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객 30% 증가..연계교통망.음식점 친절 '미흡'
전문가 "지혜롭게 대처해 나가야 할 시점"
(춘천=연합뉴스) 이상학 기자 = 수도권과 `호반의 도시' 춘천시를 잇는 경춘선 복선전철이 오는 21일로 개통한지 한달을 맞는다.
지난해 12월 21일 개통한 경춘선 복선전철은 서울~춘천 간 소요시간을 기존 경춘선 무궁화 열차 1시간50분대에서 급행 전동차로 60분대, 일반전동차로 79분으로 단축해 춘천을 실질적인 수도권으로 변모시켰다.
이에 따라 구제역 여파와 관광 비수기인 겨울철임에도 개통 초기 하루평균 전철 이용객이 춘천지역에만 2만여명이 다녀가 음식점과 관광지에는 때아닌 호황을 누렸다. 하지만, 미흡한 관광 인프라와 닭갈비 등 일부 음식점의 얄팍한 상술 등이 제기되면서 전철 이용객이 최근 하루 평균 1만2천명 선으로 급감, 신속한 관광콘텐츠 보강과 관광마인드 제고 등이 뒤따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 춘천 관광객 개통전보다 30% 증가..음식업계 `특수' = 춘천시에 따르면 전철 개통 직후 남이섬, 소양강댐, 구곡폭포, 청평사 등 4개 주요 관광지에는 평소보다 30% 많은 평일 4천~6천명, 주말 1만4천~1만8천명에 달하는 관광객이 찾는 것으로 집계했다. 코레일에서도 한달간 춘천지역 6개역(굴봉산, 백양리, 강촌, 김유정, 남춘천, 춘천)을 이용한 관광객은 하루 평균 2만6천637명에 달한다고 밝혔다. 이처럼 관광객 급증에 따라 춘천의 명물 닭갈비 업소는 평균 40~50%, 막국수 업소는 30~40% 매출이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으며 시내버스, 택시 등 운송업, 주요 관광지 주변 음식점도 활기를 띠고 있다.
도심에 있는 춘천역과 남춘천역 인근 닭갈비와 막국수 업소는 수도권 관광객으로 연일 장사진을 이루고 주말에는 등산복 차림의 전철 이용객들이 동호회 또는 가족 단위로 찾아 삼악산, 금병산 등지를 산행한 뒤 전철로 돌아가는 모습은 일상화됐다.
또 춘천지역에 9개의 골프장, 4개의 관광단지가 조성되고 인구가 1년만에 3천여명이 증가한 영향으로 같은 기간 1천여 가구의 미분양 아파트가 해소되는 등 부동산시장도 활기를 보이고 있다.
조완형 춘천시 관광과장은 "지난해 관광객이 사상 처음으로 연간 700만명을 넘어섰으며 외국인 관광객도 한류열풍이 일었던 2004년을 넘어서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며 "전철 개통으로 지역 관광의 지각변동이 생기는 만큼 1천만 관광시대를 위해 관광 콘텐츠를 강화시켜 나가겠다"라고 말했다.
한편, 코레일에 따르면 경춘선 복선전철이 개통한 지난해 12월 21일부터 1월 18일까지 하루 평균 약 5만5천명이 이용, 전철 개통 전인 기존 경춘선 무궁화호 하루 이용객 1만1천명의 5배로 늘어났다. 요일별로 보면 평일(월~금) 5만3천명, 주말(토~일) 6만1천명으로 평일보다 주말에 약 8천명(15%) 더 이용했다.
코레일은 개통 이후 주중 이용객이 크게 증가한 이유로 기존 경춘선의 레저수요에 광역전철의 주기능인 출퇴근 수요가 더해진 결과로 분석했다.
조성연 코레일 광역철도본부장은 "전철 이용객의 성향과 요구를 면밀히 분석해 빠르고 쾌적한 여행이 될 수 있도록 노력을 계속하겠다"라고 말했다.
