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은 작년 말 ‘힐스테이트’라는 새로운 아파트 브랜드 출시에 맞춰 미국의 유명 건축 조명(照明)기업인 시즈카헤네시 등 과 업무 협약을 추진중이다. 서울 성수동이나 용인시 상현동 힐스테이트 등 앞으로 짓는 아파트 단지의 조명을 이런 전문회사에 맡기기로 한 것이다. 현대건설은 최근 서울 목동에 완공한 하이페리온Ⅱ 주상복합아파트에는 계절 변화에 따라 서로 다른 색깔의 빛을 내주는 이색 조명을 설치했다. 현대건설 주택영업본부 김연수 부장은 “개성 있는 조명을 원하는 소비자 요구를 반영, 투자를 늘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젠 야간 조명을 잡아라=다른 주택업체들도 이에 뒤질세라 앞다투어 조명 투자에 나서고 있다. GS건설은 지난해 사내·외 전문가 12명을 뽑아 단지 조명을 연구하는 태스크포스팀을 만들었다. 또 루이끌레오라는 프랑스 유력 조명회사와 계약을 맺고 서울 서초동에 짓는 주상복합아파트 ‘부띠끄모나코’ 조명을 고급스럽게 꾸미는 데 힘쓰고 있다. 쌍용건설은 아예 서울 한강 다리의 야간 조명 설계를 맡았던 업체에 새 아파트 단지 조명을 맡길 작정이다. 한화건설은 서해 바로 앞 인천 소래논현지구에 조성 중인 8000가구 규모의 ‘에코메트로’ 단지 조명을 마치 등대처럼 꾸밀 예정이다. 멀리서 바라봐도 한 번에 에코메트로라는 것을 알아볼 수 있게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건설사와 주민 필요 맞아 떨어져=최근 들어 건설업체들이 단지 조명에 더욱 힘쓰는 것은 갈수록 투입 단가 대비 효과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 대림산업 상품개발팀 신희영 부장은 “전체 공사비에서 외관 조명이 차지하는 비중은 대략 0.1~0.3% 정도”라며 “하지만 멋스럽게 만들어진 조명에 대한 광고 효과나 주민 만족도는 상상을 초월한다”고 말했다. 특히 서울 강남구 역삼동처럼 대림산업·삼성건설·대우건설·현대산업개발 등 경쟁관계에 있는 대기업 아파트들이 인근에 잇따라 입주한 곳에서는 이런 경쟁이 더욱 치열하게 벌어진다. 대우건설 주택상품개발팀 이광범 부장은 “주민들 역시 최근엔 쾌적한 단지 조경 외에 멋스러운 야간 조명까지 챙기는 추세”라며 “이에 따라 밤하늘에 아파트를 각인시키려는 건설업체간 경쟁도 더욱 치열하게 펼쳐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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