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김윤규 아천글로벌 회장(63)에게 부쩍 세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대그룹의 대북사업을 주도하던 김회장은 2년여 전 현대아산 부회장을 끝으로 쫓겨나듯 현대가(家)를 떠났다. 그런데 김회장과 같은 ‘현대건설 CEO 출신’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이 곧 청와대에 입성한다. 독자적으로 대북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김회장이 재기를 위한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는 이유다. 김회장은 아직 ‘현대’와 이별하지 못한 듯했다. 그를 만난 서울 강남구 역삼동 아천글로벌 사무실에는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사진과 고 정몽헌 현대아산 회장의 사진이 함께 걸려 있었다. 이명박 당선인과 찍은 사진도 눈에 띄었다. 김회장은 “이명박 회장(현대건설 회장) 밑에서 25년 동안 일했는데 대통령 당선인이 되다니 감회가 새롭다”면서 “현대그룹에 계실 때 대북사업을 추진하셨기에 한차원 높게 남북경협 사업을 이끄실 것으로 믿는다”고 기대했다.
-이명박 당선인과 인연이 남다르신 걸로 알고 있습니다.
“이명박 회장과 평생 일했기 때문에 지금도 ‘당선인’이라는 호칭을 쓰기가 어색합니다. 제가 부장 때부터 모셨고 사장 자리를 물려받았으니 저를 키워주신 셈이지요. 정권교체 시기에 괜히 누를 끼치지 않을까 조심스러운 게 사실입니다. (사진을 가리키며) 돌아가신 정주영 명예회장도 새벽 4시면 어김없이 일어나는 아침형 인간이었어요. ‘능력 없으면 밀려날 수밖에 없다’ ‘쓸데 없는 조직은 싹 바꿔버리겠다’고도 하셨지요. 저는 물론 이명박 당선인도 정주영 명예회장과 참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대북정책이 참여정부와는 달리 보수적으로 흘러갈 수도 있다고 보는데요.
“아직 차기 정부의 대북정책이 구체적으로 나오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당선인의 행보를 보십시오. 대북사업도 국가 경제발전을 위한 것이라는 점을 누구보다 잘 알고 계실 것입니다. 대북사업은 정치적으로 이용돼서는 안됩니다. 정치와 군사적으로 안되는 것을 경제가 풀어 나가자는 것입니다. 훨씬 통 크게, 오히려 한 차원 더 높게 (대북사업을) 이끄실 것이라고 믿습니다. 물론 북핵 폐기는 이뤄져야 합니다. 북측에도 (국제사회를) 따라야 한다고 얘기하고 있습니다.”
-현대아산을 나오실 때 아쉬움이 많으셨지요.
“저만큼 대북사업을 진정으로 하는 사람은 없다고 봅니다. 사업이라는 게 서로 부딪히며 하는 게 많습니다. 저는 (현대아산과) 부딪힐 생각은 없습니다. 제가 육로사업을 하는데 국내 기업이 막는다면 북에서 뭐라고 하겠습니까. 저보다 잘하는 분야가 있다면 양보할 것입니다. 대북사업은 국가와 민족사업으로 봐야지 개인사업으로 봐서는 안됩니다.”
-아천글로벌의 사업계획은 무엇입니까.
“요즘 건설업계가 많이 어려웠어요. 올해는 건설산업이 도약하는 해로 변할 것이라고 봅니다. 왜냐하면 이당선인이 건설산업을 간과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건설산업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큽니다. 가장 높은 부유층에서 가장 낮은 서민층까지, 인력·자재·첨단기술 등 우리 경제는 모든 게 건설과 맞물려 있지요. 아천글로벌은 남북 경협사업에서 선봉적인 역할을 하겠지만 국내 건설과 아파트 건축·재개발 사업에도 나설 생각입니다. 인천 송도처럼 외국자본을 끌어들여 부산 민락동을 아름다운 부두로 만들 것입니다. 부산 민락동에 아파트도 세우고, 상가도 짓고, 여러가지 개발 계획을 세우고 있는데 큰 틀에서 전면 검토해 모두가 와보고 싶은 항구센터로 만들었으면 합니다.”
