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는 전세계에서 우리나라에만 존재하는 부동산 임대방식이다. 일찍이 우리나라에 모기지 등 소비자 금융이 활성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집을 마련하기 전단계로 활용된 것이다. 1950년대까지 집주인의 경우 전세보다는 월세를 선호하는 경향이 짙었다. 전세보다는 월세로 남는 방을 세 놓아 수입을 늘리는 것이 나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1960년 중반 이후 제3공화국이 들어서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이 발표되면서 집값이 크게 상승하는 분위기를 맞았다. 이때부터 전세는 내집마련을 하기 위한 지렛대효과를 볼 수 있는 본격적인 수단으로 활용되었다. 실례로 1천만원짜리 집을 산다면 자기돈 5백만원만 있다면 전세보증금 5백만원을 합해 집을 구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때 집값이 2년 후에 1천2백만원이 되었다면 5백만원을 투자해 2년 동안 얻은 수익률이 40%나 되는 것이다. 반면 세입자는 고달픔의 시기였다. 전세보증금을 매년 올려달라는 집주인 성화에다 쫓겨날지도 모르는 설움에 집주인의 눈치를 보기 십상이었다. 또 집값은 올라가는데 소득은 한정돼 있어 내집마련의 꿈은 멀어져만 갔다. 그러나 1998년경 IMF 시절에는 분위기가 반전되었다. 자산디플레이션이 발생하면서 집값 하락률보다 전셋값 하락률이 더 컸기 때문에 '역전세난'이 일어난 것이다. 이 때문에 집주인이 전세를 빼달라는 세입자에게 아쉬워하는 형국이었다. 하지만 다시 1999년말부터 집값이 상승하기 시작해 다시 전세난이 지속되다 2003년 10.29대책으로 2004년도에는 다시 반전돼 매매가와 전세가도 동반하락해 안정이 되었다. 또한 택지개발지구에서 대규모 입주물량이 한꺼번에 들어서면서 세입자를 구하지 못한 '역전세난'을 심심찮게 볼 수 있었고 심지어 죽전지구의 경우에는 입주시점인 2004년 7월경 전세값이 매매가격의 20%대에 머물렀었다. 그렇다면 현 시점에서 세입자라면 월세로 사는 것이 나을까? 아니면 전세로 사는 것이 나을까? 결론적으로 집주인이라면 전세보다는 월세를 놓는 것이 이득이고, 세입자라면 월세보다는 전세로 사는 것이 이득일 수 있다. 예를 들어보자. 수도권 소재 한 주택의 매매가격은 5500만원이며 여기에 전세로 들어가기 위한 전세보증금은 3천만원이다. 전세가 아닌 월세로 임차하려면 보증금 1천만원에 매월 16만원씩 내야 한다. 이때 세입자의 경우 자신에게 전세로 들어가지 못하고 1천만원밖에 없다면 보증금 1천만원에 매월 16만원씩 내야 한다. 하지만 근로자.서민 주택자금대출을 2천만원 받아 전세로 들어간다면 2천만원에 대해 연 5.2%를 가정할 때 매월 내야할 이자는 약 9만원으로 월세로 사는 것보다 매월 6만원 절약하는 셈이다. 반면 집주인의 경우에는 어떨까? 집주인은 전세를 놓는다면 보증금 3천만원에 대한 기회비용이, 월세를 놓는다면 월세보증금 1천만원에 대한 기회비용과 매월 16만원의 고정수입이 발생한다. 둘을 비교하면 2천만원에 대한 기회비용이냐, 매월 16만원의 월세수입이냐로 귀착된다. 매월 16만원이면 1년에 192만원의 수익으로, 2천만원으로 연간 192만원을 벌어들이는 것과 같다. 이는 연 9.6% 수익률에 달한다. 하지만 2천만원으로 다른 곳에 투자해 보아도 이보다 높은 수익률을 얻을 수 있는 곳이 드문 실정이다. 은행이자는 3%대에 머무르는 데다 펀드에 투자한다고 하더라도 연 6%를 넘기 힘들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집주인이라면 2천만원으로 연 10% 이상 수익을 올릴 수 있다면 전세로 놓는 것보다 월세로 놓는 것이 낫다는 것이다. 최근에 와서는 전세에서 월세로 전환을 요구하는 집주인이 늘어나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인구.주택 총조사' 결과에 따르면 월세방식의 임대차계약은 2000년 211만3243가구에서 2005년 301만1855가구로 5년 사이에 43%(89만8612)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 이유로는 첫째, 저금리가 지속되어 가고 있는 가운데 마땅한 투자처가 미비하고 둘째 전셋값이 급등함에 따라 월세로 전환하기가 쉬워졌고 셋째 전세보증금을 마련하지 못한 1인 가구가 증가하였으며 넷째 임대수익이 은행이율보다 높아 은퇴세대들이 안정적인 투자처로 인식함에 따라 월세로 임대를 놓는 경우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특히 저금리기조가 고착화돼 집주인들이 전세금을 받아 다른 곳에 투자해봤자 손에 들어오는 돈이 예전만 못하기 때문인 것이 가장 큰 이유였다. 하지만 최근에는 세입자들이 월세를 선호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는데 이는 주식투자 광풍이 아파트 전·월세 시장에까지 여파가 밀려들었기 때문이다. 즉 전셋값으로 주식투자를 하기위해 전세보증금을 빼 월세로 옮긴 뒤 전세보증금을 주식에 투자하는 것이다. 집주인의 입장에서는 월세 대신 전세보증금을 받아 주식에 투자하는 진풍경이 벌어지고 있다. 결과적으로 전세냐 월세냐는 시대흐름에 맞춰 선호도나 기호가 달라질 수 있는 바, 집주인이나 세입자의 상황에 따라 전세나 월세가 택하면 될 것이다. |
출처 : 전세로 살까 아니면 월세로 살까?
글쓴이 : 땅박사/허기성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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