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다가 김씨는 등산과 사진 찍는 취미생활을 하고 있다. 그래서 등산장비 구입이나 카메라 구입 등 취미생활에 필요한 지출로 할부도 많은 편이다. 김씨는 월급을 받아도 2~3일만 지나면 빠지는 카드비로 남는 돈이 거의 없다. 결국 새로운 달의 시작은 다시 카드로 할 수밖에 없다. 이제 결혼준비도 해야 하고 미래를 위해 저축을 해야 할 것 같은데 줄기는커녕 늘어만 가는 카드결제금 때문에 저축은 늘 미루게 된다.
월급 타면 카드비 막기에 급급
어느새 신용카드는 우리 생활의 일부가 되어 버렸다. 대학생들마저 들고 있는 신용카드는 따지고 보면 역사가 그리 길지 않다. 본격적으로 대다수 사람들에게 확산된 것이 IMF 이후이다.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내수시장의 거품이 필요했고 그 거품을 훌륭하게 만들어 IMF 탈출이라는 목표달성을 이룬 일등공신이 신용카드였다는 것은 모르는 사람이 없을 것이다. 그렇게 한국경제 위기탈출을 도운 대가는 수많은 사람들을 신용불량자로 만드는 것으로 돌아왔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신용불량자 몇 백 만 하면서 그 문제를 둘러싸고 사회적 논란이 많았다. 그러나 이제는 그 아픔은 개인의 문제로 남고 우리 사회는 신용카드 대중화가 정착되는 듯 하다. 적어도 겉으로는….
① 부자가 되려면 신용카드를 버려라
돈이 너무 많아 명품만 쇼핑하고 차는 외제차를 굴리고 노른자위 땅 주상복합아파트에 살기 충분한 부자를 말함이 아니다. 미래에 대한 분명한 목표를 갖고 있고 그 목표를 실현해가면서 조금씩 목표를 높여나가며 사는 삶을 말한다.
돈이 너무 많아 미래가 불안하지 않은 것이 아니고 미래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과 실천이 있어서 소박하지만 든든한 오늘을 사는 부자 말이다.
이런 부자는 누구나 노력하면 될 수 있다. 그리고 소수의 사람만이 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래서 적은 소득을 갖고 있다 해도 더 당당하게 부자를 꿈꿀 수 있어야 한다.
이런 부자가 되려면 첫번째로 실천해야 하는 것이 하고 싶은 것을 미룰 줄 알아야 한다. 욕구를 지연시키라는 이야기다.
욕구를 지연시킴으로써 가치를 더 늘릴 수 있어야 한다. 즉 오늘 먹고 싶은 것, 사고 싶은 것을 참으면 내일은 더 좋은 것을 먹고 살 수 있다는 생각으로 충동지출을 참을 수 있어야 한다. 그렇게 할 수 있어야 미래목표를 위해 저축을 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신용카드는 많은 사람들의 욕구를 너무 쉽게 충족시켜 준다. 지갑에서 꺼내기만 하면 원하는 것을 살 수 있는 것이다. 물론 신용카드가 있어도 돈에 대한 훈련이 잘되어 있다면 문제가 없겠지만 대부분 사람들은 돈에 대한 훈련을 제대로 받질 못했다.
그러다보니 어느새 월급을 받아도 카드회사로 다 흘러들어가고 정작 열심히 일해서 번 돈은 만져보지도 못한다. 이렇게 돈을 지배할 수 있는 훈련이 덜 된 상태에서 신용카드를 사용하게 되면 김씨와 같은 생활을 반복할 수밖에 없다. 결국 김씨는 결혼자금으로 써야 할 돈까지 미리 술값과 취미생활에 다 써버린 셈이다.
신용카드가 그것을 더 부추겼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김씨가 좀더 풍요로운 미래를 만들기 위해서 당장 첫 번째로 실천해야 할 것은 신용카드를 꺼내 과감히 버리는 것이다.
▲ 신용카드(자료사진) |
ⓒ2006 오마이뉴스 권우성 |
② 소득공제 받으려다 지출만 더 늘린다
현명한 신용카드 사용이 재테크의 기본이라는 이야기를 흔히 듣는다. 같은 돈을 쓰고도 현금을 쓰면 주어지는 혜택이 없지만 신용카드는 연말에 소득공제혜택이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래서 지갑에 돈이 들어 있어도 웬만하면 신용카드를 쓰는 것이 상식처럼 되어 버렸다.
그러나 실제로 신용카드 사용으로 소득공제를 받는 것은 연봉이 너무 높아 세금부담이 큰 고소득자에게나 유리할 뿐 보통 직장인에게는 큰 의미가 없다.
김씨의 경우 연봉이 2700만원 가량이다. 매월 신용카드 결제금이 180만원 수준, 거의 월급을 대부분 카드로 쓰고 있다. 연간 카드사용액이 2100만원 정도이다. 그런데 그중에서는 현금서비스도 10% 정도 된다.
현금서비스는 소득공제에서 제외되니까 대략 1900만원이 공제대상금액이라고 가정하고 돌려받는 세금을 계산해 보면 대략 13만원이 조금 안되는 돈이 나온다. 연봉의 70%를 카드로 썼음에도 돌려받는 세금이 13만원 수준인데 재테크의 기본이라고 이야기하는 것은 지나친 것이 아닐까.
