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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내 집은 전세 주고, 전세로 떠도나

여행가/허기성 2013. 2. 28. 11:32

내 집 마련과 주거비용에 관해 독자의 문의가 들어왔다.
"경기도 신도시에 대출을 끼고 아파트를 구입해서 지금은 월세를 주었고, 서울에 직장이 있는 우리 부부는 2년마다 비싼 전세금을 감당하며 떠돌고 있습니다. 애초 계획은 분양받은 아파트 전세금으로 서울의 전세금 상승을 감당할 생각이었는데, 신도시 거주 수요가 많지 않아 그곳 임대료는 생각만큼 안 나오고, 서울의 전세가는 천정부지로 오릅니다. 분양가 정도 수준으로 떨어진 경기도 아파트를 지금이라도 처분하고 실제 거주하는 서울에 집을 사는 게 좋을까요(이것 역시 대출이 발생하겠죠)? 아니면 대출을 다 청산하고 그냥 전세로만 떠돌아다닐까요? 혹은 지금 이대로 계속 진행할까요?"

내가 주는 답은 다음과 같다.





ⓒ이우일 그림
거주 환경을 안정화하는 것은 삶의 안정성에 가장 중요한 일이 아닐까 한다. 내가 주로 생활하는 지역에서 내 집, 내 공간을 확보하고 내게 맞게 잘 꾸미고 사는 일은 건강한 일상생활의 가장 기본일 것이다. 새들도 알을 낳기 전 최선을 다해 안락한 둥지부터 정성껏 마련한다. 다만 2013년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 인간에게 둥지 값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비싸다는 것이 모든 문제의 근원이다.

부부가 현직에서 돈을 벌어야 하는 시기, 자녀 교육이 이루어져야 하는 시기인 30~60대는 생각보다 거주 변동성이 크다. 경기도 외곽에 집을 사두고 서울에서 전세, 월세로 전전하게 되는 일은 '거주 환경'과 '내 집 마련'을 분리해서 생각한 데 따른 오류라고 볼 수 있다.

우리는 생각보다 여기저기 분산해둘 돈이 많지 않다. 집과 자녀교육만으로 은퇴를 준비할 여력이 부족한 이가 대다수다. 따라서 부부의 소득 창출 활동과 자녀의 교육, 주된 생활권 등을 고려해서 현재의 거주지를 선택하고, 이 거주지에 선택과 집중을 할 필요가 있다. 자신이 살지 않는 집은 처분하고 현재 사는 집에 보태길 권한다.

현재 직장이 서울인데 여기서 살 곳을 마련하려면 어쩔 수 없이 대출이 발생될 텐데 그래도 구입하는 것이 좋을지, 아니면 대출 없이 전세로 사는 것이 좋을지 고민이라면 양쪽의 장단점을 고려해보면 된다.

왜 내 집은 전세 주고 전세로 떠도나
주택을 구매한다는 것은 당분간의 정착을 뜻한다. 되팔고 이사 가는 일이 갈수록 어려운 일이 되고 있다. 게다가 일단 집으로 들어간 돈은 다시 내게 돈으로 쥐여질 가능성이 매우 낮다. 여기에 대출 이자까지 보태진다면 현재를 살아가는 경제적 여유가 많이 줄어들 것이다. 집값이 오르더라도 우리 집값만 오르는 게 아니며 곧바로 집을 팔아 시세차익을 발생시키기 어렵다는 점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전세를 선택할 경우, 예전에 비해 안전 관리가 중요해졌다. 집값 상승폭이 높지 않음에 따라 집주인의 경제 여력이 내 전세금을 계약 만료 후에도 되돌려주지 못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내게는 전세금이지만 집주인 처지에서는 무이자로 돈을 빌려 집을 산 것과 같은 이치이다. 법적으로도 전세금 관련 분쟁에 대해 전액 보호 장치가 마련되어 있지 않다. 물론 집주인이 전세금을 마구 올려버릴 위험성도 있고.

어느 것을 택하든 완전히 좋기만 한 플랜은 없다. 하나를 택하면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치르는 것이다. 그러나 한 가지만은 분명하다. 내가 살지 않는 집에 내 돈이 들어가 있는 것은 지금처럼 장기 불황 시대에는 맞지 않는 방법이라는 사실. 현재 나와 내 가족이 사는 집의 토대를 튼튼히 하는 것에 선택과 집중을 하시길 권한다. 이제부터 '집'은 재산이 아니라 적게 들일수록 좋은 '비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