투자처를 잃은 부동자금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면서 부동산시장에 기름을 부었다. 서울 강남권을 필두로 집값 폭등세가 그치지 않자, 정부는 양도세 강화, 투기지역 확대, 재건축 개발이익 환수제 도입을 골자로 한 ‘10·29 부동산 대책’(2003년)을 내놓았다. 그러나 400조원대로 불어난 부동자금은 정부 대책을 번번이 무력화시키며 부동산 버블을 키워가고 있다. A은행 부동산투자팀장은 “돈은 수익이 높은 곳을 좇아가게 돼 있다”며 “부동자금을 흡수할 특단의 조치가 없는 한 수요억제 위주의 정책은 앞으로도 먹히질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국내 부동산 시장의 이상 흐름이 1980년대 일본의 부동산 버블 형성 과정과 매우 흡사하게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다. 일본의 부동산 버블은 1980년대 초, 도쿄 시내 중심부의 땅값이 폭등하면서 시작됐다. 이후 금리 자유화에 따른 저금리와 대규모 무역흑자에 따른 연 10% 이상의 통화량 증대는 땅값 폭등 현상을 전국으로 확산시켰다. ◆위험천만한 부동산 대출 급증세=5월 말 현재 국내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액은 총 176조2000억원. 2001년 85조원대에 머문 점을 감안하면 4년새 2배 이상 불어났다. 증가세도 꺾이지 않고 있다. 5월 중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증가액은 2조1000억대를 기록, 2개월 연속 2조원대를 돌파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 은행권 전체 대출 중 주택담보 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5월 말 현재 24.2%를 기록, 부동산 버블이 꺼지기 직전 일본의 주택담보대출 비중(27%선)에 거의 육박하고 있다. 은행들은 “주택담보 인정비율을 50~60%선에 맞추고 있기 때문에 설사 부동산 버블이 꺼져 주택가격이 절반 수준으로 떨어지더라도 문제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보험사나 상호저축은행 등 2금융권 금융회사들이 후순위 채권형태로 담보를 잡고, 추가 대출을 해주고 있기 때문에 실제 주택담보 인정비율은 80~90%선까지 올라간다. 예를 들어 3억5000만원짜리 아파트의 경우 은행을 통해 1억8000만원을 빌리고, 저축은행에 추가 담보를 잡히고 5000만~6000만원을 더 빌릴 수 있기 때문에, 자기자금 1억원 정도만 있으면 집을 살 수 있다. ◆“버블 꺼지면 금융위기와 장기불황에 빠질 것”=일본은 부동산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자, 토지거래시 신고를 의무화하고 부동산 융자 총량규제에 나섰지만 버블 붕괴에 따른 파멸적인 결과를 막지 못했다. 80년대 후반 시작된 부동산 가격 급락은 금융기관에 천문학적 규모의 부실채권을 안겨주었고, 대형 금융기관들의 잇따른 도산을 초래했다. 금융시스템의 마비는 산업활동 및 소비 위축을 가져왔고, 이는 10년 불황으로 귀결됐다. 최공필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일본보다 심각하지 않다고 해서 조세 위주의 처방만 하면 일본이 경험한 ‘잃어버린 10년’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고 말했다. 최희갑 아주대 교수는 “저금리가 지속되면서 부동산 외 투자처가 없는 게 가장 큰 문제”라며 “비과세 저축 상품을 개발하고, 자금이 기업부문으로 흐르도록 강력한 유인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홍수기자 [블로그 바로가기 hongsu.chosun.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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