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대한주택공사가 서울 구로구청으로부터 가리봉동 125번지 일대 ‘가리봉1 도시환경정비구역’ 사업시행자로 지정받자 주택수요자들과 투자자들의 관심이 가리봉동에 다시 쏠리고 있다.
주공은 서울시 균형발전촉진지구 중 하나인 구로구 가리봉동 125번지 일대 8만4430평에 최고급 아파트 5000가구와 백화점, 영화관, 컨벤션 센터 및 벤처지원센터 등 업무시설을 조성한다는 야심 찬 계획을 세우고 있다.
한마디로 구로구 내 핵심 지역으로 개발한다는 것이다. 규모도 서울시내 재개발 단일 정비구역 중 가장 크다. 일부에서는 이 지역이 서울 서남부의 스카이라인을 바꿀 정도로 획기적으로 개발돼 제2의 테헤란벨리가 될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이미 첨단 벤처기업들이 많이 들어선 서울디지털1,2,3단지와 연계돼 이전과 전혀 다른 곳으로 환골탈태할 것이란 기대다.
이 지역은 서울디지털1단지와 2단지 가운데 있는 쪽방 밀집촌이다. 쪽방은 과거 구로공단내 영세공장 근로자들의 거주처로 이용됐었다. 그러나 영세공장들이 이전하고, 디지털단지가 조성되면서 현재 이곳에는 중국 등지에서 온 불법체류자들이 많이 살고 있다.
단독주택 투자 유망할듯
서울시는 지난해 말 이 일대 8만4430평을 균형발전촉진지구로 지정해 4단계에 걸쳐 개발사업을 추진키로 했다.
서울시 계획에 따르면 공단로(路) 서쪽은 디지털산업단지를 지원하는 전략 비즈니스 거점으로,지하철 7호선 남구로역 남쪽은 생활문화지역으로 각각 육성된다.
남구로역 서쪽의 가리봉2동 일대는 도심형 주거공간이 조성돼 약 5000여가구의 아파트가 들어선다. 지구 남쪽을 통과하고 있는 남부순환도로 고가도로 구간은 이미 철거됐다. 또 이 일대에는 1만평 규모의 생태공원이 조성될 예정이다.
단독주택과 연립주택이 밀집해 있는 이 지역의 부동산값은 균촉지구 지정 전인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미 오름세를 타기 시작했다고 한다.
이 지역은 대지 35평의 1∼2층 단독주택이 전체의 70% 가량을 차지하고 있고 나머지는 대지지분 7~8평의 연립이다. 단독주택의 경우 평당 가격이 지난해 하반기 700만~800만원대에서 최근 1100만~1200만원대로 뛰었고, 연립주택은 평당 1000만원대 초반에서 최근 2000만원대로 올랐다.
값이 많이 뛰다 보니 올 하반기 이후 매수문의가 줄어 들었는데, 주공이 사업시행자로 지정되고 사업추진이 빠르게 될 것이란 얘기가 돌면서 최근 들어 다시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고 한다.
강화된 토지거래허가제 적용 안돼
가리봉동 뉴타운공인 신동술 사장은 “연립주택에 비해 상대적으로 가격 오름폭이 적었던 단독주택은 여전히 투자할 가치가 있다”며 “예컨대 4억원을 주고 단독주택 35평(대지기준)을 사면 40평형대의 아파트를 받을 수 있는데 입주예정시점인 2011년께가 되면 40평형대 아파트의 가격은 8억원대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충청부동산 관계자는 “지금 단독주택을 사면 조합원 자격을 얻을 수 있다”며 “균촉지구는 일반적인 재정비 촉진지구와 달리 6평 이상 지분 취득시 적용되는 토지거래허가제와 무관하기 때문에 투자환경도 자유로운 편”이라고 말했다. 균촉지구에서 부동산을 살 경우 54평 이하면 토지거래허가를 받지 않아도 된다.
또 일반적으로 재개발 사업을 추진할 때 세입자 문제가 가장 큰 걸림돌로 작용하는데 이 지역은 불법체류자 등 비적격세입자가 많아 사업추진에 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이 지역 중개업자들은 보고 있다. 주민등록 전입이 안 된 상태로 거주하는 세입자가 많아 세입자들이 자신들의 권리를 주장하는데 큰 목소리를 내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주공과 구로구가 조합원 권익이 최대한 보장되는 주민참여형 정비사업으로 추진할 방침이라는 점도 메리트 중 하나다.
예를 들어 개발 전 평가 가격이 100원이고 개발 후 평가이익이 120원이라 할 때 향후 주민들이 120원을 나눠갖는 방식이다. 조합원이 되면 기존 상가 보유자에 이어 2순위로 상가도 분양받을 수 있다.
주공 도시정비사업2팀 박하영 팀장은 “2008년 초 착공에 들어가 2011년께 재개발 사업을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추격매수는 신중” 의견도
일부에서는 이미 값이 많이 올랐고 개발재료도 대부분 노출된 상태이기 때문에 추격매수는 신중하게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값이 들썩이면서 그동안 손바뀜도 활발해 전체 주택의 30~40% 가량은 외지 투자자들이 사논 상태라고 한다.
가리봉동 동광부동산 관계자는 “이미 오를 대로 오른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며 “집주인들은 기대심리 때문에 호가를 더 높이고 있지만 집주인들이 부르는 가격대로 사는 건 자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부동산 관계자는 “전반적으로 가격이 뛰어 관리처분 작업 때 대지지분이 작은 연립주택 매수자는 원하는 평형의 아파트를 배정받지 못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