-해외사업 경험이 많으신데요. 중동에 우선 진출하시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1970년대 우리가 중동으로 나갈 때만 해도 유가는 배럴당 16달러였습니다. 30달러에 ‘오일쇼크’가 왔지요. 요즘 하루에 200만배럴을 쓰고 있으니 매일 720억달러어치 기름을 쓰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니 이제 우리가 돈 있는 곳으로 가야 합니다. 1월 중 계열사인 샤인시스템이 중동에 주택부문 공장을 차릴 계획입니다. 국내 전기·건설자재 중소업체들도 동반 진출합니다. 리비아와 아랍에미리트연합의 아부다비 등에서 주택시장 수요도 엄청납니다. 인력이 모자랄 정도니까요. 북한 인력송출이 시작되면 두바이에 이북 식당도 내자고 했습니다. 북한이 부정적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북한 건설인력의 해외송출은 시작됐나요.
“올 3월부터 500명, 1000명이라도 중동으로 나가자고 했고 북측이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고 했습니다. 북측만이 아니라 모두가 제3국에 진출해 외화를 벌어와야 합니다.”
-남북 합작으로 추진하시는 사업도 있던데요.
“국내는 땅이 모자라고 인건비도 비쌉니다. 북한에 영남조선소라고 있는데 도크가 있긴 하지만 낙후됐지요. 아천중공업을 세워 20~30개 국내 조선업체들과 함께 합영형태로 조선사업을 진행하려고 합니다. 영남조선소는 기계설비만 보완하면 됩니다. 개성에 비즈니스센터를 세우려고 하는데 물론 북한과 같이 진행할 것입니다.”
-북한시장 전망은 어떤가요.
“북한은 어마어마한 건설시장이 될 것입니다. 올해 북한과 합작으로 건설회사를 만들 겁니다. 개성공단 사업도 같이 들어갑니다. 평양에 시범아파트를 짓고 개성지역을 활성화하기 위해 오피스텔과 아파트도 짓고 주택산업을 부흥시킬 것입니다. 지난해 철갑상어, 고사리 등 북한상품이 육로를 통해 국내에 처음 들어왔습니다. 개성과 고성 농수산유통단지 모두 국내 유통업자들이 보다 신선한 북한산 생선과 농산물을 똑같은 조건으로 살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자금조달에는 문제가 없습니까.
“국내 투자자들을 많이 모으고 있습니다. 북한 동해안 모래채취 사업을 위한 배도 더 필요하고, 농수산물유통센터 건립기금도 필요합니다. 1~2월 중 ‘코리아펀드’ 등을 조성하기 위해 준비 중입니다.”
-대북사업이라는 게 쉽지 않지요.
“(벽에 걸린 사진을 가리키며) 고 정주영 명예회장이 있어 외롭지 않습니다. 정명예회장은 항상 ‘어려움 속에서 기회를 찾으라’고 했습니다. 남북관계의 어려움을 헤쳐나갈 때마다 가슴 깊이 새기고 있습니다. 74년 갑자기 조선소를 만들라고 지시할 때도 ‘조선은 십 빌딩(Ship Building) 아니냐. 같은 건설인데 왜 못하느냐’고 하셨습니다. 조선소를 짓기도 전에 흑백사진 한장 달랑 들고 영국으로 건너가 자금조달해 배를 수주했지요. 그것이 지금의 세계 조선업계 1위 현대중공업입니다.”
-‘정주영 기념관’을 세우겠다는 계획도 있으신 걸로 압니다.
“파주에 ‘통일랜드’라는 부지가 따로 있는데 땅이 허락되면 정주영 기념관을 지을 겁니다. 정몽헌 회장의 유서(직접 유서 복사본을 보여주며)에서도 ‘당신은 진정한 아들’이라고 했어요. 물론 (정씨) 가족들과 협의가 있어야겠지요. 옥류관과 통일횟집도 만들 것입니다. 요리사도 불러오고 극장도 열 생각입니다. 북한에서 출퇴근을 해도 개성에서 20㎞ 거리, 30분밖에 안걸립니다. 북한 인민배우 등이 출연하는 공연무대도 만들 생각입니다. 북측에 강력하게 제안했는데 시기를 보자고 했습니다. 북한에서도 관심있어 합니다.”
-현대건설 M&A에 대해 한 말씀 해주시지요.
