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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것이 힘이다..FATCA 케이스별 대응법

여행가/허기성 2014. 8. 22. 19:17

아는 것이 힘이다..FATCA 케이스별 대응법

외계어가 따로 없다. 우리나라 세법도 제대로 따지기가 복잡하기 이를 데 없건만 그것도 남의 나라(미국) 세법을 따져 보려니, 어디서 어떻게 길을 잃고 헤매는지도 파악이 어려운 지경이다. 그렇다고 두 손 놓고 있을 수만은 없는 문제다. 골치 아프다며 뒷전으로 미뤄두고 있다가는, 언제 어떻게 생각지도 못한 '세금 폭탄'이 떨어질지 모르기 때문이다. 더욱이 미국의 세법은 시민권자나 영주권자뿐 아니라 미국 내에 거주지를 둔 유학생과 사업가 등 실질거주자 또한 포함하고 있다. 따라서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악성 탈세자로 억울하게 낙인찍히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한다. 복잡하기만 한 FATCA 규정, 개인의 신분이나 소득 유무에 따라 어떻게 적용되는 것일까.

이를 정확하게 파악해야 무엇이 필요하고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를 진단할 수 있을 것이다. 강주배 미래에셋생명 VIP마케팅팀장·세무사가 이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했다. 보다 객관성을 확보하기 위해 시중은행의 세무사와 법무법인 변호사의 감수를 받았다.

2010년에 발효된 해외금융계좌신고법(Foreign Account Tax Compliance Act·FATCA)에 의해 미국 세법상 납세의무자에 해당되는 개인 중 특정해외금융자산(Specific Foreign Financial Assets)을 보유하고 있는 자는 매년 개인 소득세 신고 시 전년 특정해외 금융자산을 첨부서식 중 하나인 폼(Form) 8938을 통해 미국 연방국세청(IRS)에 보고해야 한다. 단, 다음의 모든 요건을 충족하는 개인이어야 한다.

FATCA 적용 요건

첫째, 미국 납세자에 해당되는 미국 시민권자, 영주권자 등에 해당되는 특정한 개인이어야 한다.

둘째, IRS에 신고해야 할 소득이 발생해야 한다.

셋째, 특정해외금융자산의 총합계가 납세자 지위별로 적용되는 보고 기준(<표> 참조)을 초과해야 한다.

이상 세 가지 중 첫째 요건을 좀 더 살펴보자. 어떠한 경우에 미국의 납세자로서 지위를 갖게 되는가. 미국 시민권자는 당연히 미국의 시민으로서 납세자의 지위를 갖게 된다. 미국 영주권자에 대해서는 어떻게 적용될까. 미국 납세자의 범위에는 시민권자뿐만 아니라 거주외국인(resident alien)을 포함하고 있는데, 이 범위는 영주권자(green card test) 또는 실질거주자(substantial presence test) 요건 중 어느 하나를 충족한 자를 말한다. 시민권자는 당연히 전 세계 소득을 IRS에 신고해야 한다. 미국 영주권을 취득한 자 또한 전 세계 모든 곳에서 발생하는 직전년도의 소득을 다음 해 4월 15일(한국의 경우 5월 말)까지 IRS에 신고해야 한다.

미국 시민권자인 김미국(가명) 씨의 예를 들어 FATCA의 적용 사례를 좀 더 살펴보자. 김 씨는 국내 시중은행에 30만 달러 상당의 예금과 적금 계좌를 갖고 있어 매년 8000달러의 이자소득이 발생하고 있다.

FATCA 적용 요건을 살펴보면 김 씨는 시민권자이고, 소득이 발생하며 30만 달러의 보고 기준을 초과하는 해외 금융 자산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FATCA의 적용 대상이 다. 그러므로 김 씨는 미국 시민권자로서 8000달러의 소득을 매년 4월 15일 미국에서 발생하는 소득과 합산해 'Form 1040' (한국의 종합소득세신고서식에 해당되는 미국 서식)을 통해 신고해야 한다. 이때 한국 시중은행에 보유 중인 예금과 적금의 내역을 'Form 8938(개인 납세자의 FATCA 보고 양식)'에 기재해 소득세 신고 시 첨부해 IRS에 보고함으로써 FATCA의 보고 의무를 이행하게 된다.

