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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입안단계로 섣부른 투자 말아야"

여행가/허기성 2008. 1. 25. 16:23
길과 부동산⑨ 제2경부고속도로
01/21 14:39  [중앙일보조인스랜드]
"제2경부고속도로는 2007년말 조사용역을 마무리하고, 2008년 실행계획을 수립해 조속히 추진하겠다.”

지난해 6월 동탄2신도시 개발계획 발표 이후 기존 경부고속도로 정체 심화에 대한 우려감이 높아지자 건교부가 밝힌 제2경부고속도로 건설 추진 일정이다.

민간업체가 제안한 제2경부고속도로는 현재 사전 타당성 조사, 재원조달 방안 수립 등을 위한 연구조사 용역이 진행 중이다. 이 연구조사 용역은 당초 지난해말 완료 예정이었으나 대통령 선거 등의 일정과 겹쳐 올해 상반기로 미뤄졌다.

용역을 맡은 국토개발연구원 관계자는 “2004년부터 용역에 들어간 제2경부고속도로는 올해 상반기께 민자사업 추진 여부 등이 결정될 계획”이라고 말했다.

민간제안 방식으로 건설 추진

이 도로의 건설계획 논의가 시작한 것은 2003년 1월부터다. 당시 두산건설 등의 민간 건설업체들은 건교부에 제2경부고속도로 사업제안서를 제출했다.

▲ 포화상태에 도달한 기존 경부고속도로를 대체할 제2경부고속도로 건설계획이
추진되면서 경기도 동남부지역이 부동산 투자처로 새롭게 부각되고 있다.
사진은 동탄2신도시가 들어설 예정인 경기도 화성시 동탄면 일대.
이에 대해 경기도도 “경부고속도로의 교통체증을 완화하고 경기 남부 교통난 해소를 위해 제2경부고속도로 건설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계획이 구체화되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경기도는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서하남나들목∼광주∼성남∼용인∼경부고속도로 오산나들목을 연결하는 총 길이 52.2㎞의 노선을 구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도는 2004년 2월 제2경부고속도로 건설 예비타당성 조사를 위한 용역업체로 국토개발연구원을 선정하고 용역에 착수했다.

3개 구간 제안된 상태로 타당성 조사 중

현재 국토개발연구원은 제2경부고속도로 노선으로 4개 민간 건설업체가 제안한 3개 노선(1·2·3구간)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두산중공업은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서하남나들목에서 오산을 잇는 1구간(46㎞)을 제안했다. 대림산업과 GS건설은 각각 용인~연기군을 연결하는 2구간(80㎞)을 중복 제안해 치열한 경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롯데건설은 3구간으로 천안~행정중심도시를 잇는 45㎞를 제안한 상태다.

그러나 전 구간이 아직 사업 타당성 조사 단계에 있다. 노선도 확정되지 않았다. 대략적인 윤곽만 나와 있는 상태로 앞으로 교통여건 등을 감안해 노선이 변경될 수도 있다. 따라서 섣부른 투자는 삼가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대정하우징 박철민 사장은 “투자 핵심지역인 나들목 위치 등이 아직 확정되지 않은 만큼 개발일정을 꼼꼼히 챙기면서 사업이 구체화되기를 기다리는 게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주변 주택시장 물 만날듯

제2경부고속도로 건설 추진으로 먼저 기존 경부고속도로 축인 하남·광주·성남·용인·수원·화성·오산·평택·천안 등의 주택시장이 수혜효과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 제2경부고속도로 개통되면 지역 교통 여건이 획기적으로 개선돼 집값이 들썩일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현재 기존 경부고속도로 주변 지역에는 330만㎡이하의 소규모 택지지구 20여곳(1734만㎡)이 난립해 기존 경부고속도로 교통난을 심화시키고 있다. 여기에 성남 판교신도시, 수원 광교신도시, 화성 동탄1·2신도시, 오산 세교, 평택 국제화 지구 등 대규모 택지지구가 잇따라 개발돼 최악의 교통체증이 예상된다.

