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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전문가 “집값 더 떨어진다”…왜?

여행가/허기성 2013. 2. 4. 07:25

헤럴드경제 | 입력 2013.02.01

[헤럴드경제=백웅기 기자] 하락세를 거듭하는 주택가격이 좀처럼 회복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하지만 시장 활성화 기대감과는 달리 부동산 전문가 그룹에선 잇따라 부정적 전망을 내놓으며 추가적 가격조정 가능성에 대한 컨센서스가 형성된 듯한 인상을 풍기고 있다. 이같은 전망의 배경은 무엇일까?

이혜림 LG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세계 주택가격의 추세와 관련해 각국의 가계부채 상황을 주목했다. 지난해 미국과 중국 등의 주택가격 상승에 따라 세계 주택시장도 회복 기미가 보이는 상황이다. 하지만 이미 가격조정 이후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미국, 영국, 프랑스 등과 달리 우리나라는 아직 주택가격의 거품이 꺼지지 않은 나라로 분류했다.

이 연구원은 "우리나라의 평균 주택가격지수는 2000~2007년 연평균 7.7%에서 2007~2012년에는 연평균 3.1%로 증가속도가 크게 둔화되기는 했지만, 주택가격의 상승세는 이어졌다"며 "지난해 6월부터 주택가격지수가 소폭 하락세로 돌아섰지만 그 폭이 완만하다"고 분석했다. 실제 지난해 평균주택가격은 2000년대비 1.8배 정도 수준으로 나타난다.

이런 가운데 우리나라 가계부채 상황은 주택가격의 본격적인 반등을 제약할 요인으로 꼽힌다. 이 연구원은 "지난해 가처분소득 대비 가계부채가 차지하는 비중은 134%로, 가계부채증가율은 2005~2011년 연평균 9.5%를 기록해 주택가격상승률 4.6%를 크게 웃돌았다"고 밝혔다. 부채 조정을 통한 가계의 구매력 개선이 선행돼야 한다는 점에서 가격 반등이 어렵다는 뜻이다.

농협경제연구소는 경기순환주기에 주목했다. 연구소는 '국내주택경기 순환국면 진단과 시사점'이란 보고서에서 "지난해 주택가격이 하락세로 전환하면서 주택가격이 침체국면에 진입했지만, 주택가격과 거래량 변동의 방향성이 불분명해 앞으로의 국면 전개를 판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제하면서도 우리나라가 현재 경기순환주기상 불황국면의 특징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보고서는 "최근 5년간 가계대출 증가세가 둔화되면서 주택가격이 정체되는 디레버리징이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부채 축소과정에서 수요충격에 따른 주택가격 하락이 지속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경기 순환 주기상 가계의 디레버리징이 6~7년에 걸쳐 일어나므로 향후 1~2년 시장 조정이 추가적으로 이뤄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노영훈 한국조세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우리나라의 독특한 주택시장 구조를 예로 들며 가격 조정기간이 장기화하는 양상을 설명하기도 했다. 노 연구위원은 "외국의 경우 완성된 주택을 거래하는 동시에 렌트시장이 발달했지만 우리나라는 여전히 선분양에 전세제도가 주택가격을 뒷받침하는 모습"이라며 "이미 2년전 분양한 아파트가 아직도 공사를 하고 있는 마당에, 시장에서 가격조정이 필요하다고 해도 그 기간이 의외로 더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