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에게 베어 물리고
반만 남아 찾아 다니나
처마끝 불 밝히고
문 밖으러 나갔더니
임은 언제나
하늘을 떠난적 없다고
보름달 반기고는
목 놓아 한참 울었네
빈가슴 물에 비쳐 볼 수 없고
가을빛 산에만 있다더냐
뛰어난 선비도 못되니
강물 바라보며
온갖 수심 물결쳤네
청계수는 동으로 흐르는데
임은 또 다시 서로 가려오?
夢話樓
꿈의 대화
몽화루에서
푸른 강물 아래로
종이배 하나 띄워 보내네
흰구름이 저 먼저
하늘끝에 닿더니
맑은 바람
강물 끝에서 불어 오면서
내 옷깃 살랑살랑 흔드네
깊은 밤
구름에 달도 가리고
창문 활짝 열어
임 소식 기다리건만
모두가 타향사람 되었나
오늘밤 꿈속의 혼 어디로
그대 침실 배회 할까
슬프다
이별아닌 이별처럼
언제나 만나도
또 이별처럼 가기에
주렴 안에다
그대 향기 가둬 두고서
그대 있는양
비에 젖은 꽃잎처럼
흩날리지 못하게 하여라
난간에 기대어
달 뜨기를 기다리나
짙어만 가는 구름
새벽이 되도록
나그네 옷깃에 스며드는 건
흠뻑 젖는 이슬뿐
차비 떨어져 머뭇거리니
막내가 분홍지폐 쥐어주네
담배 외상값 갚고
한갑 더 사니 어떻게?
호수로 나와서
커피한잔 뽑으려 걸으면서
그늘진 한자리 봐 두고
아이들
잠자리채로 매미 잡는다고
부산 떠는 걸 보다가
그만 커피 엎질렀네
빈 컵 들고
급히 빈자리에 가서 앉으면서
가까이 들여다 보곤
아쉽지만
얼마 남았길래 홀짝 마셨네
바람에 일렁대는 호수의 빈배
가지도 못하면서 흔들거리기는
사람 없어서
나그네라도 기다렸나?
행여 타고 간들
西湖에서 東湖려니
가서 무엇하리
매미소리 요란스러이 어지럽게 날고
사람들 그늘 찾아 기웃 거린다
커피 쏟고 전철처럼 잽싸게 얻은 의자
나무가지 사이로 햇빛 내리 쏘이니
어디에도 명당은 있는 법
해님아 해님아 아무리 좋은 것이라도
아무때나 쏟아 붓는 것은 아니라네
얼어붙은 동토에나 마구 쪼이지
가슴 열어 제키고
더위 식히는데
한 아줌마 전도지 내밀면서
맑은 피 받으라네
더운피는 그만두고 하늘에서
맑은 바람이나 불어 왔으련만은
무심코,고개 돌리니 바로 옆에
國花가 지켜 보고 있었네
시든 꽃잎에 왕벌 한마리
무슨 꿀을 빨겠다고
그리도 빨아 대느냐
피골상접한 어미
아이 줄 젖 나오겠나
예로부터 가난에 찌든 배
달동네 서민
유목평생을 떠돌이로 살았지
12지구도 개발 한대니
방송에서도 못 박네?
무궁화 언제 꽃피려나
힘없이 늘어진 가지끝 꽃들
대륙을 종횡천하하던 표효
그 옛날이였더냐?
바싹 시들어 늘어진 꽃망울도
귀찮아 하네
정박한 빈배
어디로 타고 갈까
삼팔 무궁 밖
한 여름밤의 무더위 하늘도 쪄낼 듯
땅도 이글이글 익어 버렸네
열어 논 창가로 매미 한마리 날아
방안을 시끄럽게 배회 하는 게
필시 먼 하늘가에서
마다않고 그리움 찾아 왔다고
장신궁의 시 한편 펴들고
그리움을 일깨어 주니
필시 깊숙한 침실
창문 열어 놓고 날 보고 있을 거라고 !
불볕 더위에
은하수 녹았으리니
장신궁으로 돌아 가기 어려워라
임 계실 봉황 커텐 쓸쓸 하겠고
이불에 새겨진 비룡도 날지 못하겠구나
지난 날
머리 가다듬으며
염색약 발라 주던 우유빛 손갗
늦은 밤
목욕하다 거울 보고
윤기 흐르는 머리 흡족해 하는데
그대없는 이 밤
넋 나간 밤이 되었네
더위 피한다고
지친 걸음 끌어다가
대나무 숲에 앉혔네
가지끝마다 살랑살랑
잔바람에 흔들리니
지저귀는 새소리 즐겁다만
몸이 건강해야 그도 즐겁고
쇠약하면 남도 귀찮아 한다네
바람아 바람아
높은 데서만 말고
낮게도 불어 대렴
젊음은 날이 갈수록 멀어지고
늙음은 날이 갈수록 가까웁네
나그네 길 아득하여 끝이 없는데
해지는 일만 어찌나 빠른지 !
홀연,
향긋한 향기가 코끝을 자극 하길래
고개 돌리니
소문으로 듣던
당안채의 미인을 여기서 보네?
꿈길따라서..
구름 너머 안개 속에 묻힌 마을
꿈길 따라서 가 보네
푸른하늘 위에 생긴 비취호수
잔물결 치는 황금빛 그림자
천상 옥계 비치니
신기루 현상인가
마음 졸이며 몸은 못 건너나
구름영혼 발을 내딛고 오르네
지상에서 구름꿈을 타고
단숨에 천상으로 당도 했다네
바닥이 황금인 줄 알았는데
황토라서 놀랐네
어느새 나왔는지
산채 주인인 듯
나그네를 안내 하는데
언제부터이던가?
언제나 순풍이라서
노없이 삿대도 없이
속진을 떨치고
속인들 강을 건네 준다네
산마다 기암괴석이고
험한 재 팔방을 가로 막고
거기다 짙푸른 안개마저
층층이 하늘을 가리니
三千十方이라네
夢中仙人路가 아니면
갈 수 있는 곳이 아니라네
삼십육궁 도시춘이라서
아이들 벌거벗고 물장구 치고
어른들 밭일 보며
오늘 일하지 않고는
오늘 밥먹지 않는데
주식은 인자함이고
간식은 올바른 길이라네
휴식은 평화이고
휴가는 여유로움이고
여행은 자연을 포옹하고
그리고 남는 여가가 있으면
가끔 길잃은 나그네 찾아
가이드 한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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