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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님방

<흙물든 운동화를 빨며>

여행가/허기성 2008. 12. 23.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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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g from: munhwa.com --.
       ★*…
    흙물든 운동화를 빨며 / 황현미         
    진눈깨비 내리는 날이면 
    질척질척 황톳길은 온통 떡반죽이고 
    낡은 내 운동화 꼼짝을 안해 
    훌렁 넘어진 나 역시 떡이 되었지 
    흙떡이 된 그날 저녁 부엌 한 구석에선 
    모락모락 부끄러운 김 피어올랐다 
    사 키로 마라톤 완주가 체육시험이었다며 
    뛰다가 죽을 뻔했다 호들갑 떠는 아들이 
    벗어 놓은 운동화와 양말, 
    뻘밭을 달린 듯 아무리 헹구어도 흙물이 나와 
    버릴까 하다 꾸욱 참고 빨아 말린 것은 
    찬바람 이는 초겨울 냇가에서 
    내 운동화와 옷가지 빠느라
    꽁꽁 얼었을 어머니의 붉은 손
    나를 닦아주던 그 마음 느껴져
    자식 사랑이 무엇인지 깨달았기 때문이다
    나를 키웠고 내 자식도 키우는 나의 등불,
    어머니 생각 간절했던 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