세금 관계에 대해 구체적으로 따져보면 이렇다. 그는 국내 시중은행에서 8000달러의 이자를 수령 시 15.4%의 소득세 및 주민세를 미국에 원천징수로 납부했을 텐데, 이 세금은 미국 소득세 납부액에서 이중과세 방지를 위해 외국 납부세액으로 공제해 주고 있다. 김 씨의 경우 미국 내에서 발생하는 소득 규모에 따라 한국 내 이자소득에 대해 한국 세금만 부담하는 것이 아닌 미국 연방소득세 및 주정부소득세를 추가로 부담하게 될 수 있다.

만약 김 씨가 특정해외금융자산에 대해 신고를 제때 하지 않았다면 문제가 발생한다. IRS의 신고 통지 이후 90일 이내에 미신고 시에는 30일당 1만 달러씩 최고 5만 달러까지 부과돼 총 6만 달러까지 가산금이 부과될 수 있다. 이와 별도로 해당 자산의 소득에 대한 소득세, 미납 소득세의 이자, 미신고 소득에 대한 신고불성실 가산세까지 추가로 과세된다. 세금의 부과와는 별개로 형사상 제재까지 따를 수 있는데, 고의적으로 신고 의무를 위반하는 경우 25만 달러 이하의 벌금 또는 5년 이하의 징역에 처할 수 있다. 참고로 'Form 8938'의 존속 기간은 제출하는 경우 3년 후에 종료된다. 그러나 미제출 시 존속 기간은 종료되지 않기 때문에 경과 기간에 제한 없이 과세당국에 의해 부과할 수 있다는 사실에 유념해야 한다.

그렇다면 금융기관 입장에서의 신고 의무는 어떨까. 김 씨는 A시중은행과 거래를 하면서 예금 계좌 5만 달러, B증권사 주식 계좌에 5만 달러, C생명보험사에 종신보험 기납입 보험료 기준 40만 달러(해약 환급금 기준 25만 달러)까지 총합 35만 달러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를 통한 이자소득 등이 발생하고 있다. 김 씨 개인의 FATCA 신고 의무는 총자산 잔고가 35만 달러(보험은 해약 환급금 기준)여서 5만 달러를 초과하므로 FATCA의 신고대상자에 해당한다.

금융기관의 신고 의무를 보면 A시중은행과 B증권사는 각각 5만 달러 이하이므로 신고하지 않게 된다. 연말 합산 기준 25만 달러 이하의 보험도 신고 대상이 아니다. 그가 이미 납입한 보험료는 40만 달러로 25만 달러를 초과하지만 보험은 납입 보험료가 아닌 해약 환급금을 기준으로 하기 때문에 해약 환급금 기준 25만 달러 이하이므로 C생명보험사도 김 씨의 계좌를 신고하지 않는다. 김 씨 개인은 해외 금융 자산에 대해 미국 국세청에 보고하지만, 김 씨와 거래하고 있는 한국의 금융기관은 김 씨의 자산에 대해서 보고하지 않게 되는 것이다.

올해 75세인 이부자(가명) 씨는 미국 시민권자로서 자신이 보유하고 있던 재산을 대부분 자녀들에게 증여한 상태다. 그는 큰아들 부부와 함께 한국에서 거주하고 있다. 100만 달러 상당의 임야와 국내 생명보험사에 즉시 해약할 경우 약 80만 달러를 수령하게 되는 저축보험에 가입돼 있다. 미국과 한국, 세계 어디에도 신고 의무가 있는 소득은 발생하지 않고 있다. 이번에 시행되는 FATCA 제도가 이 씨에게는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되는 것일까.

앞서 FATCA 제도에 의해 해외 금융 자산을 IRS에 보고해야 할 의무가 있는 개인은 세 가지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고 했다.