서울이 가까울수록 주말 경부고속도로는 주차장을 방불케 한다. 도로공사 신찬호 서울영업소 과장은 “금요일엔 약 23만여대가 운행하는데 45%가 수도권에서 천안까지 가는 자동차”라고 말했다.

그러나 제2경부고속도로가 개통되면 기존 경부고속도로의 교통량이 분산돼 주변 주택시장에 적지 않은 변화가 올 것으로 예상된다.

프라임에이치디앤씨 배성호 이사는 “도로가 개통되면 집값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교통여건이 개선돼 장기적 안목을 가진 투자자라면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고 말했다.
제2경부 주거벨트 형성되나

제2경부고속도로가 개통되면 이를 축으로 하는 ‘제2의 수도권 남부 주거벨트’가 새롭게 형성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크다.

현재 기존 경부고속도로 주변에 형성된 수도권 남부 주거벨트에는 4개 신도시와 20여 개의 크고 작은 택지개발지구가 몰려 있다. 이 지역이 각광받는 이유는 무엇보다 경부고속도로를 통한 서울과의 접근성 때문이다.

또 주거환경과 수익성까지 갖추고 있어 수도권 남부 주거벨트 내에서 공급되는 신규 택지지구 아파트는 늘 관심의 대상이 된다. 실제로 이 지역에 나오는 신규 아파트는 분양이 모두 잘 됐다. 이 지역에서 조성된 분양 열기가 전체 아파트 분양시장을 주도하면서 경부고속도로가 ‘고속분양도로’라는 말이 나돌 정도다.

제2경부고속도로 개통으로 새롭게 조성될 것으로 예상되는 주거벨트는 서하남나들목에서 오산나들목에 이르는 총연장 46㎞ 구간 주변의 반경 5km 권역이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제2경부고속도로를 이용하면 서울 강남 진입이 쉬워져 주변 주택시장에 투자자들이 크게 몰릴 수 있다”고 말한다.

토지시장, 벌써 들썩들썩

제2경부고속도로 추진은 토지시장에도 상당한 파급효과를 미칠 전망이다. 2001년 토지시장을 움직였던 서해안고속도로 개통에서 입증됐듯이 고속도로 주변의 땅값은 대체로 강세를 보이기 마련이다.

당장 제2경부고속도로 접속점(하남·오산·천안 등) 주변의 땅값이 탄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또 나들목 주변 토지시장도 활기를 띌 전망이다.

제2경부고속도로 노선 통과가 유력하게 거론되는 용인 포곡·모현 일대에서는 벌써 장기적인 관점에서 땅에 돈을 묻으려는 투자자들을 심심치 않게 만날 수 있다.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 제외된데다 주변에 전원형 주거단지 개발 등의 호재가 많아 땅값이 오를 수 있다고 보고 이곳을 기웃거리고 있다.

다산서비스 이종창 대표는 “ 고속도로 건설은 토지시장의 호재이지만 아직 노선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섣부른 투자는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부동산시장 황금노선, 제2경부 1구간

수도권 남부지역을 남북으로 가로 지를 제2경부고속도로 1구간은 황금노선으로 통한다. 두산중공업이 제안한 1구간은 서하남나들목∼광주∼성남∼용인∼오산을 잇는 총연장 46㎞ 구간이다.

이 구간은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서하남나들목을 출발해 광주와 용인을 거쳐 경부고속도로 오산나들목과 연결된다. 기존 경부고속도로에서 동쪽으로 30㎞ 떨어진 곳을 지나 일대 개발을 앞당길 것으로 예상된다. 또 현재 건설 중인 화성 동탄1·2신도시 등의 주변을 지나 향후 택지지구 개발로 유발되는 교통량 분산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용인 삼원공인 이상화 사장은 “그동안 용인 모현·모현·남사·이동면 일대는 기존 경부고속도로에서 멀리 떨어져 상대적으로 개발이 뒤졌다. 하지만 제2경부가 완공되면 일대가 기존 경부고속도로 주변 못지 않게 발전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안성지역 뜰까, 제2경부 2구간

대림산업과 GS건설이 각각 제안한 제2경부고속도로 2구간(80㎞)은 용인~안성∼연기군를 연결한다. 이 구간은 기존 경부고속도로와 중부고속도로 사이인 경기 남동부지역을 지나게 된다.

