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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시사

이명박 '5대 경제인맥' 살펴보니…

여행가/허기성 2007. 12. 21. 06:31


기업인 출신인 이명박(李明博) 한나라당 대선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이 당선자의 경제계 인맥이 급부상하고 있다. 17년간 현대건설 최고경영자(CEO)로 재직하면서 구축한 기업인 인맥이 ‘경제 살리기’와 관련해 역할을 하지 않겠느냐는 관측에 따른 것이다.

재벌그룹 중에서는 LG그룹과 효성그룹이 이 당선자와 혼맥으로 얽혀 있다. 더욱이 사돈인 조석래(趙錫來) 효성 회장은 올 초부터 재계를 대표하는 단체인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을 맡고 있다. 고대 출신 역시 재벌 오너부터 전문경영인, 금융인에 걸쳐 폭이 넓어 역할이 주목되고 있다.

반면, 이 당선자가 떠난 지 15년이 넘어가는 범(汎)현대가 쪽에는 인맥이 두텁지 않은 편이다. 동지상고 출신 기업인 중에서도 눈에 띄는 인물이 많지 않다.

재계는 구체적인 인맥보다 ‘재계의 위상이 달라질 것’이라는 점에 더 의미를 두고 있다. 지난 10년간 사실상 ‘개혁 대상’으로 분류돼왔던 대기업이 이제는 새 정부가 추진하는 ‘경제 살리기’의 파트너로 위상을 되찾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LG·효성그룹과 사돈 관계

이 당선자는 친형인 이상득 국회부의장을 통해 LG그룹과 사돈 관계를 맺고 있다. 이 부의장의 장녀 이성은씨의 남편인 구본천 LG벤처투자 사장이 LG 가문이다. 구 사장의 아버지는 구자두 LG벤처투자 회장으로, 구자경 LG그룹 명예회장의 동생이다.

이 당선자는 효성그룹과 사돈 관계다. 3녀 이수연씨가 조현범 한국타이어 부사장과 결혼했다. 조 부사장은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의 동생인 조양래 한국타이어 회장의 차남이다.

조 회장은 이 때문에 이 당선자의 경제정책과 관련해 적잖은 역할을 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조 회장이 이끌고 있는 전경련은 대선 직전인 지난 11월 전경련 회장과 국무총리가 공동 위원장을 맡는 민관 합동의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 구성을 제안했다. 이 위원회는 김영삼 정부 시절인 1993년 당시 고(故) 최종현 회장에 의해 만들어져 활발하게 활동했지만, 김대중 정부 들어 없어졌다.

재계 한 고위인사는 “기업을 아는 대통령이 나온 만큼 지난 10년간과 달리 재계가 할 일이 많아질 것”이라며 “조 회장이 정부와 재계를 잇는 가교 역할을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오너에서 전문경영인까지 두터운 고대 인맥

고대 인맥의 대표 주자는 천신일 세중나모여행 회장이다. 고대 동기동창인 두 사람은 명절이나 기념일에 가족끼리 모여 식사를 같이 할 정도로 막역하다. 이번 대선 과정에서도 천 회장은 고대 교우회장으로 ‘이명박 대통령 만들기’에 전력투구했다. 천 회장은 또 삼성그룹의 이건희 회장과도 친분이 각별하다. 김승유 하나금융그룹 회장과 장경작 롯데호텔 사장도 고대 61학번 친구로 허물없이 어울리는 사이다.

고대 출신 대기업 오너들도 적잖다. 범현대가에서는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을 필두로 정몽원 한라건설 회장, 정몽진 KCC 회장, 정의선 기아차 사장, GS가(家)의 허창수 GS회장, 허진수 GS칼텍스 사장, 범LG가의 구자열 LS전선 부회장,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 등이 고대 출신이다. SK그룹의 최태원 회장도 고대 물리학과를 졸업했다.

그러나 고대 출신 재계 인사들은 이명박 라인으로 분류되는 것에 조심스러운 반응이다. 천 회장은 “친구로서 음지에서 돕는 것일 뿐”이라며 “‘고대 출신이기 때문에’ 하는 시선이 오히려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떠난 지 오래된 현대쪽 인맥은 얇은 편

1992년 정계에 입문하면서 현대그룹과 마찰을 빚었던 데다, 떠난 지도 이미 15년이나 돼 친분이 있는 기업인은 대부분 은퇴했다.

대선을 앞두고 한나라당에 입당한 정몽준 의원이 현대중공업의 대주주. 옛 현대그룹 계열사의 사장·부사장을 지낸 도영회 대제종합건설 회장, 이양섭 엠에스오토텍 회장, 박규직 아주메딕스 대표 등이 친한 편이다. 노치용 현대증권 부사장은 이 당선자의 현대건설 사장 시절 비서를 지냈다. 동지상고 출신 기업인은 황인찬 대아고속해운 부회장, 이장우 이메이션 아태지역 소비자제품부문 부회장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