“능력이 있으면 내가 하고 싶은데…(웃음). 현대건설 인수금액이 10조원가량 된다고 하는데 너무 많이 올랐습니다. 지분 51%를 가져가는 것이니 결국 값은 2배인 셈이죠. 이자를 최소 7~8%만 잡아도 연간 8000억원이 넘는 대출이자가 필요합니다. 현재 영업이익이 10%라고 해도 순이익은 3000억원 정도일 것입니다. 자기자본이 있어도 힘들다는 것이죠. M&A 가격은 다소 조정돼야 한다고 봅니다.”
-현대건설 인수를 둘러싼 기업간 물밑경쟁이 치열합니다.
“현대건설의 브랜드 파워는 100억달러가 넘습니다. 현대건설은 사업성만 따져서는 안됩니다. 무조건 인수만 한다고 되는 게 아니라는 것입니다. 이당선인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것입니다. 현대건설은 국가경제의 선봉역할을 맡아왔습니다. 현대건설을 강력하게 키워나가고 정명예회장의 창립 철학을 이어갈 수 있는 주인을 찾아야 합니다. ‘시너지 효과’가 있는 기업이 가져가야 합니다. 건설회사는 인맥이 중요합니다. 간단한 사업이 아닙니다.”
-한국경제를 어떻게 전망하십니까.
“솔직히 재벌회장들에게 묻고 싶어요. 지금까지 대대로 물려받은 것 외에 뭘 했습니까. 현대 정주영 회장이나 삼성 이병철 회장은 국내에 없는 것은 무조건 해야 한다는 정신으로 ‘무’에서 ‘유’를 창조했습니다. 후손들은 사업을 지켰을지는 몰라도 새로운 기술과 시장을 개척하지는 못했어요. 예전에는 일본에 가서 기술을 배워오려고 애썼습니다. 지금은 삼성한테 안되니까 일본에 갈 일이 별로 없지요. 바짝 뒤따라오는 중국을 무시해서는 안돼요.”
▶김윤규는 누구?
김윤규 회장은 1969년 현대건설에 입사, 20년간 중동 건설현장을 누볐다. 고 정주영 명예회장의 두터운 신임을 받아 98년 현대건설 사장에 올랐고, 현대아산 사장도 겸임했다. 2001년부터는 본격적으로 대북사업에 전념, 현대아산 부회장까지 지냈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과의 갈등으로 2005년 10월 현대를 떠났다.
현대를 떠나 아천글로벌을 세운 김회장은 10여가지 대북사업 프로젝트를 추진중이다. 코스닥 상장기업인 샤인시스템을 통해 동해바다 모래채취 사업을 벌이고 있고, 북한 농수산물을 들여오기 위한 종합유통센터도 짓고 있다. 건설사업도 조만간 본격 시작할 계획이다.
-이명박 당선인과 인연이 남다르신 걸로 알고 있습니다.
“이명박 회장과 평생 일했기 때문에 지금도 ‘당선인’이라는 호칭을 쓰기가 어색합니다. 제가 부장 때부터 모셨고 사장 자리를 물려받았으니 저를 키워주신 셈이지요. 정권교체 시기에 괜히 누를 끼치지 않을까 조심스러운 게 사실입니다. (사진을 가리키며) 돌아가신 정주영 명예회장도 새벽 4시면 어김없이 일어나는 아침형 인간이었어요. ‘능력 없으면 밀려날 수밖에 없다’ ‘쓸데 없는 조직은 싹 바꿔버리겠다’고도 하셨지요. 저는 물론 이명박 당선인도 정주영 명예회장과 참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대북정책이 참여정부와는 달리 보수적으로 흘러갈 수도 있다고 보는데요.
“아직 차기 정부의 대북정책이 구체적으로 나오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당선인의 행보를 보십시오. 대북사업도 국가 경제발전을 위한 것이라는 점을 누구보다 잘 알고 계실 것입니다. 대북사업은 정치적으로 이용돼서는 안됩니다. 정치와 군사적으로 안되는 것을 경제가 풀어 나가자는 것입니다. 훨씬 통 크게, 오히려 한 차원 더 높게 (대북사업을) 이끄실 것이라고 믿습니다. 물론 북핵 폐기는 이뤄져야 합니다. 북측에도 (국제사회를) 따라야 한다고 얘기하고 있습니다.”
-현대아산을 나오실 때 아쉬움이 많으셨지요.