그동안 교통여건이 불편해 뒤쳐졌던 주변 개발이 크게 앞당겨 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안성지역의 수혜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안성에는 기존 경부고속도로, 중부고속도로, 평택~음성간 고속도로 등 3개 노선이 지난다. 고속도로 수로는 전국 어느 도시도 부럽지 않은 수준이지만 거의 포화상태를 보여 시도 때도 없이 막히기 일쑤다.

하지만 제2경부고속도로가 개통되면 교통여건이 좋아져 주변 부동산시장도 활기를 띨 것으로 보인다.

안성시 관계자는 “제2경부고속도로가 개통되면 안성은 전국 고속도로망의 중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충남도 수도권되나, 제2경부 3구간

롯데건설이 제안한 3구간은 천안~행정중심도시를 잇는 45㎞ 구간이다. 이 구간은 ‘입장면-목천읍-성남면-행정도시’ 노선과 ’입장면-북면-성남-행정도시‘ 노선이 각각 제시된 상태다.

기존 경부고속도로와 동쪽으로 4km, 중부고속도로와는 서쪽으로 30km 떨어져 있다. 이 노선이 개통되면 충청권은 수도권과 직접 연결되는 교통여건을 갖추게 돼 지리적으로 ’제2 수도권’에 편입될 수 있을 것으로 점쳐 진다. 특히 그동안 교통 정체가 극심했던 천안지역의 교통 흐름이 좋아져 일대 부동산시장에도 따뜻한 햇살이 내리쬘 것 같다.

천안을 지나는 차량들이 극심한 정체를 겪는 것은 중부 이남 도로망이 이곳에서 경부고속도로로 한꺼번에 합류하기 때문이다. 그밖의 다른 노선이 마련되지 않았기 때문에 경부고속도로로 몰릴 수밖에 없는 구조다. 그러나 제2경부고속도로가 개통되면 기존 경부고속도로의 교통량이 분산돼 교통 흐름이 원활해지고, 서울 가는 길도 편해질 전망이다.

용인 동남부지역 수혜 기대돼

동용인JCT 등이 들어설 것으로 보이는 용인 동남부지역이 제2경부고속도로 1구간의 최대 수혜지역으로 꼽힌다. 특히 처인구 남사면 봉무·봉명리에 조성될 예정인 남사복합신도시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다.

올해 건교부 등과 개발을 위한 협의에 들어갈 남사복합신도시는 고령화 사회와 연계된 실버타운형 신도시나 전원형 신도시 등으로 개발될 예정이다. 지난해 3월 건설교통부로부터 승인 받은 ‘2020년 용인 도시기본계획’에 시가화 예정지로 지정된 남사복합신도시 예정지는 652만㎡ 규모로 동탄2신도시 경계와 직선거리로 2㎞가량 떨어져 있다.

용인시 관계자는 “남사복합신도시를 2008부터 2014년까지 개발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말했다.

이와는 별도로 세광종합건설은 제2경부고속도로 예정지 주변인 이동면에서 ‘세광엔리치타워’ 아파트를 이달 말께 분양할 예정이다. 이 아파트는 지하1층, 지상 15~19층 13개 동 규모로 총 분양 가구수는 782가구(98 ~ 151㎡)다. 2010년 첫 분양될 예정인 동탄2신도시에서 직선거리 6km로 비교적 가까운 편이다.

경부·영동고속도로에서 각각 15km 거리로 서울 접근성도 좋은 편이다. 단지 앞으로 지방 하천인 송전천이 흐르는데다 경기도 3대 호수로 꼽히는 송전호수가 지척이라 주거환경이 쾌적한 게 장점으로 꼽힌다.

