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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부동산 거품 이번엔 진짜 터진다?

여행가/허기성 2014. 5. 13. 22:07

"中 부동산 거품 수축 시작 됐다" 공감대 확산...中 대응 촉각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최근 성장둔화를 자국 경제의 '뉴 노멀'(new normal·새로운 표준)로 규정한 가운데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중국 경제, 특히 부동산시장의 거품 붕괴 가능성을 놓고 논쟁이 한창이다.

비관론과 낙관론은 중국 정부의 정책 향방을 두고 갈리지만 결국 강력한 개혁이 필요하다는 쪽으로 수렴한다. 수출에서 소비로 경제구조의 틀을 뜯어고치는 데 집중하고 있는 중국 정부의 대응방식이 관건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영국 경제학자로 스위스 투자은행 UBS의 경제고문을 맡고 있는 조지 매그너스는 13일자 파이낸셜타임스(FT) 기고에서 "중국의 부동산 거품이 이번에는 진짜로 터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중국 부동산 경기를 반영하는 지표들이 지난해 중반부터 약세를 띠고 있다며 중국 부동산시장은 아무리 좋게 봐도 이미 수축 국면에 진입했다고 진단했다.

매그너스는 과거와 다른 중국의 부동산 거품 붕괴 징조로 만성적인 공급과잉을 꼽았다. 그는 시장 침체로 최근 매매 건수가 줄면서 베이징의 주택 재고가 올 초 7개월치 공급분에서 지난달 12개월치로 늘었고 지방의 2선(tier 2) 도시와 3·4선 도시의 주택재고는 각각 15개월치, 24개월치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매그너스는 중국 정부의 부정부패 단속과 신용 규제가 이미 취약해진 부동산시장에 찬물을 끼얹었다고 지적했다. 중국 정부의 공식 자료로는 지난 3월 70개 주요 도시의 주택가격이 전년 동기 대비 8% 상승했지만 실제 주택가격은 지난해 말부터 줄곧 하락했다는 분석이다. 그는 주택 및 토지 가격 하락세가 더 확산되면 부동산시장과 중국 경제가 붕괴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매그너스는 부동산시장의 침체 정도가 더 심해지면 중국 정부가 끝내 전통적인 부양책에 손을 댈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 지도부는 경제구조개혁에 따른 성장둔화는 불가피하다며 글로벌 금융위기에 맞서 전임 정부가 사용한 대대적인 부양책은 쓰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시 주석의 '뉴 노멀' 발언도 같은 맥락으로 읽을 수 있다.

시 주석은 지난 주말 허난성 시찰에서 "중국 정부는 현 수준의 경제성장 속도에 기반한 뉴 노멀에 적응해야 한다"며 "경제성장 둔화에 냉정해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매그너스는 중국 정부가 부동산시장 붕괴에 맞서 기반시설 투자를 늘리고 서부 내륙 도시화 속도를 높이는 것은 물론 주택 거래 규제 완화에 이어 결국에는 직접 돈을 푸는 통화완화에 나설 것으로 전망했다.

문제는 이런 조치로 큰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매그너스는 "일련의 조치는 금융시장과 경제에 짧은 위안을 줄 뿐"이라고 단언했다. 또 과도한 조치는 오히려 경제구조개혁의 근간을 약화시키고 오랜 기간 역효과를 낼 것이라며 중국 정부는 앞으로 2년 안에 개혁안을 강구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모간스탠리 출신 투자전략가인 제이 펠로스키 J2Z어드바이저리 대표도 이날 FT에 쓴 기고에서 중국 경제의 호황은 이제 끝났다며 부동산시장의 거품이 이미 빠지기 시작했다는 데 공감했다.

다만 그는 중국 정부가 문제를 충분히 인식하고 있으며 시장의 붕괴를 막을 수단도 여럿 가지고 있기 때문에 최악의 상황은 피할 것으로 내다봤다.

펠로스키는 특히 중국에서 주택을 사는 데 필요한 계약금(주택가격의 30%)을 마련하려면 보통 3-4명의 예금을 털어야 하는 만큼 부동산시장의 붕괴는 사회적 폭발을 야기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 정부가 시장이 무너지기 전에 행동에 나서지 않을 수 없다는 얘기다.

아울러 펠로스키는 중국 내부에서 최근의 위기가 후진타오 정권이 2009년 실시한 4조위안(약 655조2800억원) 규모의 대대적인 부양정책에서 비롯됐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큰 만큼 중국 지도부가 직접적인 부양책을 쓸 가능성은 매우 적다고 분석했다.

그는 중국 정부가 대신 자본계정 개방, 금리 자유화, 국영기업 개혁, 일자리 창출, 사회보장 강화 등을 통한 경제구조개혁을 추진하고 있다며 개혁으로 경제의 균형을 회복하는 게 중국이 돌다리를 두드리며 강을 건너는 방법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