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혀진 계절
꿈 많던 소녀시절
코스모스길 걸으며 읽던 시집으로 자라 온
가슴 설렘도 잊혀지고
샛별 같은 유년의 모습도
이젠 잃어버린 계절이어라
하늘이 까맣게 타들어가 듯
서글픈 옛사랑의 아픔도
잔잔할 틈도 없이 파도치는 거친 삶의 일상으로
색바랜 사진처럼 희미해져 간다는 걸
불혹을 앞둔 지금에야 느낀다
잊혀진 것들 속에 얻어진 교훈들
앞으로 살아가는 내 삶의
올바른 지팡이가 되어주길
희망의 작은 불씨 하나
가슴 속에 피운다.
글/연이
일년중 시월의 달빛이 유난히 둥굴고 환하게
세상을 비춰준다는 느낌은 잊혀진 계절의
유행가 노래가 마음속에 자리잡고부터입니다
유년시절 시골의 들판이 거의 비워질때쯤이
시월의 마지막이였고
동네어귀 올망졸망 몇가구의 논들이 붙어
추수를 끝낸 들판 곳곳에 볏단을 쌓아둔 무더기에는
아이들의 숨바꼭질 놀이터였습니다
밤이슬 차겁게 내리던날 밤
군데군데 쌓아둔 볏단 무더기 옆을 지날때쯤
까까머리 소년이 어색한 사랑고백을 해올때
싫지 않았지만 숨이 멎을듯 가슴이 마구뛰어
얼른 논두렁 좁은길을 내달릴때
시월의 달빛이 유난히 곱게 감나무 가지에
걸려 있던 모습 잊지못합니다
단발머리 소녀의 찰랑거리는 머리결위로
찬이슬 내려 뽀얀 입김마져 달빛에 반사될때
소년의 어색한손이 소녀의손에 덮석
잡아질까 두려워 신발이 벗겨지는 줄도 모르고
좁은 논둑길을 내달릴때가
시월이였습니다
건너편 논 한가운데 우뚝서 있던 볏단 무더기
옆에 숨어 소년이 지나기를 기다리는 동안
쿵쾅거리는 가슴을 애써 숨기느라 진땀흘렸고
달아나버린 소녀의 모습이 보이지 않을때쯤
가을의 동요한곡을 휫파람으로 불어대던
그림같은 설레임의 추억이
시월의 끝자락에 걸려 지금도 팔랑입니다
결코 잊혀지지 않는 계절의 아름다움
시월의 달빛이 시월의 마지막 날에
비춰지는 해에는 어김없이 그려지는
그 날의 설레임과 기억들, 그런 날에는
황량한 시골 들길을 달리고 싶은 나만의
습관이 되어있습니다
탐스러운 감가지에 몇개의 감나무잎만 남아
달빛아래 긴 그림자되어 외로울때
기러기떼 줄지어 나르던 밤
사춘기 소녀의 낙엽그림 편지지에
소복하게 쌓여가던 그리움들은 날이 밝으면
산산이 흩어지던 유년의 사랑갈등이
시월의 마지막 날에 더 고왔던 기억을합니다
흰머리 듬성듬성...삶의 고단함속에
잊은듯 숨겨두었던 살아온 뒤안길의 고왔던 기억
결코 잊을수없는 고운 빛깔로 우리곁에 서성일것입니다
♬ 잊혀진계절/라이브꺽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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