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민간 출신 다양한 스펙트럼
(서울=연합뉴스) 이승관 기자 = `이명박 정부' 초대 내각의 면면이 출범 일주일을 앞둔 18일 우여곡절 끝에 모습을 드러냈다.
새 정부 조각 명단에 포함된 장관 내정자들은 공직과 민간에서 일가를 이룬 것으로 평가받는 인사들로, 주요 경력이 차관, 전경련 부회장, 시민단체 대표 등으로 다양한 스펙트럼을 보이고 있다.
초대 `경제수장'을 맡게 된 강만수 재정경제부 장관 내정자는 경제부처에서만 30년 한 우물을 판 자타가 공인하는 정통 경제맨이다. 경남 합천 출생으로 한덕수 국무총리와 행정고시(8회) 동기이며 재무부 이재국장, 세제실장, 관세청장, 통상산업부 차관 등 요직을 거친 뒤 1998년 재정경제원 차관으로 공직을 마감했다.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의 서울시장 재임시절인 지난 2005년부터 서울시정개발연구원장을 맡았으며 지난 대선에서 선대위 정책조정실장에 이어 대통령직인수위 경제1분과 간사로 활동하면서 새 정부 경제정책의 밑그림을 그리고 있다.
김도연 교육인적자원부 장관 내정자는 과학기술 전문가를 기용해야 한다는 과학계 건의에 따라 막판 조각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서울대를 졸업하고 프랑스 클레르몽페랑대에서 공학박사 학위를 취득한 뒤 서울대 공과대학장까지 지낸 정통 `공학도'로, 세라믹 분야의 학문화와 산업발전에 크게 기여한 사람들로 구성된 WAC 정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외교통상부 장관에 내정된 유명환 주일대사는 외시(7회) 출신으로 35년째 직업외교관으로 외교 일선에서 활동하고 있다.
문민정부 시절인 1995년에는 청와대에서 대통령 외교비서관으로 재직했으며 미국, 일본 등 주요국은 물론 이스라엘 대사, 아프간 문제 담당 대사 등을 거쳐 중동문제에도 정통한 `팔방미인형' 외교관으로 유명하다.
경북 안동 출신의 김경한 법무부 장관 내정자는 검찰내 `TK(대구.경북)인맥'의 대부격으로 알려져 있으며 검찰내 요직을 두루 거친 뒤 김대중 정부 시절 법무차관직을 마지막으로 공직생활을 마치고 현재 법무법인 `세종' 대표변호사 등으로 활동중이다.
이상희 국방부 장관 내정자는 육사 26기 출신으로, 합참의장 시절 2009년 전시작전통제권을 이양하겠다는 미국을 설득해 2012년으로 이양시점을 늦춰 주목을 받았으며 이후 새 정부의 유력한 국방장관 후보로 꾸준히 거론돼 왔다.
행정자치부와 문화관광부 장관에 각각 내정된 원세훈 전 서울시 행정부시장과 유인촌 전 서울문화재단 대표이사는 이 당선인의 서울시장 재임시절에 신임을 얻은 인사들이다. 특히 유 대표는 지난 대선기간 거리유세 사회자로 전국을 누비며 `이명박 전도사'로 나선 바 있다.
부처 장관 가운데서는 유일한 호남(전북 고창) 출신인 정운천 농림부 장관 내정자는 전남 해남에서 참다래 농장을 경영하면서 `벤처농업계의 이건희'로 불리는 인물이며 김성이 보건복지부 장관 내정자는 청소년보호위원장 출신으로 이 당선인의 서울시장 재임시절 서울시정 자문위원을 맡으면서 인연이 닿은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자원부 장관에 내정된 이윤호 전경련 상근부회장은 대전 출신으로 행시(13회)에 합격한 뒤 잠시 공직생활을 했으나 이후 주로 민간에서 경력을 쌓았다.
장관 내정자 가운데 유일한 여성인 박은경 환경부 장관은 여성환경연대 공동대표, 환경과문화연구소장, 환경정의시민연대 대표 등 주로 시민.사회단체에서 활동했으며 참여정부에서는 국가균형발전위원회, 국민경제자문회의 위원 등을 지냈다.