이 중 이 씨는 미국 시민권자로서 첫째 요건에 해당되고, 해약 시 80만 달러 상당을 수령하게 되는 저축보험에 가입하고 있으므로 셋째 요건 또한 충족하게 된다. 그러나 미국 국세청에 신고해야 할 소득이 없기 때문에 둘째 요건에는 해당하지 않는다.

따라서 그는 FATCA 제도에 의한 해외 금융 자산의 신고 의무가 없다고 볼 수 있다. 이 씨는 4월 15일 소득세를 신고해야 할 의무가 없고, 따라서 FATCA 제도에 의해 Form 8938을 소득세 신고 시 첨부해서 제출해야 할 의무 또한 없기 때문에 미신고 시의 제재인 1만 달러 및 5만 달러의 추가 가산금, 소득세 등 가산세, 형사상의 제재까지 적용받지 않는다.

문제는 이 씨 개인의 신고 의무와는 별개로 금융기관 역시 미국 시민권자 등이 5만 달러를 초과해서 보유하고 있는 국내 금융 자산에 대해 신고해야 할 의무가 있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25만 달러(2014년 6월 30일까지 가입돼 있는 기존 고객의 경우 보험은 25만 달러)를 초과하는 이 씨의 저축보험을 보유하고 있는 한국 생명보험사는 고객 이름, 주소, 납세자 번호, 계좌 번호, 계좌 잔고 등의 정보를 한국 국세청에 제출하고 한국 국세청은 IRS와 정보를 교환하게 된다.

FATCA 시행이 임박하면서 미 시민권과 영주권을 취득한 고객들을 중심으로 "금융 자산으로 부동산을 구입해야 하나"라는 문의가 잇따랐다. 현물인 부동산은 FATCA의 신고 대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나 FATCA라는 제도 하나 때문에 물건에 대한 적정한 사전조사 등을 거치지 않은 채 부동산을 구입하는 것은 위험하다. 자칫 임대가 잘 되지 않아 수익이 예금이자뿐만 아니라 대출이자도 충당하지 못하는 상황이 될 수도 있고, 처분이 안 돼서 돈이 장기간 묶이는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기 때문에 이는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앞서 언급했듯 시민권자나 영주권자라 하더라도 소득이 없는 경우에는 개인의 FATCA 신고 의무는 없다. 그러나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으면서 임대를 하고 있는 경우에는 임대소득이 발생하기 때문에 시민권자 등 요건과 금융 자산 보고 기준 요건을 충족하면 특정해외금융자산을 신고해야 할 의무가 생긴다고 볼 수 있다. 다시 말해 부동산 임대소득 자체는 FATCA나 외국금융계정보고서(FBAR) 보고와 상관없다고 하더라도, 개인은 그 소득에 대해 IRS에 보고해야 하는 것이다.

문제는 이와 같은 임대소득이 금융 자산으로 유입되는 경우다. 그 잔액이 연중 단 한 번이라도 1만 달러를 초과할 경우에는 개인이 FBAR에 신고해야 하는 대상이 된다. 또 그 금액이 연중 단 한 번이라도 7만5000달러를 초과하거나 연말 기준으로 5만 달러를 초과할 경우 FATCA 규정에 따라 국내 금융기관이 미국에 정보를 보고해야 하는 개인 대상에 포함된다.

박현지(가명) 씨는 한국 글로벌 기업의 미국 현지법인 주재원으로 4년째 근무하고 있다. 미국 시민권자도 아니고, 영주권을 취득하지도 않았다.

