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억 초과소득 농민 과세' 무산될 듯‥與野 모두 부정적

일정 수입 이상을 벌어들이는 고소득 농민에 대해 소득세를 부과하려던 정부의 세법개정안 처리에 난항이 예상된다.

15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관계자에 따르면 최근 조세소위원회에서 이 문제를 논의했지만 참석 의원 대부분이 고소득 작물재배업에 대해 소득세를 부과하려는 정부안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정부는 2015년부터 벼, 보리 등의 곡물과 기타 식량작물을 제외한 작물재배업에 대해 소득세를 매길 방침이었다. 정부의 세법개정안 발표 당시 과세 기준 10억원은 시행령을 통해 정하기로 했다. 개정안이 통과된 후 이 같은 시행령이 정해질 경우 연 소득 10억원을 초과하는 농민은 초과 수입에 대해 소득세를 내야 한다. 또 사업자로 등록한 뒤 계산서를 의무적으로 발급해야 한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어업소득의 경우 소득세를 부과했지만 농업소득을 과세하지 않아 조세형평성 논란이 야기됐다"며 개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현재 어민의 경우 연 2000만원 초과시 소득세를 매기고 있다.

하지만 여야 의원들의 반응은 부정적이다. 한 새누리당 의원은 "법안이 통과되더라도 과세 대상이 되는 가구수가 지나치게 미미하다"며 "세수 증대효과가 미미한 상태에서 자칫 농업 체질개선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 다른 민주당 의원은 "10억원 이상의 고소득 농가는 대부분 채소와 과수분야에 집중돼 있다"며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이 체결될 경우 가장 큰 피해가 예상되는 분야이기 때문에 섣불리 과세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설명했다.

여야는 정부의 세법 개정안 및 예산부수법안 등에 대해 한 차례씩 검토를 마친 상태로 오는 17일부터 조세소위를 다시 가동한다. 여야 모두 고소득 농민에 대한 과세에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함에 따라 정부안이 통과되기는 어려워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