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세금 추징..관세 혜택 폐지..'슈퍼稅風'에 숨죽인 기업
복지에 쫓기는 정부 '릴레이 압박'
기재부, 나프타 제조용 원유에 관세 추진
안행부, 항공기 세금감면 혜택 폐지 검토
공정위, 2014년 벌금·과징금 목표 15% 높여
관세청은 지난 6월 일자리를 창출하는 제조기업에 대한 관세조사를 1년간 유예한다는 방침을 내놨다. 경제 활성화를 위해 기업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약속이었다. 한 달 뒤인 7월, 국세청은 올해 세무조사 대상 대기업 수를 연초 계획(1160개사)보다 10%가량 줄이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올해 초부터 세무조사가 급증하면서 부담을 호소하는 기업이 늘고 있어서다. 경제 활성화를 위해 기업을 과도하게 압박하지 않겠다는 게 국세청의 발표 요지였다.
그로부터 석 달여, 세정당국의 이런 약속은 얼마나 지켜졌을까. 기업들의 평가는 "바뀐 게 하나도 없다"는 것이었다. 일부 기업은 "오히려 압박 강도가 더 세졌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국세청 관세청 공정거래위원회 등 세정·사정 부처들의 조사 수위가 더 높아졌고 세금 과징금 벌금 등 각종 준조세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는 점에서다.
○세정·사정 당국 '릴레이 압박'
기업들이 가장 부담을 느끼는 건 국세청 세무조사다. 전국경제인연합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국세청 세무조사를 받은 대기업은 34곳에 달했다. 거의 매달 3~4개 기업이 세무조사를 받았다. 전경련 관계자는 "국세청이 4월 세무조사 인력을 400명 증원했다"며 "(국세청은) 과거보다 세무조사 빈도가 늘어난 건 아니라고 하지만 기업들이 느끼는 압박감은 훨씬 심해졌다"고 전했다. 실제로 세무조사를 받은 기업들은 세무조사 강도가 예전보다 세졌다고 답했다. D사 관계자는 "보통 2~3개월이면 끝나는 세무조사가 올해는 5개월째 계속되고 있고 앞으로 더 연장된다는 얘기도 들린다"고 전했다. C사 관계자는 "예전 세무조사 때는 한 개 반, 6~7명의 조사원이 나왔는데 지금은 두 개 반 12~14명이 나온다"며 "과거 3년치 판매관리비 자료를 몽땅 요구하는 등 자료 요청 건수도 크게 늘었다"고 귀띔했다.
국세청뿐만이 아니다. 올 들어 거의 모든 사정·세정 당국이 기업에 대한 조사를 늘리는 추세라는 게 재계의 지적이다. 공정위는 내년에 기업에서 거둘 벌금 과징금 목표액을 15%나 증액했다. 관세청도 기업에 대한 관세 부과 조건을 엄격히 적용하고 있다. 이처럼 정부 부처들이 릴레이 압박을 가하는 데 대해 재계는 세수 부족 충당을 위한 것이란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현 정부의 복지예산 재원 135조원을 마련해야 하는데 세수가 부족하니 기업을 압박하는 것이란 얘기다. L사 관계자는 "국세청에서 넉 달째 세무조사를 벌였는데 아무것도 나오지 않자 두 달 더 조사를 연장하겠다고 통보해왔다"며 "먼지 나올 때까지 털어보겠다는 심산이 아니면 뭐냐"고 불만을 토로했다.
○'저인망식' 세금 과징금 부과
사정·세정 당국이 세금 과징금을 때리면서 기업들의 실적도 악화되고 있다. 동부하이텍이 대표 사례다. 이 회사는 3월 국세청으로부터 "2007년 동부한농과 동부일렉트로닉스가 합병해 동부하이텍으로 상호를 바꾸는 과정에서 차익이 발생했다"며 778억원의 법인세를 부과받았다. 이에 동부하이텍은 "실제 합병 차익은 없고 법대로 회계 처리를 했다"며 서울행정법원에 778억원 법인세 추징을 취소해달라고 소송까지 냈다. 이 회사는 법원 판결이 나오기 전에 세금을 추징당할 것에 대비해 4분기에 거액의 충당금을 쌓아야 한다. 동부하이텍 관계자는 "16년 만에 흑자 전환을 기대했는데 충당금 때문에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며 답답해했다.
항공업계도 세금 문제로 고민 중이다. 안전행정부가 내년 말까지 적용하는 항공기 취득세와 재산세(지방세) 감면 혜택을 종료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어서다. 지금까지 항공기를 '자산'이 아닌 '투자'로 봐서 새로 들여오거나 보유 중인 항공기에 대해 취득세는 100%, 재산세는 50% 감면해줬는데 이 혜택을 없애겠다는 것. 항공업계는 이 혜택이 없어지면 매년 655억원의 세금을 더 내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실적 부진에 허덕이고 있는데 세금을 더 내라는 게 말이 되느냐"고 꼬집었다.
재계 관계자는 "경제 활성화를 위해 기업을 압박하지 않겠다는 대통령의 의지가 부처에 제대로 전달되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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