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적산사무소에 의뢰한 견적 내용을 이메일로 받고 당시 보냈던 설계도면을 돌려 보내겠다는 연락과 함께 굵지만 나이가 들어 보이는 사람으로 부터 사무실 위치를 묻는 전화가 걸려 왔습니다.
버스가 아닌 지하철노선과 사무실과 가장 가까운 역을 알려 달라고 해서 자세히 설명을 해주었습니다.
그리고 한 시간 정도 지난 다음 다시 전화가 걸려 왔는데, 지하철 역에서 사무실까지 위치를 가르켜 주었는데 길을 잘못 들은 것 같다고 했습니다.
큰 도로 입구에 나가서 걸려 온 전화번호로 전화를 걸었더니 길 건너편에서 모자를 쓰고 지팡이를 든 한 할아버지께서 전화를 받는 것이 보였고 제가 손을 흔들었더니 빨간신호등을 무시하고 휘적휘적 길을 건너서 제게 다가 오셨습니다.
어깨에 대각선으로 짊어진 가방 안에 내용물이 들어 있는 것 같아서 제가 들겠다고 했더니 괞잖다고 하시면서 사무실까지 왔습니다.
후지덥덥한 날씨에 지하철역에서 10분이면 걸어서 올 위치인데 초행길이라서 여기 저기서 물어물어 찾아 왔더니 20분도 더 걸렸다고 말씀하시며 땀을 닦는 할아버지께 에어컨을 틀어 드리고 시원한 쥬스 한 잔을 올려 드렸습니다.
쥬스를 드시는 할아버지께 나이 들어서 일하시는 모습이 좋아 사진을 찍어 인터넷에 올려 드리겠다고 말씀드렸더니 그냥 웃으셨습니다.
올 해 일흔 두살이라시는 할아버지의 얼굴을 모자이크 하는 것이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되어 있는 그대로 올리는 것이니 혹시 이 글을 보시는 자녀분들께는 양해를 구하는 바입니다.
담배를 피우신다고 하시기에 담배를 한 갑 사다 드리고 쉬었다가 가시라고 하면서 몇 마디 대화를 나누었는데 할아버지 친구들은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닌 분들도 많다고 하시면서 이렇게 일하는 것이 좋다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버스는 차비를 받기 때문에 전철을 이용하신다는 말씀을 듣고 버스비를 드리면서 지하철역까지 버스를 타고 가신 다음 그곳에서 전철을 타시라고 말씀 드렸더니 고맙다는 말씀을 하시는 할아버지를 버스정류장까지 모셔다 드리고 왔습니다.
할아버지 뒤를 따라가면서 다시 사진 한 장을 찍었는데 솔직히 죄송스러웠습니다만 지팡이는 드셨지만 건강한 모습이 보기 좋았습니다.
년 전에 이렇게 택배일을 하시는 노인분들을 소개하는 텔레비젼 프로를 본 적은 있었지만 직접 뵙기는 처음이었는데 나이는 드셨지만 아직은 자식들에게 의탁하지 않고 스스로 노력하시는 모습이 좋게 보인 것입니다.
저도 가끔씩 택배를 이용하면서 퀵서비스라고 부르는 오토바이를 타고 일을 하시는 분들께 의뢰했었는데 시간을 다투는 물건이 아니고 주변에 이렇게 일을 하시는 분들이 계신다면 이용 해 주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정년을 맞았으나 더 일하고 싶고,하는 일에 귀천을 두지 않는 사고를 가진 분들이라면 충분히 할 수 있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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