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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술인 23억 사기사건 일파만파…"평생모은 내돈 어째..."

여행가/허기성 2006. 8. 1. 13:04
뭉칫돈을 챙겨 잠적한 역술인 사기사건이 일파만파로 커지고 있다. 피해자를 자칭하며 검·경에 수사를 의뢰하는 이들이 꼬리를 물고 있다.

지난달 31일 현재 역술인을 고소한 피해자는 14명에 22억9,000여만원으로 추산됐다. 하지만, 실제 피해규모는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일부 피해자는 이 역술인을 가명으로 고소해 집계에서 누락됐거나 가정파탄 등을 우려해 소장제출에 고민하는 모습까지 엿보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주부 A씨는 3,000만원이 물렸지만 공직자인 남편을 의식, 또 다른 B씨와 C씨 등 2명도 3억여원씩 건넸지만 고소여부를 고민하고 있다.

기막힌 사연도 이어졌다. 1년 전 남편과 사별한 D씨(47·노점상)는 “홀몸으로 장애아들을 키우며 어렵사리 모은 돈을 몽땅 날렸다”며 대성통곡.

특히, D씨는 “죽기 살기로 모아온 6,000만원에다 친언니에게 뀐 4,000만원까지 있다”며 “언니는 벌써부터 이혼을 요구받고 있다”고 울분했다.

또 다른 40대 E씨(유흥업소 종업원)도 “어떻게든 살아보겠다고 술집에서 술을 따라가며 모은 돈인데 송두리째 털려버렸다”며 망연자실했다.

집 팔아 6,000만원을 건네 오갈 곳도 없다는 70대 F할머니, 딸을 시집보내겠다며 모아온 3,000만원을 잃은 50대 주부 G씨 등도 넋을 놓았다.

피해자들은 잠적한 역술인이 C모씨(57)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까진 C씨의 거주지는 물론 정확한 이름조차 모르는 실정이다.

피해자들은 “평소 C씨의 점괘가 예사롭지 않았고 Y대 총장을 형부라고 소개하는 등 국내 유명인사들을 거론해 신망도 두터웠다”고 말했다.

게다가 “여러 월간지에 실린 남을 도운 기사거리도 자신과 관련 있는 것이라고 말하는 등 사회사업가로도 자신을 소개해왔다”고 덧붙였다.

더욱이 “평소 철학관에서 만난 사람들이 모두 피해자였다”며 아연실색. “서로가 점이나 보러오거나 돈을 빌리려고 온 것으로 알았다”는 것.

피해자들은 “C씨가 이들(피해자)을 자신의 도움을 받거나 좋지 못한 사람들로 말해 가끔 철학관에서 마주쳐도 대화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천기누설 등을 운운하기에 서로 모른척했는데 이제와서 보니 모두 피해자였고 채무관계를 숨기려고 속였던 것 같다”며 혀를 내둘렀다.

한편, C씨는 18년여 간 군산에서 철학관을 운영한 역술인으로 고배당을 미끼로 사채와 계모임 등을 주도하다 최근 잠적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