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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버산업 5년뒤 84조…동작인식·웨어러블 IT 급부상

여행가/허기성 2013. 8. 19. 22:03

실버산업 5년뒤 84조…동작인식·웨어러블 IT 급부상

◆ 실버 모빌리언이 뜬다 ② ◆

# 고등학교 교사 출신인 김정헌 씨(70)는 매일 아침 스마트폰으로 조간 신문을 보는 것이 아니라 ’듣는다’. TTS(문자를 음성으로 변환하는 기술)를 구현하는 애플리케이션에 뉴스 콘텐츠를 담으면 스마트폰이 관련 내용을 읽어주기 때문이다. 전자책 역시 TTS를 통해 들으며 문화적 소양을 쌓고 있다. 최근에는 ’HBS 실버방송’과 노인 질환 예방법을 알려주는 팟캐스트 ’나는 의사다’도 즐겨 듣고 있다.

# 2년 전 뇌경색 판정을 받은 정의현 씨(63)는 게임을 통해 재활치료를 받고 있다. 스마트폰을 손에 쥐고 반복적으로 달리거나 걸으면 점수가 올라가고, 다음 운동 단계로 넘어가는 게임이다. 최근에는 호서대에서 개발한 ’팔도강산’ 게임도 즐겨 하고 있다. 이 서비스는 손과 발에 센서를 부착해 현 상태를 파악하고, 걷기 자세 교정과 다양한 운동 프로그램을 제공해 치매 예방과 기억력 증진에 도움을 주고 있다.

5070세대가 스마트시대의 수동적 관망자에서 ’액티브 유저(활발한 사용자)’로 빠르게 자리매김하고 있는 가운데 이들을 겨냥한 서비스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정보기술(IT) 업계에서 미지의 영역으로 불렸던 실버 세대가 통신, 제조, 미디어, 콘텐츠 등 다양한 산업 분야의 패러다임을 뒤흔들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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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실버 산업은 가파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2002년 6조3820억원에 달했던 시장 규모는 2010년 22조원을 넘어섰고, 2018년엔 84조원에 이를 전망이다. 중장년층을 위한 서비스 특성상 의료, 헬스케어, 레저 등과 같은 산업이 IT와 접목되면서 성장 가속도가 붙는 선순환 고리가 형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실버 세대를 위한 융합형 스마트 시장의 포문은 앱 서비스가 열고 있다. SK텔레콤과 서울대병원이 손잡고 만든 맞춤형 건강 관리 프로그램 ’헬스온’이 대표적인 예다. 스마트폰에서 헬스온 앱을 내려받고, 손목이나 허리에 측정기를 착용하면 스마트폰을 통해 개인의 운동량과 식사량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중장년층의 건강 가이드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평소 위급 상황이 발생할지 모르는 실버 세대에게 유용한 의료 정보 앱도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닥터 안드로이드 119’는 응급의학법을 제공하는 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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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폐소생술 등 정보를 담아 긴급한 상황이 일어났을 때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돕는다. 전국 300여 개 응급실 정보를 담고 있어 해당 병원을 클릭하면 바로 연락을 취할 수 있는 것도 특징이다.

게임 업계 역시 실버 세대를 겨냥한 모바일게임을 선보이고 있다. 유이아나가 내놓은 ’젊어지는 마을’은 실버 세대가 시각과 청각의 신호 자극을 통해 인지 능력을 훈련할 수 있도록 개발한 게임으로, 치매 예방에 도움을 주고 있다. 1970~1980년대 배경을 게임 테마로 잡아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효과를 냈다.

게임 업계에선 실버 세대를 주목하고 있다. 1020세대에 비해 게임 아이템 구매를 적극적으로 하는 등 실질적으로 수익 창출에 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게임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크게 인기몰이했던 애니팡ㆍ드래곤플라이트 등의 모바일게임 성공을 통해 업체들도 확신을 갖게 됐다"며 "무거운 게임보다는 모두를 아우를 수 있는 캐주얼한 게임이 올해에도 대세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일상생활의 편리함을 더하는 앱 서비스도 등장하고 있다. ’iMag-Magnifying glass’ ’실버돋보기’ 등 앱은 돋보기 기능을 담아 스마트폰 콘텐츠를 크게 확대해서 볼 수 있도록 했다. 아이콘 모양이 직관적이고 기능도 단순해 많은 실버 모빌리언의 사랑을 받고 있다. 이 밖에 귀가 어두운 실버 세대를 위해 통화 음질을 크게 높여주는 앱이나 전자책을 TTS 형식으로 읽어주는 앱 등도 각광받고 있다.

레저활동을 지원해주는 서비스도 인기가 많다. 중장년층이 즐겨 하는 골프 관련 앱이 대표적이다. 골프존은 자신의 스윙 동영상을 촬영해 레슨을 신청할 수 있으며, V1골프는 자신의 스윙과 프로골퍼 스윙을 비교해 교정할 수 있는 영상을 제공하고 있다. 바둑이나 낚시, 등산 등을 소재로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는 앱들도 실버 세대의 즐거움을 더해주고 있다.

전문가들은 기술 발달로 실버 세대 맞춤형 서비스와 상품들이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센서가 달린 등산복, 실시간 혈당을 측정할 수 있는 시계, 음성 명령으로 집안일을 해주는 로봇 등이다.

김정근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무선 인식, 증강현실, 동작ㆍ음성 인식, 웨어러블 기술 등이 실버 산업과 접목되면서 발전할 것"이라며 "국내 실버 산업은 아직 걸음마 단계이므로 실버 세대의 소비 트렌드를 비즈니스 기회로 인식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