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금 1원만 있어도 법인회사 설립

商法개정안 입법예고 … 무엇이 달라지나
액면가 없는 주식도 발행… 황금주는 도입안해

[조선일보 김재호기자]

법무부는 3일 입법 예고한 상법 개정안이 기업 지배구조 개선과 창업·기업활동 활성화를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법무부는 법제처 심사와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올해 정기국회에 제출, 내년 상반기중 시행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다양한 주식 발행 허용

회사의 원활한 자금조달을 위해 발행할 수 있는 주식의 종류를 다양화했다. 우선 액면가가 없는 무액면 주식을 도입했다. 무액면 주식이란 현재 액면가 100원, 500원, 5000원짜리 주식과 달리 지분비율(자본금의 %)만 있는 주식을 말한다. 무액면 주식은 기업의 자금조달과 합병·분할 등을 쉽게 해준다. 다만 한 회사가 액면주식과 무액면 주식을 동시에 발행할 수는 없다.

또 특정 사항에 대해 의결권이 없거나 제한되는 주식, 양도 때 이사회 승인이 필요한 주식도 발행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그외 기존의 ‘무의결권 주식’의 경우 우선 배당 조건을 없애고, 발행 한도를 총발행 주식의 4분의 1에서 2분의 1로 높였다.

◆황금주 도입 않기로

재계가 경영권 보호를 위해 요구한 ‘황금주(Golden Share·黃金株)’ 제도는 인위적인 경영권 보호가 적절치 않다는 판단에 따라 도입하지 않기로 했다. 황금주는 다수 의결권을 가졌거나 중요 의사결정에 대한 거부권을 갖는 특별한 주식을 말한다.

다만 벤처기업 등 소규모 회사에서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원시 정관(회사 설립 때 정관)에 명시하거나, 주주 전원 동의’를 거쳐 ‘거부권 붙은 주식’을 도입할 수 있도록 해 제한적으로 황금주 효과를 내도록 했다.

◆최저 자본금 제도 폐지

주식회사의 설립 남발과 부실을 막기 위해 도입된 최저자본금(현행 5000만원) 제도를 없애 단돈 1원으로도 주식회사를 세울 수 있게 했다. 프랑스(2004년)와 일본(2005년) 등 선진국에서는 이미 폐지돼 있다.

법정준비금(자본준비금+이익준비금)이 자본금의 150% 이상 쌓인 경우 주총 결의를 통해 150%가 넘는 부분을 자본결손 이외 다른 용도로도 쓸 수 있도록 허용, 배당을 활성화시켰다. 현재 법정준비금은 자본결손에만 이용할 수 있다. 또 회사 순자산액의 4배 미만으로 돼 있는 사채(社債) 발행총액 제한을 없앤다.

◆이사 친인척과의 거래 감시 강화

앞으로는 회사가 이사(집행임원 포함)의 직계 존비속·배우자 또는 그들의 개인회사와 거래를 할 때는 이사회의 사전 승인을 얻어야 한다. 이는 이사가 본인의 이익을 위해 회사의 이익을 희생시킬 가능성이 많기 때문이라고 법무부는 설명했다.

또 이사가 법령·정관위반 등으로 회사에 손해를 끼치면 손해배상책임을 지는데, 경미한 부주의일 경우엔 손해배상 책임액이 연봉의 6배(사외이사는 3배)를 넘지 않도록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