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투자이민 기준 하향 시뮬레이션 해보니

 

 

정부가 당초 7억원으로 되어 있던 인천 경제자유구역 내 미분양 아파트 투자이민제도 조건을 기존 7억원에서 5억원으로 하향 검토하는 것은 수혜 대상 아파트를 넓혀 제도의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다. 미국 역시 아파트, 호텔 등 투자이민제도를 5억원 수준으로 운용하고 있다. 이번 조치로 전국 최악의 미분양 적체율을 보이고 있는 인천 경제자유구역 미분양 해소와 함께 최근 침체의 늪에서 조금씩 벗어나고 있는 인천지역 부동산시장 회복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매일경제신문이 인천시로부터 받은 6월 말 현재 인천 경제자유구역 내 미분양 아파트 현황을 분석한 결과, 정부가 기존 7억원 이상 매입 아파트 조건을 적용해 투자이민을 적용할 경우 수혜 아파트는 78가구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인천시내 송도ㆍ영종ㆍ청라 등 3개 경제자유구역 내 미분양아파트는 총 4771가구다. 정부는 2기 경제팀 내수 활성화 조치를 발표하면서 "중국 등 외국인 투자 활성화를 통해 인천지역 아파트 미분양을 해소하겠다"며 기존에 투자이민 대상이었던 콘도, 펜션 등 국내 휴양시설에 인천 경제자유구역 내 미분양 아파트를 포함시켰다.  

그러나 문제는 인천 경제자유구역의 경우 콘도 펜션 등 휴양시설은 거의 없고, 미분양 아파트가 주 대상인데 정부의 현재 투자기준인 7억원이 너무 높게 설정됐다는 것이다. 적용 대상이 전체 미분양 가구의 1.4% 수준으로 효과가 미미한 데다 그마저도 일반인들이 접근하기 어려운 초대형 펜트하우스급 아파트뿐이다.

(주)이민법인대양에 따르면 미국의 투자이민(EB-5)도 아파트, 호텔 등 숙박시설 투자는 50만달러(약 5억원)를 기준으로 삼고 있다. 현재 미분양으로 인천시에 등록된 7억원 이상 경제자유구역 아파트는 영종하늘도시 44블록(전용면적 185㎡, 204㎡ㆍ한라건설), 송도국제도시 F21~23블록(147~148㎡ㆍ포스코건설), 청라국제도시 A8, M3블록(139~150㎡ㆍ대우건설) 등이다.

미분양 아파트 투자이민을 5억원 기준으로 하향하는 것을 전제로 매일경제가 시뮬레이션한 결과, 수혜 대상은 1040가구로 나타났다. 현재보다 수혜 대상은 10배 이상 넓어지고 미분양 중 21%가 한 채만 구입했을 때도 투자이민 가능 대상이 되는 것이다.

 

 

↑ 정부가 최근 미분양 아파트 구입 시 외국인 투자이민제를 허용키로 하면서 시장 회복 기대감이 커진 송도신도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