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재건축 투자 축이 바뀐다
'학군 메리트' 대치·개포 지고… '한강변' 반포·잠원 뜨고…
반포·잠원, 부촌 이미지에 사업도 순조
대치·개포, 추진 더디고 분담금에 냉랭
강남 재건축 투자축이 이동하고 있다.
서울 강남구 개포·대치동 일대 중저층 아파트에 대한 투자열기가 식고 있는 반면 서초구 잠원·반포 아파트들로 투자자들의 관심이 급격히 옮겨가고 있다. 특히 은마·개포주공 등이 사업 장기화에 따른 피로감과 과도한 부담금에 따른 기대수익률 하락을 겪는 동안 서초구 일대 아파트는 기존 저층 대단지들이 재건축을 통해 부촌(富村)으로 탈바꿈한데다 '한강변'이라는 희소가치까지 더해지면서 주택시장 침체 속에서도 눈에 띄는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11일 부동산중개 업계에 따르면 서초구 반포동과 잠원동 일대 중층 재건축아파트 매매가격이 정부의 주택임대 과세 강화를 골자로 한 2·26대책 발표 이후에도 꾸준히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부동산114가 조사한 반포동 재건축아파트의 3.3㎡당 평균 매매가는 지난해 말 3,789만원 이후 6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며 지난 6월 말 현재 4,004만원을 기록했다. 잠원동 역시 같은 기간 평균 매매가격이 2,893만원선에서 2,980만원으로 상승했다. 잠원동 양지공인 관계자는 "반포·잠원동 일대 중층 재건축추진단지들은 2·26대책 등에도 불구하고 시세가 일정수준을 꾸준히 유지해왔다"며 "지난해 공급된 래미안 잠원이나 아크로리버파크 분양이 잇따라 성공하면서 투자자들의 기대감은 더 커진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반면 그동안 강남권 재건축시장을 이끌어온 대치동 은마, 개포지구 주공 등은 연초 반짝 상승세를 보였지만 2·26대책 이후 가격이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특히 강남권 최대 저층 재건축단지인 개포지구는 최근 예상을 웃도는 조합원 추가 분담금이 공개되면서 매수세가 급격히 줄며 추가 가격하락 가능성도 보이는 상태다. 실제로 개포동 일대 재건축아파트의 3.3㎡당 평균 매매가는 3월 말 4,609만원에서 6월 말 4,539만원으로 하락했다. 강남학군 1번지로 불리는 대치동 역시 3월 말 2,975만원에서 6월 말 2,977만원으로 가격이 거의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김규정 우리투자증권 부동산팀장은 "반포·잠원동 일대는 한강변에 위치한데다 비교적 재건축 추진이 원활해 앞으로 투자1번지로서의 입지가 더 강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재건축 투자축이 서초구 일대로 옮겨간 것은 부동산 경기 침체로 투자자들이 희소성 높은 '한강변'의 중장기 가치를 더 높게 평가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특히 지난 2008~2009년 반포래미안퍼스티지와 반포자이가 잇따라 입주한 이후 시장에서 '부촌'의 이미지를 확실히 각인시킨 것도 투자자들의 관심이 옮겨간 이유로 꼽힌다.
반포동 명가공인 관계자는 "지난해 분양된 잠원동 아크로리버파크 1차의 경우 3.3㎡당 분양가가 4,000만원에 달했지만 1순위에서 마감됐을 정도"라며 "그만큼 가치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는 반증"고 말했다.
반포·잠원지역 내 재건축 사업의 진행이 원활한 점도 이 지역에 대한 기대 심리가 커지는 요인이다. 현재 반포·잠원지구 내에서 재건축을 추진하는 아파트는 모두 16개 단지 1만2,699가구로, 이중 사업시행인가를 받은 단지가 10곳에 달한다. 당장 하반기중 아크로리버파크2차, 삼호1차의 분양이 예정돼 있는데다가 잠원동 신반포 8·9·10·11·17차 등 5개 단지 2,640가구의 통합 재건축도 추진중이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반포·잠원지역 내 재건축 단지들은 비교적 규모가 작아 주민 합의를 도출해 내기 쉬운 장점이 있다"고 전했다.
반면 대치·개포지역은 사업 장기화에 따른 피로감과 추가분담금 문제 등의 악재들이 잇따르면서 관심이 급격하게 식고 있다는 지적이다. 대표적인 중층 재건축 추진단지인 은마아파트의 경우 단지내 도로 관통 문제로 서울시과 갈등을 빚고 있는데다 종 상향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10년이 훌쩍 넘도록 조합 설립조차 못한 상태다.
개포지구 저층 아파트의 경우 소형주택 비율이 너무 높아 부촌 이미지와는 거리가 멀어진데다가 최근 추가분담금 문제가 불거지면서 수익성 논란에 휩싸인 상태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과거 대치·개포지역은 학군을 중심으로 한 재건축 투자수요가 주를 이뤘지만 지금은 학군 메리트도 상당히 줄어들었다"며 "반포·잠원 지역은 반포래미안 효과 이후 학군, 교통, 쇼핑 등의 장점이 부각되면서 투자문의가 점차 늘어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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