이영희 노동부 장관 내정자는 경제정의실천연대 초대 상임집행위원장으로, 대학에서 노동법에 대한 강의를 많이 했으며 지난 대선때부터 이 당선인의 정책자문역할을 맡았다.
충남 청양 출신의 정종환 건설교통부 장관 내정자는 행시 10회 출신으로 교통부, 건설교통부에서 오래 몸담았으며 한국철도시설공단 이사장 시절이던 지난 2005년 논란이 됐던 고속철도건설공사 천성산 구간 문제를 정면 돌파해 주목받았다.
특임장관 몫 국무위원으로 내정된 남주홍 경기대 교수는 김영삼 정부에서 국가안전기획부 안보통일보좌관을 지낸 뒤 민주평통 사무차장, 통일부 통일교육심의위원 등을 지낸 `북한통'이다.
호남(전남 순천) 출생으로 보수적인 대북관을 가진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인수위 정무분과 인수위원으로 국정원 개편방안 성안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통일부가 존치될 경우 통일부 장관에 기용될 가능성이 높다.
또다른 국무위원에 내정된 이춘호 한국자유연맹 부총재는 충북 청주 출생으로, 지난 2002년 이 당선인이 서울시장에 당선된 직후 인수위원을 지내면서 인연을 맺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나라당 17대 총선 공천심사위원과 한국여성유권자연맹 명예회장, 한국자유총연맹 부총재 겸 중앙여성회장, 서울시여성위원장 등을 지내면서 정계, 여성계에서도 발이 넓다.
[이명박 정부 초대 장관 후보자―건교 정종환] 철도청 체질 개선… 교통행정 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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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철도시설공단 이사장 시절 고속철도 건설공사 천성산 구간 문제를 정면 돌파해 주목을 받기도 했다. 경력이 교통 쪽에 편중돼 건설 및 해양 행정 전반을 아우르기에는 미흡하다는 지적도 있다.
다혈질에 불도저같은 성격으로 추진력은 있지만 독선적이라는 비판도 받고 있다.
대통령 선거 당시 이명박 후보가 충청 지역에서 지지기반을 다지는 데 기여해 신임을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충남 청양(60)△고려대 △행시 10회△건교부 국토계획국장 △충남발전연구원장△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 이사장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은 19일 "시대보다 앞서가도 지지를 못 받을 수 있고, 시대보다 뒤쳐져도 지지를 못 받을 수 있다"며 "그래도 시대를 앞서가는 것이 낫다"고 말했다.
이 당선인은 이날 과천 중앙공무원 교육원에서 열린 내각-대통령실 합동 워크숍 뒷풀이 자리에서 이 같이 말하고 "시대를 앞서가면 당시에는 국민들이 이해를 못해도 나중에 돌아보면 평가를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당선인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관계자들에게 "이번에 고생을 많이 했다"며 "역대 어느 정부보다 가장 일을 많이 했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내가 눈이 작아서 잘 안 볼 줄 알겠지만, 다 보고 있다. 서울시에서 일해 보니까, 정말 여성들이 일을 잘하더라"며 이경숙 인수위원장, 박은경 환경부 장관 후보자, 이춘호 국무위원 후보자, 박미석 사회정책수석 내정자 등 여성 참석자들을 치켜세우기도 했다.
강만수 재정경제부 장관 후보자는 이날 워크숍에서 "단기적으로 경기회복을 위해 투자, 소비 등 내수 확충에 역점을 둘 필요가 있다"며 "중기적으로는 규제의 최소화, 금융의 글로벌 스탠더드화, 노사관계 법치화 등을 통해 세계 최고의 기업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 후보자는 "장기적으로는 신성장동력을 확충하기 위해 기술개발 투자를 국내총생산(GDP)의 5%까지 확대하겠다"며 "새로운 성장산업을 육성하고, 의료 교육 금융 관광 문화 등 고부가가치 서비스 산업을 강화함으로써 성장과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김도연 교육인적자원부 장관 후보자는 "영어교육도 필요하지만 국어를 더욱 아름답게 발전시키는 노력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교육은 정부 해당 부처만의 일이 아니라 국민적인 관심사인 만큼 전 내각이 관심을 가져야한다"고 강조했다.
