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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보상후

여행가/허기성 2006. 6. 4. 16:45



[중앙일보 박원갑.조철현] 지난달 경기도 김포신도시 토지 보상비로 27억원을 받은 김모(57.김포시 장기동)씨. 그는 서울 마포구 상암동 40평형대 아파트(9억원)와 지하철 2호선 강남역 부근 상가(12억원)를 매입했다. 김씨는 "김포나 인천 땅값이 너무 올라 대토할 곳이 마땅찮다. 요즘에는 주택이나 상가에 투자하는 것이 훨씬 낫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지난해 서울 은평 뉴타운에서 100억원의 보상금을 탄 이모(67)씨. 최근 강북권 50억원대 상가빌딩을 매입하고 나머지는 현금으로 갖고 있다. 그는 "강남 집값이 조금 더 떨어지면 40평대 아파트를 사겠다"고 설명했다.

신도시.택지개발 사업으로 풀린 땅 보상금이 인기지역의 아파트나 상가로 많이 흘러들고 있다. 2~3년 전만 해도 보상금은 인근 땅시장에 몰려 값을 들쑤시는 경우가 많았지만 이제는 상황이 달라졌다. 거래 규제에다 양도소득세 부담이 커지자 땅 매입 수요가 크게 줄었다. 1일 건설교통부에 따르면 2004년 14조1000억원, 지난해 17조8000억원의 보상금이 지급된 데 이어 올해도 19조원이 풀릴 예정이다.


◆땅에서 나온 돈 아파트.상가로=지난달 15일부터 김포신도시 토지.건물 보상금 1조2000억원이 지급되고 있지만 주변 토지시장은 썰렁하다. 김포신도시 주변의 통진읍 진흥구역 농지는 지난해 말과 비슷한 평당 25만~30만원으로 매기가 없다. 청송공인 권기영 사장은 "외지인에 대한 농지.임야 매입 요건이 강화되고 내년에 양도세가 중과(최고 60%)되면 값이 오르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인지 대토용으로 땅을 사겠다는 사람이 드물다"고 말했다. 대신 인기지역의 아파트 시장을 기웃거리는 돈이 부쩍 늘었다. 김포 신도시 보상금으로 19억원을 받은 최모(63.서울 강서구)씨는 지난달 양천구 목동 35평형 아파트(13억원)를 샀다. 최근 아파트값이 많이 오른 김포 풍무동, 서울 강서구, 일산신도시에 김포 보상금이 적잖게 유입된 것으로 중개업자들은 본다.

보상금은 강남권에도 눈독을 들인다. 지난해 말 파주 운정2지구에서 보상금 10억원을 받은 신모(56)씨는 서울 강남구 30평형대 아파트를 사들였다. 올 초 남양주 별내지구에서 보상금 16억원을 받은 황모(61.서울 서초구)씨는 이 중 11억원으로 강남구 대로변의 1층 상가(27평)를 샀다. 행정도시 토지 보상금 30억원을 받은 이모(67)씨도 서울에서 20억~30억원대의 상가빌딩을 찾고 있다. 국민은행 PB사업부 박합수 부동산팀장은 "상가건물을 사 달라고 의뢰받은 고객 가운데 보상금을 받은 사람이 5~6명 된다"고 말했다.






◆"위험 피하자"투자 분산도=부동산과 금융 상품에 고루 투자하는 경우도 많다. 2004년 말 파주 운정지구 보상금으로 30억원을 받은 박모(56)씨. 그는 대토 목적으로 경기도 연천 일대 농지를 5억원, 송파구 잠실동 30평형대 아파트를 5억원에 각각 매입하고 10억원은 개인 연금보험에 가입했다. 박씨는 "나머지 10억원은 고정적인 월세가 나오는 일산의 상가건물을 살 예정"이라고 말했다. 2004년 판교신도시에서 보상금 40억원을 탄 최모(67)씨도 송파구 30평형대 아파트와 성남의 상가빌딩을 사고 나머지는 은행 정기예금에 넣었다. 마철현 세무사는 "나이가 많을수록 한곳에 전액을 투자하기보다 여러 상품에 쪼개 투자하는 경우가 많다"며 "부동산 투자환경이 불투명하자 현금을 보유한 채 동향을 살피기도 한다"고 전했다. 김포의 한 시중은행 지점 관계자는 "농삿일의 미래가 불투명한 것도 보상 받은 농민들이 다른 부동산에 투자하려는 큰 이유"라고 전했다.

정부가 택지개발 사업을 남발하는 바람에 엉뚱하게 주택시장만 비대해졌다는 지적도 있다. 건설산업전략연구소 김선덕 소장은 "정부가 지역 균형개발을 위해 푼 보상금이 인기지역 아파트나 상가 등에만 몰리는 부작용을 낳았다"며 "까다로운 토지거래허가제를 완화하고 택지 개발을 동시에 벌이지 말아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