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5000만원, 6개월 만에 3억으로”…달콤한 유혹"

“5000만 원을 맡기시면 6개월 만에 3억 원으로 만들어 드리니까 지금 투자하세요. 우리가 고른 종목이 일주일에 두 배씩 오르고 있으니까 믿고 맡기기만 하면 됩니다.”

최근 기자가 유사(類似) 투자자문업체인 A사에 전화로 문의하자 업체 측은 이렇게 답하며 투자를 적극 권유했다. A사 관계자는 “1, 2주에 두 배 오르는 종목도 있고 3, 4개월에 대여섯 배 되는 주식도 있으니 당장 가입하라”며 입금할 은행 계좌번호까지 알려줬다.

증시 호황으로 유사 투자자문업체가 늘어나면서 불법 영업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3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7월 현재 유사 투자자문업체는 138개로 2005년 6월(101개)에 비해 37개나 늘었다.

○ ‘수익률 보장-일대일 자문’ 불법 버젓이

유사 투자자문업체는 회비를 받고 인터넷, 자동응답전화(ARS), 문자메시지 등을 통해 다수의 투자자에게 주식 관련 투자 정보를 제공하는 회사다.

제도권 투자자문회사는 자본금과 운용인력 등 일정 요건을 갖춰야 등록할 수 있고 금융 당국의 감독도 받지만 비(非)제도권인 유사 투자자문업체는 신고만 하면 된다.

유사 투자자문업체는 △일대일 투자 자문 △고객자금 위탁받아 운용 △투자 수익률 보장 등이 모두 불법이다.

하지만 본보가 유사 투자자문업체에 전화해 확인한 결과 60곳 중 16곳은 일대일 자문이나 위탁 운용이 가능하다고 답했다.

B업체는 “컨설팅비는 3개월에 300만 원, 6개월은 500만 원인데 한 달에 수익률 10%는 무난하게 올리기 때문에 결코 비싸지 않다”고 주장했다.

C업체는 “한 고객은 5800만 원을 맡겼다가 두 달 반 만에 8200만 원으로 불어났다”며 “두세 달 안에 30∼50% 이상 오르는 코스닥 종목을 추천해 줄 수 있다”고 유혹했다.

D업체는 “1억 원 이상만 위탁 운용이 가능하며 연간 기대수익률은 50%”라고 말했다.

○ 피해는 고스란히 투자자 몫

유사 투자자문업체에 돈을 맡겼다 손실을 볼 경우 피해는 고스란히 투자자가 떠안게 된다. 이른바 ‘프리랜서 투자전문가’를 계약직으로 고용하는 곳도 많아 문제가 생겨도 책임 소재를 가리기가 쉽지 않다.

회사원 K 씨는 2005년 유사 투자자문업체에서 활동하는 ‘프리랜서 전문가’에게 2500만 원을 맡겼다가 5개월 만에 1600만 원을 잃었다.

K 씨는 “그는 처음에 ‘더블 또는 300% 수익도 가능하다’고 하더니 손실이 커지자 발을 뺐고, 이후 주가가 더 떨어져 마지막엔 290만 원만 남았다”며 “당국에 신고했지만 물증이 없어 처벌할 수 없다는 답변만 들었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간접투자자산운용업법에 따라 자산운용감독국(02-3786-8328)에서 신고를 받아 경찰이나 검찰에 수사를 의뢰한다.

하지만 상당수 업체들이 문제가 발생하면 잠적하거나 증거가 될 만한 계약서 등을 남기지 않아 처벌이 쉽지 않다. 또 신고하지 않고 영업을 해도 처벌할 규정이 없어 미(未)신고 상태에서 불법으로 영업하는 곳도 상당수에 이를 것으로 금감원은 추정하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광고에 ‘원금 100% 보장’과 같은 문구를 사용하지 못하게 하고 매달 업체를 파악해 홈페이지에 명단을 올리는 것 외에는 사실상 할 수 있는 게 없다”며 “현재로서는 투자자 스스로 피해를 보지 않도록 조심하는 것만이 유일한 방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