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교 당첨자들 ‘돈줄’ 문턱 높아지네

[한겨레] 금융감독원이 6일부터 금융회사들의 주택 담보대출 규정 준수 여부에 대한 긴급 창구 지도에 나서기로 하면서, 당장 중도금 조달에 신경써야 할 처지에 있는 판교 새도시 분양권 당첨자들 상당수가 직접적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판교 당첨자들은 이달 안에 계약금을 치르고 석달 뒤엔 중도금을 부어야 한다.

금감원은 이번 창구 지도에서 담보인정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 적용의 적정성 여부, 담보인정비율 관련 부당 광고 여부 등을 집중 점검해, 금융회사들이 규정을 어기고 대출 한도를 자의적으로 늘려주는 행위를 차단한다는 방침이다.

자기 돈이 부족한 당첨자들이 대부업체로부터 후순위대출이라는 편법을 통해 중도금 등을 조달해 오던 관행도 앞으로는 어려워질 전망이다.

금감원의 한 고위 관계자는 5일 〈한겨레〉와 통화에서 “그동안 규제 대상이 아니었던 대부업계를 규제 대상에 포함시켜, 대부업체들이 저축은행과 보험사를 가장해 후순위대출로 대출 한도를 불리는 관행을 이번 기회에 뿌리뽑는 방안을 적극 검토중”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더해 정부는 이달 중순 당정협의를 거쳐 주택 담보대출 추가 규제 대책을 내놓을 방침이다. 현재 ‘주택 투기지역 내 6억원 초과 아파트’로 규정된 담보인정비율과 총부채상환비율 제한 규정을 ‘주택 투기지역 내 6억원 미만 아파트’와 ‘비투기 지역 아파트’로 확대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저축은행 등 제2 금융권의 아파트 담보 대출도 은행권 수준의 담보인정비율과 총부채상환비율 제한 규정을 적용받게 될 가능성도 있다. 한 은행 관계자는 “판교 당첨자의 경우 앞으로 각종 대출 제한 제도가 가장 엄격하게 적용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자금조달 계획을 꼼꼼하게 세워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판교처럼 주택 투기지역은 아니지만, 올해 말까지 분양이 예정된 인천 송도와 경기도 용인, 화성·동탄, 서울 가좌 등 수도권 3만여 가구를 노리는 청약 대기자들도 이번 ‘11·3 부동산 대책’의 후폭풍을 고스란히 맞을 가능성이 높다.

건설업계에서는 정부가 이들 비투기지역까지 대출 규정을 크게 강화하는 쪽으로 고강도 처방을 내릴 경우 이들 지역의 신규 분양이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고있다. 자기 돈이 부족한 수요자들의 대거 분양 신청을 포기할 가능성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졌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