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션시대 `주춤` 카라반 투자 뜬다
국내 450대 보급 시장규모 3조원…설치비 펜션보다 적고 가동률 높아
별도 건축허가·신고 필요없어 편리 3년 전 공기업을 퇴직한 손 모씨(60). 그는 2003년 충남 서산시 대산면에 1만2000만㎡의 땅을 경매로 낙찰받았다. 해안가와 붙어 있는 임야였다. 퇴직 후 이 땅을 펜션단지로 개발해 노후를 보낼 생각이었다. 그러나 막상 개발에 들어가려니 비용 부담이 너무 컸다. 땅을 팔아 현금화하려 했지만 부동산 침체로 여의치 않았다. 은행 이자만 한 달에 수백만 원씩 통장에서 빠져나가 골머리를 앓았다.
고민하던 손씨는 몇 달 전 우연히 지인 권유로 캠핑카 단지 투자로 눈을 돌렸다. 최근 전국적인 캠핑열풍 속에서 뜨고 있는 '카라반(Caravane) 캠핑장' 개발로 컨셉트를 바꾼 것이다.
개발비용이 펜션의 60~70%에 불과하고 객실가동률도 훨씬 높다는 점에 끌렸다. 그는 최근 여름철 성수기를 맞이해 월 500만원 가까운 매출을 올리고 있는 중이다. 땅값을 포함한 총투자금 대비 연 수익률로 따지면 10%를 넘어선다.
부동산 암흑기에 펜션개발 시대가 지고 캠핑카 단지개발 투자가 뜨고 있다. 일명 '카라반 캠핑장'이다.
카라반 캠핑장은 고정식 캠핑카인 카라반을 용지에 설치한 뒤 여행객을 대상으로 수익을 올리는 숙박의 한 형태다. '오토캠핑장'과 비슷해 보이지만 주차장 형태 용지에 텐트를 치거나 직접 캠핑카를 갖고 와 숙박을 하는 오토캠핑장과 달리 카라반 캠핑장은 고정으로 캠핑카가 설치돼 있다는 것이 차이점이다.
미국ㆍ유럽ㆍ일본 등 선진국에선 보편화한 지 오래다. 미국에만 약 900만대의 카라반 캠핑카와 1만6000곳의 카라반(오토 포함) 캠핑장이 보급돼 있다. 현재 한국에선 전국 40여 곳의 카라반 캠핑장에 450여 대의 카라반 캠핑카가 설치된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도입 초기로 카라반 숙박업계에 따르면 국내 카라반 캠핑장 시장의 잠재 규모는 약 3조원으로 추산된다.
◆ '레드오션' 펜션 버리고 캠핑카로 리모델링경기도 가평군 청평면 삼회리 북한강변에서 카라반 캠핑장을 운영하는 문대왕 사장(42)도 펜션업을 카라반 캠핑장으로 바꿔 성공한 사례다. 문 사장이 이곳 삼회리 강변에서 펜션업을 시작한 것은 10여 년 전이다. 5만6100㎡의 너른 땅에 펜션 2동과 전원카페 2동으로 사업을 시작했다. 그러다 몇 년 전부터 펜션이 급격히 증가하면서 객실가동률이 떨어지고 수익률도 덩달아 하락하기 시작했다. 돌파구가 필요했다. 고민하던 중 지인을 통해 캠핑카 사업을 알게 됐다. 일단 시험 삼아 4인용 카라반 5대를 구입해 2010년 6월부터 운영에 들어갔다. 1년 이상 운영해 본 결과 연간 가동률이 50% 정도에 매출액도 연간 1억원 이상 나왔다.
2011년 12월에 6인용 카라반 5대와 4인용 카라반 7대 등 총 12대를 추가로 도입했다. 2012년 7월 초에는 4인용 카라반 3대를 추가 도입해 캠핑카가 모두 20대로 불어났다. 지난 6월 한 달 기준 매출액은 카라반 17대를 운영해 3500만원 정도의 매출을 올렸으며 향후 연간 예상 매출액은 4억~5억원 정도로 전망된다. 총 투자비는 카라반 17대 구입비 7억원, 상하수도 등 기반시설 공사비 5000만원, 집기비품비 5000만원 등 총 8억원이 들었다. 카라반 1박 이용료는 6인용이 주말 기준 19만원, 4인용은 14만원이다. 바비큐 그릴 대여료는 2만원이다.
◆ 인허가ㆍ개발비 부담 작아 창업에 유리 캠핑 열풍 속에 2~3년 전에 2~3곳에 불과했던 카라반 캠핑카 제조ㆍ판매업체도 최근 10여 곳으로 늘었다. 홀리데이캠핑카, 두성특장차, 스마트카라반, 애니캠핑카, 엠파크, 포스캠프, 캠프메카, 카라반캠퍼, SH캠핑ㆍ씨홀스캠프 등이다.
초기 개발비에 비해 객실가동률 및 수익률은 기존 펜션보다 높은 편이다. 현재 태안ㆍ안산ㆍ양평ㆍ청평ㆍ파주 등 11곳에서 카라반 캠핑장을 운영하고 있는 홀리데이파크의 경우 객실가동률이 연평균 40%를 웃돈다. 이학순 홀리데이파크 사장은 "객실가동률이 연평균 40% 정도로 펜션(20~30%)보다 높다"며 "토지비를 제외한 투자금 대비 수익률은 연 20% 정도"라고 말했다.
카라반 캠핑장의 또 다른 장점은 초기 개발비용이 펜션단지보다 적게 든다는 점이다.
991㎡의 임야를 개발해 카라반 캠핑카(5대, 4인용 기준)를 설치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은 약 7400만원 선이다. 이에 비해 비슷한 규모의 펜션 한 채(92.5㎡, 목조주택 기준ㆍ땅값 제외)를 지으려면 약 1억원 이상이 필요하다. 펜션에 비해 인허가도 쉬운 편이다.
오토캠핑장은 자동차 야영장업으로 분류돼 전용허가만 받으면 누구나 창업이 가능하다. 별도의 건축허가나 신고 절차가 필요 없다. 땅을 가진 지주나 새롭게 창업을 해보고 싶은 소액투자자들 또는 이런 형태의 캠핑장 운영을 원하는 지자체ㆍ기관도 관심을 둘 만하다. 관심 있는 사람들은 카라반 투자 전문사이트인 '렛츠고카라반'(www.letsgocaravan.com)을 참조하면 된다.
토지개발 전문사인 광개토개발 오세윤 대표는 "카라반 캠핑장 개발에 필요한 토지는 주로 강변을 끼고 있는 쪽이 유리한데 수도권에선 북한강 주변 땅값이 최근 3.3㎡당 100만~150만원 수준"이라고 말했다. 토지는 개별적으로 구입하는 게 기본이지만 필요한 경우 컨설팅사들이 구입 중개도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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