“저만큼 대북사업을 진정으로 하는 사람은 없다고 봅니다. 사업이라는 게 서로 부딪히며 하는 게 많습니다. 저는 (현대아산과) 부딪힐 생각은 없습니다. 제가 육로사업을 하는데 국내 기업이 막는다면 북에서 뭐라고 하겠습니까. 저보다 잘하는 분야가 있다면 양보할 것입니다. 대북사업은 국가와 민족사업으로 봐야지 개인사업으로 봐서는 안됩니다.”
-아천글로벌의 사업계획은 무엇입니까.
“요즘 건설업계가 많이 어려웠어요. 올해는 건설산업이 도약하는 해로 변할 것이라고 봅니다. 왜냐하면 이당선인이 건설산업을 간과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건설산업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큽니다. 가장 높은 부유층에서 가장 낮은 서민층까지, 인력·자재·첨단기술 등 우리 경제는 모든 게 건설과 맞물려 있지요. 아천글로벌은 남북 경협사업에서 선봉적인 역할을 하겠지만 국내 건설과 아파트 건축·재개발 사업에도 나설 생각입니다. 인천 송도처럼 외국자본을 끌어들여 부산 민락동을 아름다운 부두로 만들 것입니다. 부산 민락동에 아파트도 세우고, 상가도 짓고, 여러가지 개발 계획을 세우고 있는데 큰 틀에서 전면 검토해 모두가 와보고 싶은 항구센터로 만들었으면 합니다.”
-해외사업 경험이 많으신데요. 중동에 우선 진출하시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1970년대 우리가 중동으로 나갈 때만 해도 유가는 배럴당 16달러였습니다. 30달러에 ‘오일쇼크’가 왔지요. 요즘 하루에 200만배럴을 쓰고 있으니 매일 720억달러어치 기름을 쓰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니 이제 우리가 돈 있는 곳으로 가야 합니다. 1월 중 계열사인 샤인시스템이 중동에 주택부문 공장을 차릴 계획입니다. 국내 전기·건설자재 중소업체들도 동반 진출합니다. 리비아와 아랍에미리트연합의 아부다비 등에서 주택시장 수요도 엄청납니다. 인력이 모자랄 정도니까요. 북한 인력송출이 시작되면 두바이에 이북 식당도 내자고 했습니다. 북한이 부정적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북한 건설인력의 해외송출은 시작됐나요.
“올 3월부터 500명, 1000명이라도 중동으로 나가자고 했고 북측이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고 했습니다. 북측만이 아니라 모두가 제3국에 진출해 외화를 벌어와야 합니다.”
-남북 합작으로 추진하시는 사업도 있던데요.
“국내는 땅이 모자라고 인건비도 비쌉니다. 북한에 영남조선소라고 있는데 도크가 있긴 하지만 낙후됐지요. 아천중공업을 세워 20~30개 국내 조선업체들과 함께 합영형태로 조선사업을 진행하려고 합니다. 영남조선소는 기계설비만 보완하면 됩니다. 개성에 비즈니스센터를 세우려고 하는데 물론 북한과 같이 진행할 것입니다.”
-북한시장 전망은 어떤가요.
“북한은 어마어마한 건설시장이 될 것입니다. 올해 북한과 합작으로 건설회사를 만들 겁니다. 개성공단 사업도 같이 들어갑니다. 평양에 시범아파트를 짓고 개성지역을 활성화하기 위해 오피스텔과 아파트도 짓고 주택산업을 부흥시킬 것입니다. 지난해 철갑상어, 고사리 등 북한상품이 육로를 통해 국내에 처음 들어왔습니다. 개성과 고성 농수산유통단지 모두 국내 유통업자들이 보다 신선한 북한산 생선과 농산물을 똑같은 조건으로 살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자금조달에는 문제가 없습니까.
“국내 투자자들을 많이 모으고 있습니다. 북한 동해안 모래채취 사업을 위한 배도 더 필요하고, 농수산물유통센터 건립기금도 필요합니다. 1~2월 중 ‘코리아펀드’ 등을 조성하기 위해 준비 중입니다.”
-대북사업이라는 게 쉽지 않지요.
