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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의 한숨소리… 기존 집 안 팔려 이사 못해 입주율 뚝"

여행가/허기성 2007. 9. 11. 06:21


빈집 늘어 전세금 1억 원 떨어지기도

이자 - 세금만 쌓여… “그래도 팔 수야”

지난달 초 입주를 시작한 서울 용산구 문배동 A 주상복합아파트는 입주한 지 40일이 지났지만 입주율이 20%를 밑돌고 있다. 9일 현재 전체 188채 가운데 잔금까지 모두 내고 입주증을 받은 집은 약 37%(68채)에 달하지만 상당수 입주민이 여러 가지 사정으로 이사를 오지 못했기 때문이다.

지난달 말 입주를 시작한 용산동 B아파트의 입주율도 17%에 그쳤다.

A아파트 입주 예정자인 김모(55) 씨는 “기존에 살던 집이 팔리지 않아 새 집으로 이사를 못 가고 있다”고 답답해했다.

부동산 시장에서 ‘블루칩’으로 꼽히는 서울 용산구의 아파트도 부동산 거래 침체의 여파 속에서 맥을 추지 못하고 있다. 새 아파트의 빈집이 늘고 전세금이 최대 1억 원 넘게 떨어지고 있다.

○ 호가만 급등, 전세금은 ‘뚝뚝’

국제업무지구와 용산민족공원 조성 등 각종 호재로 용산구는 올해 들어 아파트 값이 가장 많이 올랐다.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써브에 따르면 8월 말 현재 용산구는 m²당 평균 매매가가 674만 원으로 1월(632만 원)보다 42만 원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또 이 기간 평균 매매가가 가장 많이 오른 전국 10개 단지 중에 9곳이 용산구에 있었다.

하지만 현지 부동산 관계자들은 용산구 아파트 값에 거품이 끼어 있다고 설명한다.

원효로의 한 부동산 중개업소 사장은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과 양도세 부담 때문에 집주인들이 집을 내놓지 않아 거래가 거의 없다”며 “최근에 입주한 아파트는 호가가 분양가보다 3억∼5억 원 올랐지만 급매물이 나오면 호가에서 1억 원 넘게 빠진 가격으로 거래되곤 한다”고 말했다.

전세금은 하락세가 더욱 가파르다.

문배동 C아파트 155m²(47평형)는 집주인들이 입주 전에는 전세금을 4억5000만 원까지 불렀지만 현재 전세금 시세는 3억5000만 원 내외다. 잔금을 다 내지 못해 이사를 못 오는 집주인들이 대부분 전세로 내놓는 바람에 공급 물량이 넘쳐 전세금이 주저앉고 있는 것이다.

○ 집주인들은 버티기 돌입

문배동에서 142m²짜리 주상복합아파트를 갖고 있는 유모(36) 씨는 중도금 대출(3억4000만 원) 이자와 세금, 관리비 등을 합쳐 한 달에 250만 원 넘게 물고 있다. 기존 집이 팔리지 않아 용산구로 이사도 못 와 텅 빈 집에 돈만 쏟아 붇고 있는 셈.

유 씨는 “용산구에 집이 있다고 하면 다들 부러워하지만 속으로는 끙끙 앓는 사람들이 많다”며 “언제 용산 개발이 완료될지 몰라 이자와 세금 부담을 떠안고서 그냥 버티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