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년만에 이룬 허영인 회장의 꿈…파리바게뜨 '바게트 본고장' 파리 입성
SPC, 프랑스에 유럽 1호점파리 중심상권에 들어서
한국식 조리빵으로 차별화
SPC는 파리1지구의 샤틀레역 인근에 파리바게뜨 유럽 1호점인 샤틀레점을 열었다. SPC 제공
파리바게뜨가 ‘바게트의 본고장’인 프랑스에 진출했다.
허영인 SPC그룹 회장(사진)이 1988년 제과점을 창업하면서 이름을 ‘파리바게뜨’로 지을 때부터 꿈꿨던 일이다. 당시 허 회장은 단조로운 미국식 빵 위주였던 국내 시장에 다채로운 프랑스 빵을 소개하면서 한국의 베이커리를 전 세계에 알리는 것을 경영의 중요한 목표로 삼았다. 제과점 창업 26년 만에 본고장에 거꾸로 빵을 수출하게 된 것이다.
SPC는 파리1지구의 샤틀레역 인근에 파리바게뜨 유럽 1호점인 샤틀레점을 열었다고 23일 밝혔다. 매장 규모는 200㎡(약 60평)로, 46석의 좌석을 보유한 카페형 점포다. 서쪽으로는 루브르박물관, 남쪽으로는 퐁뇌프 다리와 노트르담 성당, 동쪽으로는 파리시청, 북쪽으로는 퐁피두센터 등이 있는 파리의 중심 상권이다. 허 회장은 “지금까지는 파리바게뜨가 프랑스의 베이커리 문화를 국내에 소개해온 브랜드였지만 이제는 한국 스타일과 접목된 독특한 베이커리 문화를 글로벌 시장에 새로 선보이는 브랜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파리바게뜨는 샤틀레점을 대중 빵집이 아닌 고급 빵집 ‘아르티장 불랑제리’ 형태로 운영할 계획이다. 자국 문화에 대한 자부심이 강한 프랑스인들의 입맛을 잡기 위해 현지 파티셰를 채용했다. 메뉴는 바게트와 페이스트리류, 샌드위치 등을 주로 선보였다. 현지인들이 주로 찾는 메뉴를 강화한 것. 실제로 첫날 바게트 700개, 샌드위치 200개가 판매되는 등 프랑스식 빵이 인기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생크림 케이크나 햄과 베이컨을 이용한 조리빵 등 파리바게뜨가 강점을 지닌 한국식 베이커리 제품은 기존 프랑스 현지 점포와의 차별화 전략으로 소개한다는 방침이다.
프랑스에서만 쓰이는 브랜드 아이덴티티(BI)도 새로 마련했다. 샤틀레점에서는 간판과 로고에 기존의 파란색 바탕이 아닌 회갈색 계열을 주요 색상으로 사용하고 있다. 파리가 유서깊은 도시라는 점을 고려해 고풍스러운 느낌을 살려 만든 것이라는 설명이다.
파리바게뜨는 샤틀레점을 글로벌 ‘플래그십 스토어’로 운영할 방침이다. 샤틀레점의 매장 콘셉트와 운영 방식을 토대로 다른 유럽 국가와 캐나다, 북아프리카 등 프랑스어권 국가 진출 전략을 세울 계획이다.
파리바게뜨는 현재 중국 미국 베트남 싱가포르 프랑스 등 5개국에서 181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최근 미국 뉴욕 맨해튼 등 주류상권에서 큰 인기를 얻는 등 글로벌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 허 회장은 “2020년까지 해외 매출을 2조원까지 늘려 세계 제과제빵 1위 기업으로 성장하겠다”고 말했다.
국내에서는 성장이 정체됐다. 파리바게뜨는 지난해 2월 제과점 프랜차이즈업이 동반성장위원회로부터 중소기업적합업종으로 지정돼 출점이 제한된 뒤 출점 속도가 급격히 줄었다. 최근에는 출점의 적법성을 놓고 대한제과협회 등 동네빵집과 갈등을 겪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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