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김씨처럼 과거에 가입한 종신보험을 ‘공사’하려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지난 2000년 이후 종신보험은 가장(家長) 사망 시 유가족들의 생계를 책임져 주는 안전망으로 큰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재테크 전문가들은 “종신보험만 가입하면 도깨비 방망이처럼 모든 위험에 대해 보장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해선 곤란하다”면서 “가족 구성원 숫자가 늘거나 혹은 재정 상태가 변할 때마다 중간 점검이 꼭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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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종신보험에 처음 가입할 때 받았던 보험증서를 꺼내서 자세히 살펴보자. 지인들을 통해 무계획적으로 보험에 이것저것 가입하다 보면 필요 없는 보장이 중복되거나 반드시 필요한 보장이 누락돼 있을 수 있다. 중복 보장이 돼 있어 보험료를 이중으로 내고 있었다면 과감히 구조조정해서 보험료 거품을 빼도록 한다. 예컨대 종신보험에 암 보장 특약을 가입했는데 나중에 암 보험을 또 가입해서 암 보장만 지나치게 많이 설계된 상태라면, 종신보험의 암특약을 해약하고 대신 그 보험료로 뇌출혈 등 질병 보장을 강화하는 것이다. 물론 보장이 턱없이 부족하다면 보험 추가 가입을 고려하는 게 좋다.
◆보험도 투자다… 월소득의 8~12%를 보험에 들라
사망 시 받을 보험금이 많다고 무조건 좋은 건 아니다. 보험금이 많아지면 그만큼 보험료 부담이 커지기 때문이다. 보험료는 경제력을 고려해 부담되지 않는 수준으로 정하는 게 좋다. 일반적으로 월 소득의 8~12% 정도가 적당하다. 하지만 이게 절대적인 기준은 아니다. 집도 있고 자녀교육비가 들어갈 일이 없다면 여유 있게 소득의 20%까지 늘려도 좋다. 질병 보장, 재해 보장 등에 대한 보장금액은 건강상태와 직업, 취미활동 등을 고려해 산정해야 한다. 특히 왕성한 경제활동을 시작하는 30대부터는 질병 보장을 강화하는 것이 좋다.
◆간병비 선지급 등 공짜 특약 꼼꼼히 챙겨라
보험사들이 최근 내놓은 특약 상품 중엔 기존 종신보험 가입자들이 추가 비용부담 없이 가입할 수 있는 게 많다. 가령 메트라이프생명이 이달 초 내놓은 ‘간병 선지급 서비스특약’은 종신보험에 가입한 장기 간병환자에게 보험금의 80%까지 미리 지급한다. 알리안츠생명의 ‘선지급 서비스 특약’도 계약자의 잔여 수명이 6개월 이내라고 진단이 내려지면 보험금을 앞당겨 지급한다. 푸르덴셜생명의 ‘실버널싱케어특약’도 비용 부담 없이 간병비를 사망보험금의 최대 80%까지 미리 지급받을 수 있는 상품이다. 삼성생명의 ‘사후정리특약’은 사후 정리 비용이 급히 필요한 유가족들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보험 대상자 1인당 3000만원을 최고 한도로 사망보험금 청구 후 하루 만에 보험금을 지급해 준다.
◆변액 보험의 유혹…갈아탈 땐 신중하라
최근 새로 출시된 종신보험 상품들은 보험료가 과거보다 훨씬 싸거나 혹은 보장범위가 훨씬 넓어진 것들이 많다. 가령 변액종신보험은 주식·채권 등에 투자해 그 실적에 따라 보험금을 지급하므로, 보다 높은 금액의 사망보험금을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아무리 변액보험이 좋아 보인다고 해도 기존 보험을 깨는 건 불리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삼성생명 김범식 차장은 “아무리 변액보험 수익률이 좋아 보여도 나이가 어릴 때 가입한 종신보험은 보험료가 그만큼 싸기 때문에 종신보험을 해약하고 다시 새로 보험에 가입하는 건 손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