“(벽에 걸린 사진을 가리키며) 고 정주영 명예회장이 있어 외롭지 않습니다. 정명예회장은 항상 ‘어려움 속에서 기회를 찾으라’고 했습니다. 남북관계의 어려움을 헤쳐나갈 때마다 가슴 깊이 새기고 있습니다. 74년 갑자기 조선소를 만들라고 지시할 때도 ‘조선은 십 빌딩(Ship Building) 아니냐. 같은 건설인데 왜 못하느냐’고 하셨습니다. 조선소를 짓기도 전에 흑백사진 한장 달랑 들고 영국으로 건너가 자금조달해 배를 수주했지요. 그것이 지금의 세계 조선업계 1위 현대중공업입니다.”
-‘정주영 기념관’을 세우겠다는 계획도 있으신 걸로 압니다.
“파주에 ‘통일랜드’라는 부지가 따로 있는데 땅이 허락되면 정주영 기념관을 지을 겁니다. 정몽헌 회장의 유서(직접 유서 복사본을 보여주며)에서도 ‘당신은 진정한 아들’이라고 했어요. 물론 (정씨) 가족들과 협의가 있어야겠지요. 옥류관과 통일횟집도 만들 것입니다. 요리사도 불러오고 극장도 열 생각입니다. 북한에서 출퇴근을 해도 개성에서 20㎞ 거리, 30분밖에 안걸립니다. 북한 인민배우 등이 출연하는 공연무대도 만들 생각입니다. 북측에 강력하게 제안했는데 시기를 보자고 했습니다. 북한에서도 관심있어 합니다.”
-현대건설 M&A에 대해 한 말씀 해주시지요.
“능력이 있으면 내가 하고 싶은데…(웃음). 현대건설 인수금액이 10조원가량 된다고 하는데 너무 많이 올랐습니다. 지분 51%를 가져가는 것이니 결국 값은 2배인 셈이죠. 이자를 최소 7~8%만 잡아도 연간 8000억원이 넘는 대출이자가 필요합니다. 현재 영업이익이 10%라고 해도 순이익은 3000억원 정도일 것입니다. 자기자본이 있어도 힘들다는 것이죠. M&A 가격은 다소 조정돼야 한다고 봅니다.”
-현대건설 인수를 둘러싼 기업간 물밑경쟁이 치열합니다.
“현대건설의 브랜드 파워는 100억달러가 넘습니다. 현대건설은 사업성만 따져서는 안됩니다. 무조건 인수만 한다고 되는 게 아니라는 것입니다. 이당선인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것입니다. 현대건설은 국가경제의 선봉역할을 맡아왔습니다. 현대건설을 강력하게 키워나가고 정명예회장의 창립 철학을 이어갈 수 있는 주인을 찾아야 합니다. ‘시너지 효과’가 있는 기업이 가져가야 합니다. 건설회사는 인맥이 중요합니다. 간단한 사업이 아닙니다.”
-한국경제를 어떻게 전망하십니까.
“솔직히 재벌회장들에게 묻고 싶어요. 지금까지 대대로 물려받은 것 외에 뭘 했습니까. 현대 정주영 회장이나 삼성 이병철 회장은 국내에 없는 것은 무조건 해야 한다는 정신으로 ‘무’에서 ‘유’를 창조했습니다. 후손들은 사업을 지켰을지는 몰라도 새로운 기술과 시장을 개척하지는 못했어요. 예전에는 일본에 가서 기술을 배워오려고 애썼습니다. 지금은 삼성한테 안되니까 일본에 갈 일이 별로 없지요. 바짝 뒤따라오는 중국을 무시해서는 안돼요.”
▶김윤규는 누구?
김윤규 회장은 1969년 현대건설에 입사, 20년간 중동 건설현장을 누볐다. 고 정주영 명예회장의 두터운 신임을 받아 98년 현대건설 사장에 올랐고, 현대아산 사장도 겸임했다. 2001년부터는 본격적으로 대북사업에 전념, 현대아산 부회장까지 지냈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과의 갈등으로 2005년 10월 현대를 떠났다.
현대를 떠나 아천글로벌을 세운 김회장은 10여가지 대북사업 프로젝트를 추진중이다. 코스닥 상장기업인 샤인시스템을 통해 동해바다 모래채취 사업을 벌이고 있고, 북한 농수산물을 들여오기 위한 종합유통센터도 짓고 있다. 건설사업도 조만간 본격 시작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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