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동탄1신도시에 무리하게 한옥마을 조성을 추진해 논란이 되고 있다. 수익을 위해 당초 공원 등 공공시설이 계획된 용지를 한옥마을로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10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LH는 경기 화성시 석우동 47번지 일대 큰재봉산 공원 인근 대체농지 20만5000㎡에 총 440가구 규모의 한옥마을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 국토교통부로부터 지난해 9월 계획승인을 받았고 연내 실시 계획 승인을 받아 착공에 나설 예정이다.
LH는 지난 2002년에 해당 토지를 농민들로부터 3.3㎡당 약 17만5000원에 매입했다. LH는 해당 용지를 대체농지로 활용할 계획이었다. 대체농지는 공익사업에 따라 농지가 편입된 농가를 위해 지급하는 땅이다. 공공 목적으로 사용되기로 계획됐던 것.
하지만 2003년 농지법이 개정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지방자치단체의 전체 농지 면적 대비 농업진흥 면적이 전국 평균(60%)을 넘어설 경우 대체농지를 조성할 필요가 없어졌기 때문이다.LH는 2004년(당시 한국토지공사) 5월 대체농지 용도변경을 위해 ‘대체농지 유효활용 및 사후관리방안’을 전문기관에 용역의뢰했다. LH는 2008년 해당토지를 공익시설용지로 재검토해 농민들에게 반발을 사기도 했다.
인근 지역 주민들은 LH가 공공 목적으로 활용하겠다며 헐값에 사들인 땅을 가지고 개발사업을 하려 한다며 반발하고 있다. 공시지가 상으로는 해당 토지 가격은 나오지 않는다. 해당 구역 인근 종교시설이 자리잡은 토지의 공시지가는 지난해 5월 기준 3.3㎡당 109만원 정도다. 현재 LH 한옥마을 개발에 반대하는 주민들은 땅값이 1400만원 가량은 될 것이라며 동탄신도시 개발로 가격이 크게 올랐다고 주장하고 있다. 동탄1신도시 한 주민은 "땅값이 LH 매입 당시보다 80배 이상 뛰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한옥마을 조성으로 기존에 있던 도로 일부 구간이 폐쇄·변경돼 불편이 예상된다고 주장한다. LH의 한옥마을 조성 계획에 반대하는 ‘동탄을 사랑하는 모임’ 문정은 기획팀장은 “한옥마을 토지 확보를 위해 기흥 나들목(IC)으로 이어지는 멀쩡한 노작로 일부 구간을 폐쇄할 계획이라 주민들의 불편이 예상된다”며 “LH가 자사 이익을 위해 공공을 위해 사용해야 할 땅을 무단으로 팔아 넘기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LH가 사업성이 없는 한옥마을을 무리하게 추진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로 서울 등에서 진행된 한옥마을은 비싼 가격 때문에 분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SH공사가 서울 은평구에 조성 중인 한옥마을 사업은 토지 30%만 매각돼 진행이 되지 않고 있다. 전남 장성에 조성하는 한옥마을도 분양률이 18%도 안된다.
이런 지적에 대해 LH는 ‘땅장사’를 하려는 목적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LH 관계자는 “국가건축위원회 제안이 들어와 한옥사업 계획을 마련한 것”이라며 “토지 차액으로 장사를 하려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또 도로 폐쇄 문제와 관련해서는 “평소 통행차량이 많지 않고 불법주차가 잦은 곳으로 이용빈도가 낮은 곳”이라며 “도로가 변경되고 일부 축소되는 것이라서 기흥IC까지의 진입은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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