13만원 돌려받는 것보다 매월 카드결제금이 월급에서 최소로 빠져나가게 만드는 것이 재테크의 기본에 더 맞는 것이다.
김씨 같은 경우 아직 미혼이기 때문에 신용카드 대신 불편한 현금 사용이나 체크카드 사용을 하면서 50만원 미만으로 지출하고 나머지는 저축하는 것이 가능하다. 그렇게 했을 경우 연간 2100만원을 모을 수 있다. 카드 사용으로 13만원 아끼는 것과는 비교할 수 없는 효과다.
더불어 체크카드도 신용카드와 같은 수준으로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다. 이제 소득공제 효과 때문에 신용카드가 재테크의 기본이라는 상식은 벗어버려야 한다. 대신 가장 높은 수익은 욕구를 지연시키는 훈련을 통해 늘어난 저축에 있다는 상식을 갖는 것이 좋겠다. 신용카드를 아예 안 쓰는 것이 가장 좋은 재테크 수단이라는 상식이 더 현실적이라는 것이다.
③ 쓰는 편리함이 가난해서 불편한 미래를 만든다
막상 카드를 꺼내 버리려고 하니 망설여지는 것이 있다. 불편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그런데 이렇게 '불편해서 어떻게'라는 생각은 다시 뒤집어 봐야 한다. 불편해야 씀씀이가 준다고 생각해야 하는 것이다. 너무 편리해서 미래의 가처분 소득까지 미리 다 끌어다 쓰는 것이 반복되면 결국 많이 쓰고도 늘 가난한 오늘, 가난해서 불편한 내일을 만들뿐이다.
신용카드가 없으면 어쩔 수 없이 안 쓰게 되는 것도 많아진다. 대표적인 것이 홈쇼핑이다. 12개월 무이자에 가격파괴, 자동전화주문 할인, 화려한 사은품 등등 당장 필요하지도 않은 것을 지금 사둬야 좋은 기회를 활용할 수 있는 것 같이 만드는 것이다.
평소 갖고 싶었지만 내 소득에 부담스런 고가품도 신용카드 무이자 할부 앞에선 별거 아닌 게 돼버린다. 이렇게 저지르고 저렇게 저지르고 결국 소액에 불과한 할부금이 모이고 모여 월급을 타도 결제일 지나면 남는 돈도 없는 현실을 만드는 것이다.
신용카드가 없다면 그 모든 혜택은 내 것이 아니다. 아쉽지만 사은품 몇 개에 갖고 있는 목돈을 꺼내 쓸 수도 없다. 결국 사고 싶은 것을 다음으로 미루게 된다.
김씨의 경우도 신용카드가 없었다면 고가의 등산장비와 카메라 할부 구입은 감행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보다는 지금의 소득수준에 맞게 좀더 소박한 등산을 즐겼을 것이다. 나머지는 자연스럽게 저축으로 이어져 넉넉한 결혼준비를 했을 것이다.
김씨가 그동안 누렸던 모든 편리함은 미래의 풍요로움을 끌어다 쓴 것이다. 과감히 신용카드를 버려야 한다. 불편한 지출구조를 만들어야 하는 것이다. 그래야 조금씩 모여 나가는 돈으로 경제적 자유에 조금씩 더 다가가는 내일을 만들어 갈 수 있다.
우리나라 국민 1인당 신용·직불카드 발급 장수는 3.35장으로 미국에 이어 세계에서 두번째로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27일 한국은행이 작성한 ‘주요국의 지급결제 통계’에 따르면 2004년말 기준 우리나라 신용카드 발급장수는 8천6백만2천장, 직불·체크카드는 7천4백95만5천장으로 전체 결제카드가 1억6천83만7천장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 1인당 카드수는 신용카드가 1.79장, 직불·체크카드가 1.56장으로 모두 3.35장이었다.
미국은 결제카드 발급장수 15억1천3백만장으로 국민 1인당 카드 장수가 5.15장으로 가장 많았으며, 일본(3.05장), 영국(2.36장), 싱가포르(2.39장), 네덜란드(1.74장) 등의 순이었다. 1인당 카드 발급장수가 가장 적은 나라는 프랑스로 0.74장이었다.
한은 관계자는 “유럽 국가의 경우 신용카드보다 직불카드와 현금카드 등 현금대용 전자화폐 보급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데다 신용카드에 대해서는 엄격한 발급요건을 적용하고 있어 우리나라보다 인구대비 신용카드 발급장수가 적은 편”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은행업계에 따르면 지난 5월말 현재 4장 이상의 신용카드를 소유한 복수카드 소지자는 카드사와 은행계를 포함해 7백31만3천9백68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달과 비교할 때 1만9백1명이 늘어난 것이다.
또 복수카드 소지자들이 지난 5월 카드로 사용한 13조4천7백82억2천5백만원 중 현금서비스 이용액은 4조9천1백20억6천4백만원으로 전체의 36.4%를 기록, 2002년 이후 4년 만에 가장 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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