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해도 부자의 줄에 서라’. 세계에서 가장 이재(理財)에 밝다는 유대인들의 지혜를 담은 탈무드에 나오는 얘기다.하지만 대다수 사람들은 이와는 다른 심리적 구조를 가지고 있는 듯하다.미국에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자신은 1년에 11만 달러를 벌고 다른 사람들은 20만 달러를 버는 세계와 자신은 10만 달러를 벌고 다른 사람들은 8만 달러를 버는 세계 중 어떤 것을 선택하겠느냐는 질문에 대다수의 사람이 후자를 선택했다고 한다.11만 달러가 8만 달러보다 더 많음에도 사람들은 비교 심리 탓에 그런 선택을 한 것이다.이런 심리 구조는 사실 투자에서는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자본주의 세계는 1등이 모든 것을 가져가는 사회다.스웨덴의 최대 수출 상품이라고 불렸던 팝 그룹 아바의 ‘Winner takes it all(승자가 모든 것을 가져가는 거예요)’이라는 노래 제목처럼 시장에서 패자가 가져갈 것은 없는 법이다.이런 주장이 너무 차가운 것 아니냐고 문제 제기를 하더라도 1등이 더 많은 것을 가져간다는 사실은 변할 수 없다.이를 뒷받침하는 이론이 경영학의 ‘최초 참여자(first-mover) 우위 이론’이다.
한 특정 분야에서 선도 기업으로 자리를 잡은 기업은 후발 기업에 비해 많은 이점을 갖고 있다.선도 기업들은 규모의 경제를 실현해놓았고, 특허 등을 통해 제품과 기술에 대해 진입 장벽을 만들어놓았다.후발 기업들이 선도 기업을 이기기 위해 손쉽게 써먹는 방법이 바로 가격 인하다.가격을 인하한다는 것은 이익이 줄어든다는 것과 같은 의미이다.결국 수익성을 선도 기업만큼 높이기 어려운 것이다.
불황에서 더 강해지는 1등의 위력
기업 가치의 외적 표현인 주가에서도 당연히 1등 기업의 그것이 더 비쌀 수밖에 없다.그러나 아이러니컬하게도 높은 가격 때문에 오히려 1등 기업들은 개인 투자자들로부터 외면을 받는다.100만원이 넘는 롯데칠성이나 60만원이 넘는 삼성전자 같은 주식에 선뜻 손이 가지 않는다.그러나 시간이 흘러 보면, 역시 비싸 보여도 좋은 주식을 사는 것 투자 수익률 측면에서 유리한 경우가 더 많다.
1998년 12월31일 기준으로 유가 증권 시장에 상장된, 액면가 이상인 종목과 액면가 이하인 종목으로 나눠 포트폴리오를 구성한 후 7년 간의 수익률을 계산해보았더니, 액면가 이상으로 구성된 포트폴리오의 수익률이 더 높았다.액면가 이상은 2백%인 반면 액면가 미만은 1백40%였다.여기에 상장 폐지된 기업까지 포함하면 수익률 격차는 더욱 벌어질 것이다.
아파트 시장도 마찬가지다.1등 아파트인 강남 아파트와 다른 지역의 아파트 가격은 갈수록 격차가 심해지고 있다.비단 강남 아파트가 아닌 다른 지역의 경우에도 1등 아파트와 그렇지 않은 아파트의 가격 차이는 좀처럼 좁혀지지 않는다.
특히 불황이 오면 1등의 위력은 더욱 강해진다.외환위기 같은 큰 불황이 오면 상위 몇몇 기업을 제외하고는 모두 시장에서 도태된다.경쟁자들이 사라지면 1등 기업들은 시장 점유율을 늘려간다.경쟁자가 사라진 것이 오히려 기회가 되는 셈이다.그래서 일류 투자자들은 불황이 오면 1등 기업의 주식이나 아파트를 사놓고, 경기가 좋아지기를 묵묵히 기다리는 것이다.
사정이 이런데도 대다수의 사람들은 가격이 비싼 것들을 외면하고 싼 것을 찾는다.개인 투자자들은 자신의 돈에 맞춰 주식과 아파트를 찾는다.싼 게 비지떡인데도 말이다.만일 돈이 없어 1등 기업을 살 수 없다면, 오히려 1등 기업의 주식에 투자하는 펀드를 선택하는 것이 차라리 낫다고 할 수 있다.투자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가난해도 부자의 줄에 서야 하는 것이다.