동탄2신도시도 직접적 수혜지역

2010년 2월께 첫 주택 공급이 시작되는 동탄2신도시도 이 구간의 직접적인 수혜 지역이 될 전망이다. 경기 화성시 동탄2신도시 예정지가 택지개발예정지구로 지정됨에 따라 신도시 개발이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2월 택지개발예정지구로 지정된 동탄2신도시는 수도권 2기 신도시 중 규모가 가장 큰 곳으로 주택 10만5000가구가 지어지고 인구 26만2000명을 수용하게 된다. 주변 청계지구와 동지지구를 합하면 동탄2신도시의 면적은 2340만 m²로 늘어나고 공급 주택도 11만1000여 가구로 증가하게 된다.

건교부는 동탄2신도시는 올해 2월로 구체적인 개발계획과 광역교통개선대책이 수립되고, 2009년 5월 실시계획 수립에 이어 2010년 2월 첫 주택 분양을 거쳐 2012년 9월 입주를 시작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사업시행은 한국토지공사와 경기도시공사가 공동으로 맡게 된다.

오산도 간접 수혜 예상돼

화성시와 경계선을 접한 오산은 그동안 서울과의 거리가 멀어 무늬만 수도권이라는 지적이 적지 않았다. 그러나 제2경부고속도로가 개통되면 상황이 180도 바뀔 것으로 예상된다. 교통여건 개선으로 주변 도시보다 가격이 저렴한 아파트를 찾는 수요가 몰리면서 인구가 늘고, 집값도 강세를 보일 것으로 점쳐 진다.

올해부터 주변 세교지구가 본격적인 개발에 들어간다. 교동·금암동·수청동 일대 325만 m²에 조성되는 세교지구에는 아파트 등 주택 1만6000가구가 지어질 예정이다. 대한토지신탁은 경기도 오산시 청호동에 엘리시아 아파트를 분양하고 있다. 114~161㎡ 275가구다. 분양가는 3.3㎡당 780만원 선이다.

대주건설도 동탄 신도시 개발 호재로 관심이 높아진 오산 갈곶동에서 피오레 아파트 226가구를 분양한다. 119㎡ 142가구 와 156㎡ 84가구 등 중대형으로 구성돼 있는 게 특징이다. 분양가는 기준층 기준 3.3㎡당 740만원 ~ 830만원 선이다.

효성건설도 양산동에서 효성백년家 약 392가구를 분양하고 있다. 화성 동탄신도시와 인접해 있으며 향후 개발예정인 병점 복합타운 이용이 가능하다.

아직 노선도 불확실, 투자는 신중해야

제2경부고속도로는 아직 연구조사 용역 단계로 노선조차 불확실하다. 때문에 섣부른 투자는 말아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특히 토지 투자는 신중해야 한다. 섣불리 투자했다가는 매입토지가 수용을 당할 위험성이 있기 때문이다.

광개토개발 오세윤 실장은 “개발일정을 꼼꼼히 챙기면서 사업이 구체화되기를 기다리는 게 좋다”고 말했다.

고속도로와 같은 기간교통망 계획의 경우 타당성 조사, 실시 설계 확정, 주민공람 등 복잡한 절차를 거쳐 최종 노선이 결정되는 만큼 해당 계획이 어느 단계인지 관련기관을 통해 확인한 후 투자를 결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 입안이 되었던 계획이라도 심의를 통과하지 못해 사업이 장기간 지연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는 이유에서다.

때문에 개발계획이 현재 어느 단계인지 확인해본 다음 사업이 장기간 지연될 가능성이 있는 경우 투자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투자 타이밍도 중요하다. 대개 고속도로 신설계획이 발표되면 일단 나들목 예정지를 중심으로 부동산 값이 한 차례 뛰었다가 사업이 착공에 들어가 가시화되면 다시 한 차례 더 오르고, 개통시점에서 마지막으로 한번 더 크게 뛴다.

유앤알컨설팅 박상언 대표는 “개발계획 발표ㆍ사업착공ㆍ사업완공 등 각 사업단계 직전이 타이밍”이라고 말했다.
 


김영태 기자 neodelhi@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