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정책 걱정이다.
요즘 들려오는 부동산정책을 보면 걱정이 먼저 앞서는 것은 사실이다.
돈을 풀어 경기를 살리겠다는 취지는 공감하지만 하필 가계부채가 이미 위험수준에 있는 부동산시장에 대출규제를 완화하는 모습은 걱정을 앞서게 한다. 물론 건설경기가 살아야 파생된 많은 분야의 노동자들이 일자리를 구하고 생계가 이어진다는 것은 맞다. 하지만 지금 부동산정책은 강남3구에 가장 큰 혜택이 돌아가는 정책이고, 건설경기 보다는 부동산 수요자의 심리를 자극하여 돈을 돌게 하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즉, 건설로 인해 많이 파생되는 일자리로 노동자들의 생계보다는 부동산거래분야에서돌지 않는 돈을 흐르게 하여 내수경기를 활성화 하겠다는 것이다. 어떤 분들이야 낙수효과가 있지 않겠냐 주장하겠지만 신자유주의 아니 대한민국만의 신자유주의 낙수효과는 이명박정부때 이미 실패했다고 봐야한다. 왜냐하면 요즘 이슈가 되고 있는 기업들의 사내유보금 증가를 보면 잘 알 수 있다. 최경환 경제부총리가 말했듯 그 동안 기업들의 투자확대를 기대하고 법인세를 내렸지만 기대했던 낙수효과는 미미하고 오히려 투자보다 사내유보금만 쌓여가는 부작용만 있었기 때문이다.
이번 LTV와 DTI 규제 완화는 결국 빚을 더 내서 부동산을 살수 있게끔했고, 이는 결국 상대적으로 대출을 더 많이 받을 수 있는 강남3구에 집중될 것이라고 보는 전문가들이 많다. 다시 거품이 일 수 있다는 것이다. 왜 문제인가? 를 생각해 보면 매우 간단하다.
케임브리지대 장하준 교수는 6일자 한국일보 인터뷰에서 한국의 가계부채가 국민소득 대비 세계 5위 안에 드는데 더 가계부채를 늘리는 부동산 정책은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이는‘OECD 2014년 한국경제보고서’1) 에서 한국의 가계부채가 성장을 저해할 정도라고 진단함과 맥락을 같이한다. 국외뿐만 아니라 국내에서도 많은 경고가 있어 왔는데, 특히 2013년 한국은행에서 제출한 ‘국회 가계부채 정책 청문회 보고서’2) 를 보면 처분가능소비 대비 가계부채가 계속적으로 상승하고 있고, 의 그 첫째 원인을 2005년주택가격 급등기 때 가계부채가 가장 큰폭으로 상승했다는 점을 지적한다. 즉, 가계부채가 부동산 대출로 인하여 상승했고 장하준 교수와 OECD가 걱정하는 것처럼 이제는 위험 수준까지 왔다는 것이다.
<주택가격 및 가계부채 비율>, 한국은행
아마 이 지적은 모든 국민들이 공감하고 걱정하는 말이기도 할 것이다. 단, 가계부채를 질필요 없는 이미 부유한 사람들은 빼고 말이다. 결국 가계부채로 경제가 망가지고 과거 금융위기처럼 준비되지않는 위험이 찾아 온다면 가장 타격을 받는 사람들이 바로 부채가 있던 없던 월급을 받고 살아가는 서민들이 될 가능성이 가장 크다. 난 하우스푸어도 아니고 부채가 없으니 괜찮겠지 라고 말할 수 없는 이유는 경제는 하나의 유기적인 조직 속성을 가지기 때문이다. 시스템이 망가지면 너나 나나 상관없이 영향을 받는 것은 당연하다. 물론 돈이 많아 그 충격을 이겨내고 기회로 삼는 분들이 있을 것이지만 대부분의 서민들은 속절없이 무너지고 만다. 대한민국은 그것을 목격했다. 바로 IMF 시기를 겪었기 때문이다.
개인적인 부채가 없더라도 전체 가계부채의 금융위험으로 은행이 무너지고 이어 기업이 무너진다면 결국 일자리를 잃고 마땅한 생계대책을 세우지 않았던 대부분의 국민들은 큰 충격을 받을 거라는 것은 뻔한 그림이다. 결국 돈이 많아 충격을 이겨낼 수 있는 계층은 오히려 있는 돈으로더 부자가 되고, 서민들은 있는 거 마저 잃게 되니 신자유주의 경제시스템의 대표적인 부작용이라고 할 수 있는 극심한 빈부의 격차는 더욱 벌어 질 수 밖에 없다. 그렇다고 기본적인 내수경기 회복 정책이 틀렸다는 말이 아니다. 단지 가계부채가 심각한 상황에서 다시 가계의 빚으로 부동산 돈줄을 흐르게 한다는 것은 너무나 위험하다는 것이다.
결국 심리다. 부동산 수요자들이 부동산이 오를 것이라고 받아 들이느냐 아니냐가 이번 정책의 포인트 인데, 결과는 정말 아무도 알 수 없다. 확실한 건 다시 빚잔치를 할 수 있다는 것이고, 이것은 결국 서민들의 생계 리스크를 크게 만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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