◇ 한달 새 이용객 30% 넘게 감소..벌써 '실망'? = 춘천지역 6개역을 이용하는 관광객이 최근 급격한 감소세를 보이자 춘천시의 관광 콘텐츠가 총체적으로 부실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관광객들은 역사내 편의시설 부족, 연계교통망 허술, 대표 먹거리인 닭갈비와 막국수업소의 불친철, 비위생, 바가지요금을 대표적으로 뽑고 있다. 실제로 경춘선 전철 개통 이후 춘천지역 6개 역 하루평균 이용객은 1주차에는 3만2천55명이었다가 2주차 3만1천885명, 3주차 2만3천308명, 4주차 1만9천301명으로 감소했다. 이처럼 개통 직후보다 30%가 넘게 줄어들면서 이달 10일부터는 개통초기 하루평균 관광객이 2만여명 수준에서 현재 1만~1만2천명대로 절반 수준으로 낮아진 상태다. 코레일은 개통초기에 비해 이용인원이 다소 감소하고 있으나 한파와 구제역, 방학 등 계절적 특수성을 감안하면 경춘선 이용객은 앞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전철 개통 초기만해도 많은 관광객으로 붐볐던 춘천역과 20분 거리에 있는 명동 닭갈비 골목의 경우 관광객의 발길이 눈에 띄게 한산해졌으며 홈페이지에는 `춘천을 찾지 않겠다'라는 글이 홈페이지에 이어지는 실정이다. 관광객 김모(52.여.서울)씨도 "지난해 여름 찾았을 때만 해도 1인분에 8천원가량 하던 닭갈비가 갑자기 1만원으로 올랐다"며 "가격은 그렇다 치더라도 사람수대로 시켜야 한다는 음식점의 얄팍한 상술에 할 말을 잃었다"라고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한 닭갈비업소 대표는 "최근 손님이 급격하게 줄어드는 추세"라며 "개통 초기 손님의 수가 100이라고 하면 현재는 30정도로 매출이 70% 가량 줄었다"라고 말했다. 이밖에 서울과 춘천을 오가는 전철 이용객도 부족한 화장실과 긴 배차시간 탓에 자리가 부족, `콩나물 열차'라는 비난도 이어지고 있다.
◇춘천시.업소 자정노력 자구책 마련..전문가 "지혜 모아야" = 27만 인구의 춘천시는 하루평균 2만여명의 관광객이 몰리자 예상보다 많은 관광객 수에 적지않게 당황한 모습이다. 춘천시는 그동안 문제점으로 지적된 대중교통 이용 편의를 위한 대대적인 보완 작업에 착수, 지난 8일부터 남춘천역, 춘천역~소양댐 버스 노선을 종전 1일 18회에서 평일은 36회, 주말은 42회로 늘려 15~20분대 간격으로 운행토록 했다. 또 이달 28일께 전철역에서 동면 옥광산, 신북읍 온천, 막국수 박물관 등 주요 관광지를 연결하는 순환버스를 매일 18회씩 운행하는데 이어 춘천역 일대가 교통시설이 미흡하다는 지적에 따라 역 앞에 있는 옛 캠프페이지 부지에 버스, 택시 대기공간 설치 공간도 최근 마무리했다. 이밖에 춘천시는 최근 닭갈비.막국수 업소들과 함께 친절 캠페인과 함께 이달 26~28일 택시운전자 1천800명을 대상으로 친절교육을 벌이는 등 이미지 개선에도 나섰다. 하지만 이미 많은 관광객들이 춘천시의 관광 이미지에 실망을 하고 돌아간 터라 `뒷북 행정'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하상준 춘천경실련 사무처장은 "결국 춘천시가 사전에 준비하지 못해 여러가지 문제점을 야기시켰다"며 "최근 열린 지역경제 살리기 회의 등 탁상행정에 그치는 정책이 아니라 실제 관광객이 찾아올 수 있도록 정책을 펼쳐 나가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진장철 강원대 대학원장은 "춘천의 미래인 관광객을 위해 이제부터라도 시민과 머리를 맞대고 하나씩 풀어나가야 할 시점"이라며 "예측하지 못한 부분에 대해 지역사회가 뜻을 모아 지혜롭게 대처해 나간다면 춘천은 수도권에 걸맞은 도시로 변모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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