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직 인수위원회는 개발용 토지의 비중을 선진국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방안을 '제1차 국정 과제'에 포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위해 농지의 도시용지 전용을 확대하고, 토지의 용도분류 작업을 서둘러 마무리하기로 했다.
인수위는 국토해양부가 신설되면 산지를 포함해 국토에 대한 적성평가를 거쳐 토지 관련 규제를 재정비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17일 인수위와 재계에 따르면 현 국토의 6.1%(6101㎢, 2005년 기준) 수준인 도시적 용지 비중을 2020년까지 9.3%(9292㎢)까지 크게 확대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도시적 용지란 공장 용지와 주택건설용 택지 등 개발 용도의 땅을 말한다.
이는 도시 용지 비중이 영국(13.0%), 일본(7.0%) 등 선진국에 비해 부족해 땅값 상승의 근본 원인이 되고 있다는 경제계 제언을 반영한 것이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지가 총액 비중이 3.33배에 이를 정도로 땅값이 비싸 경제 성장에 큰 부담이 된다는 게 경제계의 지적이다. 선진국은 GDP대비 지가총액 비중이 1배에 그친다.
한 경제단체 관계자는 "기업의 토지수요가 늘면서 산업단지 미분양률은 99년 이후 지속 하락하고 있다"면서 "증가하는 토지수요를 공급이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인수위는 환경 및 농지 산지 보전 위주의 국토 이용계획과 각종 규제가 토지공급 제약의 주요 원인으로 보고 경제환경 변화에 대응, 농지 등의 전용을 확대할 계획이다.
건설교통부에 농림부 산하 산림청을 이관해 국토해양부로 조직을 개편한 다음 각종 토지 공급 규제 개혁으로 이어지는 수순이다.
산림청이 국토해양부로 이관하면 전 국토의 66%에 이르는 산지에 대한 용도 분류도 재평가될 것으로 보인다.
농림부도 이달 초 업무보고에서 실태조사 등을 거쳐 농지와 산지 규제를 과감히 완화하는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여기에는 농업진흥지역 전용시 이 면적만큼 농지를 새로 지정하는 '대체지정제도' 폐지도 포함된다. 대체 지정시 기존 진흥지역보다 열악한 농지를 진흥지역으로 신규 지정해야 하는 문제점이 있었다.
또 새만금 간척지의 효율적 활용을 위해 '농지 비중의 70% 유지' 방침을 재검토하한다.
새만금TF는 새만금 간척사업으로 조성된 토지를 농지 위주로 활용하려던 당초의 정부 정책 방향과는 달리 산업용도의 비율을 최대 70%로 높여 새만금 지역을 두바이와 같은 최첨단 물류 및 관광도시로 개발할 예정이다.
건교부도 관리지역(옛 준도시.준농림지) 세분화 작업이 더디다는 인수위의 질책에 따라 용도분류 작업을 조속히 매듭짓기로 했다.
개발을 위해선 건축제한과 용적률 등이 완화되는 계획관리지역으로 분류돼야 하나 작년말 기준 전체 146개 시군 중 15개 지역만 관리지역의 세분화를 끝낸 상태다.
건교부는 올해까지 관리지역을 나누지 않을 경우 보전관리지역 수준으로 건축제한을 강화하겠다며 지자체의 분류 작업을 보채고 있다.
계획관리지역 용적률↑…택지공급 숨통
[11.15대책]추가 규제 완화 필요 지적..땅값 상승 등 부작용 우려도
정부가 수도권 주택 공급량 확대를 위해 신도시 추가 건설과 함께 계획관리지역(비도시지역)의 허용 용적률을 높이기로 함에 따라 지지부진했던 민간택지 공급이 활성화될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부동산시장 안정화 방안에 따라 계획관리지역내 2종 지구단위계획구역의 허용 용적률이 150%에서 180%로 상향 조정되면 수도권 일대 택지 수급난에 숨통이 트일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하지만 200% 수준으로 용적률을 높일 것이라던 당초 예상치보다 낮은 수준이이어서 업계는 다소 실망하는 눈치다. 또 관리지역을 개발가능한 곳과 보전할 곳으로 세분화하는 작업이 크게 지연되고 있는데다 땅값 상승과 난개발 재연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민간택지 공급 숨통=관리지역은 계획관리지역과 보전관리지역, 생산관리지역 등으로 세분화된다. 이 중 계획관리지역은 주택을 짓는 등 개발이 적합하다고 평가된 곳으로 현재 용적률은 100%다. 2종 지구단위계획을 수립하면 150%까지 허용되지만 사업성이 높지 않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국토계획법시행령 개정을 통해 허용 용적률이 180% 높아지면 관리지역 면적 중 계획관리지역 비중이 높은 지역은 그만큼 주택 공급이 확대될 가능성이 큰 것이다.
현재 관리지역 세분화를 마쳤거나 주민공람절차를 진행중인 지자체는 전국 20여곳에 달한다. 수요자들의 관심이 집중되는 수도권에서는 경기 가평 고양 김포 남양주 여주 양주 이천 파주 화성, 인천 서구 등 15곳이 여기에 포함돼 있다.
특히 이천, 강화, 화성 등은 관리지역 중 계획관리지역 비중이 70%를 웃돌아 용적률 규제가 완화되면 아파트 공급물량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남양주 양주 연천 포천 등도 관리지역 가운데 계획관리지역 비중이 60%대에 달한다.
◇아직 갈 길 멀다=관리지역에 아파트를 지으려면 반드시 9만평(30만㎡) 이상 땅을 확보해 2종 지구단위계획을 세워야 한다. 업체들이 관리지역에서 사업을 추진할 때 가장 애를 먹는 것도 이 부분이다.
정부는 지난해 기업환경개선 차원에서 학교 등 기반시설 설치요건을 충족시킬 경우 자연보전권역에 한해 지구단위계획 수립 대상을 3만평(10만㎡)으로 낮춰줬지만 큰 효과는 보지 못하고 있다.
A건설 관계자는 "당초 200%까지 용적률을 완화할 것으로 기대했는데 상향폭이 낮아 실망스럽다"며 "용적률 규제 완화와 함께 면적 규제도 함께 풀어줘야 공급확대 효과를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개발 가능한 토지와 보전용 토지를 나누는 관리지역 세분화 작업이 지연되고 있는 것도 문제다. 당초 계획대로라면 수도권과 지방 대도시에 인접한 48개 시·군은 이미 지난해말까지 세분화 작업을 마쳤어야 한다. 하지만 대상지역의 절반 이상이 아직 주민공람조차 착수하지 못하고 있다.
이번 조치로 땅값이 뛰고 도로, 학교 등 기반시설 부족에 따른 난개발이 재연될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B건설 관계자는 "개발 기대감으로 계획관리지역의 땅값만 오르고 정부 예상 만큼 주택은 공급되지 않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