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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드름"약먹지않고 레이져로...............

여행가/허기성 2005. 10. 23. 20:59
지긋지긋 여드름…약 먹지않고 빛·레이저로 말끔히

결혼을 앞둔 이지연씨(31)는 얼마전까지 복용하던 여드름 약의 부작용으로 입술이 갈라지고 터서 약을 끊을 수 밖에 없어져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여드름 약을 다시 복용하려 해도 혹시 임신이 되면 아기에게 해를 주지 않을까 걱정돼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

중학교 2학년인 박은호(14)군은 얼굴 전체에 여드름이 돋아 친구들로부터 ‘멍게’로 불린다. 병원에서는 성장기 청소년에게는 여드름의 특효약인 ‘피지 조절약’을 쓰기가 곤란하다고 해 항생제를 복용했지만 부작용으로
위장병을 겪어 고생하고 있다.

여드름때문에 고통받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여드름은 지나치게 배출된 피지가 모공 밖으로 나오지 못하고 여드름 균이 증식돼 피부 속에서 염증반응이 일어나는 것이다. 현재까지 여드름 치료는 이들 원인을 제거하는 약물 요법과 피부 관리가 전부였다.

하지만 최근 ‘골칫 거리’ 여드름을 약을 먹지 않고도 치료할 수 있는 방법들이 새로운 조류로 뜨고 있다. 지난 19∼20일 개최된 대한피부과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서 공개돼 큰 관심을 끈 비약물요법을 소개한다.

◇약물 치료의 한계=여드름 치료에 쓰이는 약물은 비타민 A유도체와 항생제 두가지. 비타민 A유도체는 이른바 ‘로아큐탄’이란 약물로,과도한 피지 분비를 줄여 여드름 증상을 완화시킨다.

하지만 로아큐탄은 임신부가 복용할 경우 기형아를 낳을 수 있고,청소년기에는 연골염 등을 일으킬 수도 있으므로 가임기 여성과 청소년들은 복용할 때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또 적어도 2∼3개월 이상 복용해야 하기 때문에 드물지만 간 기능에도 무리를 줄 수 있고,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높이거나 탈모,우울증 등의 부작용도 생길 수 있다.

여드름 균을 죽이는 항생제 역시 먹거나 바르는 동안만 효과가 나고 끊으면 다시 재발하는 게 흠. 최근에는 항생제에 대한 여드름균의 내성 때문에 치료효과가 떨어지는 경우도 늘고 있다.

◇빛으로 치료 ‘광역동 요법’=광역동 요법(PDT)은 빛이나 레이저에 반응하는 물질인 ‘광과민제’를 병든 세포에 투여한 뒤,특정 파장의 광선을 쬐어 생긴 화학 반응이나 열로 병든 세포만을 선택적으로 파괴시키는 치료법이다.

원래 암 치료법으로 도입됐으나 최근 여드름 등 각종 염증성 피부질환 치료에도 확대적용되고 있다. 여드름의 경우 피지선(피부의 기름샘)에 잘 흡수되는 광과민 물질을 여드름 부위에 2∼4시간 바르고 5분간 빛을 쪼이는 방법으로 진행된다.

서울 모델로 피부과 서구일 원장팀은 지난 3월부터 6개월간 여드름 환자 30명에게 ‘아미노레블리닉산’이란 광과민 물질을 이용해 치료한 결과,75%의 환자에서 여드름이 완치됐다고 이번 학술대회에 보고했다. 서 원장은 “약물 치료에 비해 효과가 빠르고 한번 시술로 6개월∼1년간 효과가 지속된다”고 말했다.

단,빛에 민감한 물질을 사용하기 때문에 시술후 하루동안은 자외선을 철저히 차단해야 하며 개인에 따라 3∼5일 정도는 얼굴이 붉어지고 각질이 생길 수 있으나 1주일 뒤에는 깨끗해진다는 게 서원장의 설명.

서울대병원 피부과 서대헌 교수와 드림피부과 이호균 원장팀 역시 ‘인도시아닌 그린’이라는 광과민제를 사용해 17명의 환자를 같은 방법으로 치료한 결과,80%에서 만족할만한 효과를 얻었다고 발표했다.

이호균 원장은 “특히 인도시아닌 그린이란 물질은 피부에 들어간후 한 시간정도 지나면 분해돼 없어지며,일반 햇빛 속에는 이 물질에 흡수되는 파장의 빛이 매우 약해 치료 후 햇빛을 피해야 하는 기간이 없다”고 말했다.

◇노화 동반 성인 여드름엔 ‘복합 레이저’=25세 이상에서 생기는 성인 여드름은 피부 노화를 동반하고 치료되더라도 흉터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이같은 성인 여드름에는 2∼3가지 레이저를 병합해 치료하는 방법이 효과적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연세대 피부과학교실
이희정 교수팀과 연세 스타피부과 이상주 원장팀은 20명의 염증성 여드름 환자를 대상으로 ‘써마지’와 ‘폴라리스’ 레이저로 치료한 결과,85%(17명)에서 ‘좋아졌다’는 대답을 얻었다고 밝혔다.

두 레이저를 통해 발생하는 열과 에너지로 진피층 깊은 곳에 있는 피지선을 파괴 또는 위축시키고 동시에 피부 탄력도 개선시킨다는 원리다.

이상주 원장은 “복합 레이저 치료는 특히 약물 치료가 어려운 환자,여드름이 흉터와 복합적으로 존재하는 경우,피부의 탄력이 감소하고 주름이 생기기 시작하는 20대 후반 여드름 환자에게 더욱 효과적”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