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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시사

조선 동아, 이젠 이명박 대세론 굳히기?

여행가/허기성 2007. 12. 12. 06:27




17대 대통령 선거를 9일 앞두고 일부 언론이 '이명박 대세론'을 굳히는 듯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조선일보는 10일 사설을 통해 선거운동 막바지 대선 판 윤곽이 뚜렷해지고 있다며 이명박 후보에 대한 네거티브 공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유권자들은 저마다 투표할 대상을 이미 굳혔거나 굳혀 가고 있을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조선, "이명박 득표율 50%를 돌파하라"

조선일보는 사설 <대선 후보들, 남은 9일 어떻게 쓸 것인가>를 통해 "길게 보면 1년 가까이 소용돌이쳤던 선거운동도 막바지로 치닫고 있다"며 "날짜만 얼마 남지 않은 것이 아니라 대선 판 윤곽도 한층 뚜렷해지고 있다. 후보등록일 이후에도 누가 끝까지 남을 것인지 오리무중이던 선거구도에 낀 안개는 상당히 걷혔다"고 주장했다.

▲ 조선일보 12월10일자 사설.
조선은 "어제도 정동영 후보측과 이회창 후보측은 이명박 후보에 대한 의혹 제기를 계속했다"면서 정 후보가 이 후보와 노무현 대통령 사이에 결탁이 있는 것 아니냐는 취지의 주장을 했던 사실 등을 들어 "이 시점에서 지난 선거과정을 돌이켜보면 나라의 운명을 바꿀 수도 있는 대선이 한낱 '게임'으로 전락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고 네거티브 공세를 펴는 후보들을 비판했다.

조선은 "각 후보들에겐 남은 9일의 선거운동 기간과 두 번의 TV 토론을 정치 공방에 다 써 버리는 방안과, 상대 정책의 무모함이나 인기 영합적 측면을 적나라하게 밝히는 데 주안점을 두는 방법이 있을 수 있다"며 "어느 길이 더 유효한 전략인지에 대한 판단은 후보들 몫이고, 각 후보들의 정치적 움직임에 대해 3700만 유권자들은 각자의 마음속 기준에 따라 판단을 내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선일보는 8면 <이명박 "득표율 50%를 돌파하라"> 기사를 통해 한편으로 유권자의 표를 얻기 위한 한나라당의 전략을 소개하기도 했다. 조선은 "지난 87년 민주화 이후 네 차례 대선에서 50%를 넘은 당선자는 없었다"며 이 후보측이 언급하는 '압도적 승리'는 '국민 과반수의 지지를 받은 대통령이 되는 것'이고 '과반수 지지를 받은 대통령'과 그렇지 못한 대통령은 집권 후에 명분과 힘에서 큰 차이가 있다고 보도했다.

조선은 이명박 후보 선거지휘부가 득표율 50% 돌파라는 목표를 위해 당 소속 의원들과 지역 선대본부를 독려하는 몇 가지 원칙을 세우고 있다며 △전 인력을 동원해 투표율을 최대한 올릴 것 △이회창 무소속 후보를 무력화할 것 △정신 자세를 흩트리지 말 것 △막판까지 민생·경제정책 발표를 이어갈 것 등 관련 내용을 상세히 전했다.

사설에선 '대선판의 윤곽이 뚜렷해졌다'고 선을 긋고, 기사를 통해선 지지율 1위 후보 측이 1위 고수를 뛰어넘어 50% 이상을 득표하겠다는 전략까지 적극적으로 홍보한 것이다.

동아 "네거티브 공방"에 대한 유권자들의 심판 촉구

동아일보 역시 사설을 통해 "대선까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음에도 아직 네거티브의 수렁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후보와 정당들이 있다"며 "그런 후진적 행태로는 참된 민주선거를 기대할 수 없기 때문에 유권자들의 엄중한 심판이 촉구된다"고 주장했다.

▲ 동아일보 12월10일자 사설.
동아는 사설에서 네거티브 공방의 예로 'BBK 사건을 물고늘어지는' 정동영 후보와 이회창 후보의 행보를 지적하며 "두 후보는 선거 초반부터 정책 대결은 안중에도 없다는 듯이 지지율 1위인 이명박 후보의 약점을 캐고 공격하는 데만 열중해 왔지만, 그럼에도 두 후보 지지율의 합은 이 후보에게 한참 모자라고 오히려 이 후보의 지지율이 상승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동아는 이에 대해 "네거티브로는 결코 승기를 잡을 수 없다는 증거"라면서 "본보 여론 조사 결과를 보면 국민 10명 중 8명이 '네거티브 방지법' 제정의 필요성에 공감할 정도로 네거티브 선거전에 반감을 보였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동아 여론조사 질문항 14개 중 정동영 네거티브 유도성 질문항 3개

동아는 8일 여론조사를 실시해 "이번 대선에서는 비방 흑색선전 등이 여전하다는 지적이 적지 않은데, ○○님께서는 어느 후보 측이 가장 심한 비방 흑색선전을 하고 있다고 보십니까?" 등 총 14개 문항 가운데 3개를 정동영 후보측의 네거티브 공세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유도하는 질문을 던지고 조사결과를 10일자 5면에 실었다.

동아는 사설에서 "이제라도 각 후보들이 비전과 정책으로 승부해야 한다"고 하는 한편, "유권자 또한 바른 선택으로 국가를 정상궤도에 올려놓을 절체절명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설의 말미에서는 난데없이 "만에 하나 후보가 테러로 유고되는 사태가 벌어진다면 국가가 대혼란에 빠질 수 있다"며 "인천 강화도에서 발생한 총기류 탈취 사건으로 무슨 불상사가 발생할지 모르는 상황이기 때문에 경찰과 대선 캠프는 후보들의 안전에 각별한 신경을 써야 하고, 대통령과 정부는 정권 교체기에 치안을 포함한 국정운영 시스템이 고장나지 않도록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선 동아 총기탈취사건=후보안전성? 염려?

'강화도 해병대 병사 피습 사건'을 두고 사설에서까지 대선 후보의 안전과 연계해 이를 '염려'한 신문은 조선과 동아 뿐이었다. 조선 역시 사설 <총기 탈취범 빨리 잡아 국민 불안 가라앉혀야>에서 "아직 뚜렷한 대공 용의점이 나온 건 아니지만 혹시라도 대선 후보에게 위해를 가한다면 상상도 못할 혼란이 벌어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