10가지만 따라하면 부자될까
돈을 잘 벌려면 어떻게 하면 좋을까. 이는 재테크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궁금해 하는 사항이다.
미국 경제전문지 포천은 최신호에서 주식과 저축, 연금 등을 활용해 돈을 버는 10가지 방법을 소개했다. 부동산 투자 방안이 빠져 있긴 하지만 돈을 버는 일반적인 원칙을 조목조목 제시했다.
첫째, 가능한 한 젊을 때 재테크를 시작하라. 일반적으로 젊은이들은 '젊을 땐 쓰고 돈은 나중에 벌지' 하며 재테크를 미루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젊을 때 재테크를 시작한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은 은퇴시 보유 재산에 큰 차이가 난다.
예를 들어 22살 때부터 한 달에 10만원씩 저축을 시작한 A씨. 10년이 지난 후부턴 새로 적립금을 넣지 않아도 연율 8% 이자면 은퇴시(64세) 2억3000만원이 된다. 이에 비해 32세에야 저축을 시작한 B씨는 은퇴시까지 매달 10만원씩 계속 저축해도 1억7000만원에 그친다.
둘째, 연금저축펀드를 적극 활용하라. 연금펀드는 보통 세금을 공제받기 때문에 저축 수단으로 이만한 것이 없다.
따라서 직장이나 개인 연금펀드에 아직 가입하지 않았다면 지금 당장 가입하라.
셋째, 시장을 앞서가려고 하지 마라. 아무리 뛰어난 펀드매니저도 시장을 이길 수는 없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선 자신이 갖고 있는 자산을 다변화하고 1년에 한 번 정도는 포트폴리오 균형을 맞춰라. 증권 포트폴리오 균형을 맞춘다는 말은 자신의 자산 목록에서 그 동안많이 오른 주식은 팔고, 적게 오른 주식은 사라는 뜻이다.
넷째, 주식투자시 트렌드를 따르지 마라. 사람들은 남들이 어떤 종목에 투자해서 돈을 벌었다는 말을 들으면 이를 따라 그 종목에 투자하려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돈을 버는 일은 한 번하고 마는 단기적 과제가 아니라 평생 동안의 장기적 과제다. 단기적 사건에 일희일비하지 말고 자신만의 투자방법을 고수하라.
다섯째, 자동적으로 저축하는 습관을 키워라.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저축은 최선의 재테크다. 매달 자동으로 일정액이 적금으로 빠져나가게 하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푼돈은 거금으로 불어나게 된다.
여섯째, 주식에 큰 비중을 둬라. 앞으로 투자할 시간이 많다면 보다 많은 위험을 감수하는 게 좋다. 즉 주식투자 비중을 높게 하는 게 좋다. 왜냐하면 주식의 장기 수익률이 저축이나 채권 등 다른 상품에 비해 높고 안정적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만약 당신이 이제 주식투자를 시작하는 초보자라면 자산의 80~100%를 주식에 투자하라. 앞으로 살아가야 할 시간이 30~40년이나 남았는데 몇 달 후 일어날 단기적 일 때문에 주식을 팔아 돈을 빼 쓰겠다는 생각은 버려라.
일곱째, 수수료를 많이 받는 뮤추얼펀드 등은 피해라. 수수료는 이익을 갉아먹는 좀벌레다. 시중에는 거래수수료 비율이 1%가 넘는 펀드도 적지 않다. 가능하면 이처럼 수수료가 많은 펀드 가입은 지양하라.
여덟째, 신용카드 부채의 함정에 빠지지 말라. 고금리로 빌린 돈은 부채가 급격히 증가하므로 이 같은 악성 채무부터 청산해야 한다. 고율의 신용카드 빚 이자는 신용카드 빚은 얻지 않는 게 최선책이다.
아홉째, 주식을 자주 사고팔아 세금에 헛돈을 쓰지 말라. 스스로 정부에 세금을 헌납하는 것처럼 재테크 바보는 없다. 따라서 주식을 팔 땐 항상 이득의 15%가 세금으로 빠져나간다는 사실을 명심하고 주식 매매 횟수를 줄여라.
열째, 투자는 단순하게 하라. 종일 일에 얽매여 있어 직접 주식을 고를 시간이 없다면 이를 인정하라. 이럴 땐 시장의 평균 수익률을 목표로 운용되는 인덱스펀드를 선택하라. 주식처럼 거래되는 저비용의 뮤추얼펀드, 즉 상장지수펀드(ETF)를 택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만약 은퇴가 가까이 왔다면 은퇴자를 위한 평생펀드 등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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