김 후보자는 또 "한 조사에 따르면 세계 500대 대학 가운데 우리나라는 400개 대학 중 9개가 들었고, 이스라엘은 7개 중 7개가 들었다"며 "효율성 면에서 배울 점이 많다"고 덧붙였다.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 후보자는 "외교정책의 3대 핵심과제는 북한 핵문제의 우선적 해결, 한미관계의 창조적 발전, 자원 에너지 외교 강화"라고 말했다.
유 후보자는 "11대 경제대국으로서 4강 외교 뿐 아니라 기후변화협약 등 다자외교, 대유럽외교, 아프리카 등과의 외교에도 소홀함이 없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김경한 법무부 장관 후보자는 "법무행정의 제일 과제는 법질서 확립"이라며 "선진국 진입을 위해서는 법질서를 지키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후보자는 "‘과거 법질서 지키기가 성공하지 못한 원인을 면밀히 파악해 효율적인 정책 대안을 만들겠다"며 "무엇보다 확고한 실천의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상휘 국방부 장관 후보자는 "국방개혁과 관련해 여러가지 우려가 있지만, 중요한 것은 단순히 5년 뒤의 모습이 아니라 10년, 20년을 뛰어넘는 미래의 군대를 만들어 후세에 남기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국방의 의무'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을 전환해 국방의 의무를 자랑스럽게 여길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원세훈 행정자치부 장관 후보자는 "정부조직 개편에 따른 후속 조치를 최단 기간내에 완료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또 "실천적 지방자치 실현을 위해 실질적 분권화, 지방재정 건전화 등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유인촌 문화관광부 장관 후보자는 "보이지 않고 들리지 않는 문화에서, 보이고 들리게 하는 문화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유 후보자는 "문화를 산업의 눈으로 바로보는 안목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운천 농림부 장관 후보자는 "5000년 동안 농어업은 생산에 주력했지만 이제는 패러다임에 변화가 필요하다"며 "농어민이 주체가 되고 정부는 서비스를 하는 시스템으로 가야한다"고 밝혔다.
이윤호 산업자원부 장관 후보자는 "기업하기 좋은 환경, 지식과 혁신이 주도하는 산업 강국을 만드는 데 역점을 두겠다"며 "이를 위해 소명의식을 갖고 권위주의적 조직문화를 해소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성이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는 "지난 10년 동안 보건복지 분야도 나름대로 발전이 있었지만 국민들의 기대에는 여전히 미치지 못하고 있다"며 "특히 예산은 2배나 늘었지만 체감도는 낮아 '복지병' 증세가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은경 환경부 장관 후보자는 "일본 등 선진국은 '지속가능한 발전' 교육센터가 활성화돼 있는데, 우리는 아직 해당 부처에서 조차 이에 대한 적극적인 인식이나 정책이 부족하다"며 "유관 부처와도 협력해 적극적인 환경정책을 펼치겠다"고 말했다.
이영희 노동부 장관 후보자는 "노동정책도 발상이 전환이 필요하다"며 "단선적 접근보다 중층적이고 체계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정종환 건설교통부 장관 후보자는 부동산 거품 등 기존 주택정책의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주택정책을 어떻게 하면 기본으로 돌려놓느냐가 중요하다"며 "'계획없이는 개발없다'는 원칙을 철저하게 지켜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남주홍 국무위원 후보자는 "지난 10년을 꼭 잃어버린 10년이라고는 보지 않는다"면서 "좋은 경험을 한 것이고 좋은 반면교사였다고 본다"고 했다. 남 후보자는 그러나 "이제는 정상으로 돌아갈 필요가 있다"며 "좌도 없고 우도 없다. 무엇보다 국익을 생각해 국정을 펼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춘호 국무위원 후보자는 "여성문제는 법, 제도와 같은 하드웨어 못지 않게 소프트 웨어 문제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며 "여성 문제는 여성 인권 차원에서 생각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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