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가장이며 장남인 A씨. 그는 70세 되신 어머니와 함께 살고 있다.
합가한 지 3년째 되는 A씨는 어머니와 함께 살게 되면서 자녀교육에도 도움이 되고, 자식된 도리를 다하는 것 같아 마음이 편했다. 그런데 뜻하지 않은 곳에서 문제가 발생했다. 합가한 이듬해부터 종합부동산세 고지서가 날아든 것.
어머니에게는 국민주택 규모 아파트 한 채가 있었고 아들 역시 15년 가까이 맞벌이해서 모은 돈에 대출금을 더해 105㎡ 규모 아파트를 장만했는데 서울의 웬만한 아파트 가격이 수억 원씩 하는 터라 두 집을 합한 공시가격은 6억원을 넘겼다.
다행히 부모 봉양을 하기 위해 합가한 경우 2년의 유예기간이 있어 2년 동안 종부세를 내지는 않았지만 유예기간이 끝난 올해부터는 꼼짝없이 종부세를 내야 할 형편이다.
이참에 집을 하나 처분할까도 생각해봤지만 그는 이미 집 하나를 팔면 양도소득 중 50%를 세금으로 내야 하는 '1가구 2주택자'가 돼 있었다. 합가 후 2년 안에 기존 주택을 처분해야 1가구 2주택 중과를 피할 수 있다는 사실을 몰랐던 것이다.
평생을 일한 대가로 국민주택 규모 집 한 채씩을 가졌을 뿐인 그들 모자는 단지 합가했다는 이유만으로 종부세를 내고, 양도세를 중과 당하는 것이 억울하다.
역시 40대 가장으로 아이 양육을 하기 위해 부모님댁에 들어가 살고 있는 B씨. 지난해 종부세 고지서를 받은 후 서류상으로만 가구 분리를 해뒀다. 세금 때문에 고육지책으로 선택한 방법이지만 편법을 동원했다는 점 때문에 마음이 편치 않다.
아이 많이 낳으라고 목소리를 높이면서 노부모 모시는 사람들에 대한 배려는 없는 정부가 얄밉다는 생각도 든다. 효도하려다 과도한 세금을 내게 된 A씨와 세금을 피하려 편법을 동원한 B씨는 주변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이웃들이다. 종부세를 내거나 1가구 2주택자라고 해서 모두 투기꾼은 아니라는 사실을 정부가 정말 모르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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