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기 7000년 지구, 해수면 66m 높아진다
내셔널지오그래픽협회, 가상 지도 그려
500만세제곱마일 얼음 녹고 평균 기온 12도 상승
해안선 천지개벽…인구 절반이 살 수 없는 곳으로
아시아에선 중국의 6억 인구가 거주하고 있는 땅이 물에 잠긴다. 1억6천만명이 살고 있는 방글라데시는 국토 전체가, 인도는 해안지방의 상당수가 물에 잠긴다. 지도에서 파란색 실선이 현재의 해안선. NATIONAL GEOGRAPHIC SOCIETY |
서기 7000년, 얼음이 모두 녹아버린 지구는 어떤 모습일까.
세계 최대 비영리단체 중 하나인 내셔널지오그래픽협회(The National Geographic Society)가 지구온난화 대응에 실패할 경우의 지구 모습을 가상한 지도를 만들어 공개했다.
협회에 따르면 지금의 추세가 이어질 경우, 세계의 해수면은 2100년까지 적어도 1m 오를 전망이다. 2200년에는 3m 이상 상승할 수도 있다. 지구의 모든 얼음을 합치면 500만세제곱마일이 넘는데, 이 얼음이 모두 녹을 경우 지구의 해수면 상승 폭은 무려 66m에 이른다. 지구에 얼음이 없었던 마지막 시기인 5600만~3400만년 전 에오세기(Eocene epoch, 신생대 제3기 2번째 시기)로 돌아가는 것이다.
유럽대륙에선 런던, 네덜란드, 덴마크 땅이 사라질 것이다. NATIONAL GEOGRAPHIC SOCIETY |
덴마크 네덜란드 방글라데시 물밑으로
많은 미래학자들은 이 위기에 대한 대응책으로 다양한 지구공학적 대응과 탄소 포집 등을 이야기하고 있다. 그러나 인류의 지도자들이 수천년 후의 후손들까지 걱정해 적절한 대처를 하리라고 누가 장담할 수 있을까.
이산화탄소문제를 해결하지 못할 경우, 지구 평균온도는 결국 섭씨 26.5도에 도달할 것이라고 한다. 이는 현재의 지구평균기온 14.5도보다 12도 높은 온도이다. 물론 이렇게 되는 데는 수천년, 일부 학자들은 5천년 이상 걸린다고 이야기하지만, 20~21세기에 발생한 지구 오염을 처리해나갈 시스템이나 인프라가 없다면 그런 온도는 실제로 실현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협회는 경고한다.
2010년 미 퍼듀대의 한 연구에 따르면, 그런 조건 아래서는 세계 인구의 절반이 사람이 살 수 없는 지역에 놓이게 될 것이라고 한다. 그 지역에서는 습구온도의 한계선을 넘어설 것이다. 이는 거기에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죽음을 뜻한다. 연구를 이끈 스티븐 셔우드 교수에 따르면 “습구온도의 한계선이란 그늘에서 발가벗은 채 큰 선풍기 바람을 쐬고 있더라도 기본적으로 과열상태에 있는 온도지점을 가리킨다.”
이 때가 되면 지구의 해안선은 크게 바뀔 것이다. 덴마크와 네덜란드는 나라 전체가 물에 잠기고 미국 동부해안 전역, 동중국과 동잉글랜드의 상당 부분도 침수될 것이다. 흑해는 카스피해와 합쳐지고, 호주 중앙부에는 새로운 내륙바다가 생겨날 것이다.
북미 대서양의 모든 해안지방은 사라지고, 캘리포니아만은 샌디에이고 지역까지 파고들 것이다. NATIONAL GEOGRAPHIC SOCIETY |
북미의 경우, 대서양의 모든 해안지방은 사라질 것이다. 태평양쪽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의 언덕들은 섬으로 변할 것이다. 캘리포니아만은 샌디에이고 지역까지 북쪽으로 뻗어갈 것이다.
유럽 대륙에선 런던은 기억 속에서만 남아 있을 것이다. 베네치아는 다시 아드리아해의 품에 안길 것이다. 네덜란드는 이미 오래 전에 물에 잠겨 버린 상태이고 덴마크 땅도 대부분 그럴 것이다. 지중해의 물은 흑해와 카스피해로 넘쳐 흘러들어갈 것이다.
아시아에선 중국의 6억 인구가 거주하고 있는 땅이 물에 잠긴다. 1억6천만명이 살고 있는 방글라데시는 국토 전체가, 인도는 해안지방의 상당수가 물에 잠긴다.
오스트레일리아 대륙 가운데엔 큰 내해가 형성된다. NATIONAL GEOGRAPHIC SOCIETY |
아프리카 상당부분 고온으로 죽음의 땅으로
오세아니아대륙에선 사막이 대부분인 중앙부에 새로운 내해가 생겨날 것이다. 더 중요한 것은 호주 인구의 5분의4가 거주하고 있는 해안지대의 상당부분이 침수된다는 점이다.
남미에선 아마존 깊숙한 분지까지 대서양 물이 쳐들어올 것이다. NATIONAL GEOGRAPHIC SOCIETY |
남미에선 북쪽의 아마존 내륙 분지와 남쪽의 파라과이강 유역까지 대서양이 치고 들어올 것이다.
아프리카는 침수보다 더운 날씨가 더 심각한 문제다. NATIONAL GEOGRAPHIC SOCIETY |
아프리카 대륙은 고도가 높아 땅이 사라지는 피해는 상대적으로 덜할 것이다. 그보다는 온도상승이 더 문제다. 아프리카 지역의 상당부분은 온도 상승으로 인해 너무 더워져서 사람이 살 수 없는 상태가 될 것이다.
남극대륙은 앙상한 뼈대가 드러날 것이다. NATIONAL GEOGRAPHIC SOCIETY |
서남극 빙상(대륙빙하)은 해수면 아래에 기반하고 있기 때문에 더욱 취약하다. 바다의 수온 상승은 빙하를 아래서부터 녹여 무너뜨린다. 1992년 이후 한 해 평균 6500만톤의 얼음이 사라지고 있다. 동남극 빙상의 얼음 크기는 지구상 얼음의 5분의4에 이른다. 너무나 웅장해서 이 얼음이 녹는다는 건 상상하기 어렵다. 최근엔 오히려 조금씩 두꺼워지고 있다. 지구온난화 때문이다. 더워진 대기엔 더 많은 수증기가 포함돼 있는데, 이것이 동남극대륙에 눈이 되어 내린다. 그러나 이 괴물조차도 지구가 에오세 기후로 돌아가면 살아남지 못할 것이라고 협회는 경고한다.
내셔널지오그래픽협회는 1888년에 설립돼 현재 세계 곳곳의 과학 연구, 환경 보존·탐사 프로젝트를 지원하고 있으며 월간 <내셔널 지오그래픽>을 37개국 언어로 발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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