미국에 파견되기 전에 한국의 부모로부터 증여받은 예금이 한국 금융기관에 여전히 예치돼 있고, 한국에서 보유하고 있었던 아파트에는 부모님이 거주하고 있다. 박 씨의 급여는 미국 현지법인에서 지급이 되며, 한국에서는 약간의 이자가 발생하고 있다. 시민권자, 영주권자도 아닌 박 씨 본인은 FATCA와는 무관하다고 생각하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

FATCA의 대상이 되는 미국 납세자는 '거주외국인'이다. 이는 영주권자 또는 실질거주자 요건 중 어느 하나를 충족한 자를 의미한다. 박 씨는 실질거주자에 해당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어느 경우에 실질거주자가 되는 것일까. 미 영주권자가 아니더라도 외국인이 일정 기간 미국 내 체류 요건을 충족한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2013년 소득세 신고 시 체류 기간은 다음의 두 가지 요건을 동시에 충족해야 한다. 첫째, 2013년 31일 이상 미국에서 거주할 것 둘째, 3년 가중평균 체류 기간이 183일 이상인 경우다.

박 씨의 경우에는 4년째 미국에서 거주하면서 미국 현지법인에서 근무하고 있기 때문에 실질거주 요건을 충족한다. FA TCA의 적용 요건 세 가지 중에서 첫째 특정한 개인 요건에 해당되고, 둘째 IRS에 신고해야 할 소득이 발생하고 있다.

여기에 박 씨의 한국 내 예금액의 총합이 5만 달러를 초과하거나 연중 7만5000달러를 초과한 적이 있는 경우에는 'Form 8938'에 한국 예금 계좌 내역을 기재해 4월 15일 소득세 신고 시 첨부해야 한다. 물론, 예금액 총합이 5만 달러를 초과하지 않고 연중 7만5000달러를 초과한 적이 없었던 경우라면 해당 예금 계좌를 신고해야 할 의무는 없다.

여기서 쟁점이 될 부분이 있다면 한국 세법과의 충돌이다. 한국 소득세법에 의하면 현지법인 주재원의 경우에는 한국 세법상의 국내 거주자로 규정하고 있다. 다만 이는 소득세법 시행령 제3조에 의거해 현지법인이 한국 내 회사의 100% 자회사인 경우에 한정하고 있다. 박 씨가 한국의 세법에 따라 한국 거주자에 해당된다면 전 세계 소득을 한국 국세청에 신고해야 한다. 반대로 미국의 세법상 미국 거주자에 해당된다면 전 세계 소득을 IRS에 신고해야 할 의무가 있다. 문제는 박 씨의 경우 한·미 양국의 세법에 따라 한국의 거주자임과 동시에 미국의 거주자에 해당된다는 것이다.

과세당국은 한·미 조세조약에 따라 영주권자 및 외국인이 미국 세법에 의해 미국 거주자가 됨과 동시에 외국 세법에 의해 외국 거주자가 됨으로써 이중거주자에 해당되는 경우 조세조약에 의해 거주지국을 판정하는 것을 허용하고 있다. 즉, 어느 개인이 미국 세법에 의해 미국 거주자도 되고 한국 세법에 의해 한국 거주자도 되는 이중거주자에 해당되는 경우에는 한·미 조세조약 4조에 의거해 어느 국가의 거주자에 해당하는지를 판정하게 된다. 이때 가장 중요한 판단 기준은 '인적 및 경제적 관계가 밀접한 곳' 또는 '일상적으로 거주하고 있는 곳' 등이다.

결론적으로, 조세조약에 따라 박 씨가 한국 거주자에 해당된다 하더라도 미국 세법상 FATCA의 적용을 피할 수는 없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한·미 조세조약에 의거한 이중거주자 판단 여부는 한국과 미국 중 어느 쪽에 세금을 납부해야 하는가를 결정하는 문제이고, FATCA에 의한 개인과 금융기관의 신고 의무는 별개이기 때문이다.

때로는 미국에 거주의 목적이 아닌 사업상의 목적 때문에 체류하는 경우가 있다. '강남스타일'의 싸이와 같은 세계적 가수들이나, 주말 아침 빛나는 활약으로 즐거운 소식을 전해 주는 미국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프로야구 선수들이 대표적인 예라 하겠다.

그렇다면 류현진 선수와 추신수 선수가 앞서 얘기했던 실질적 거주 요건에 부합되는지 한번 살펴보자. 아래의 두 가지 요건을 동시에 충족해야 한다.

먼저 2013년 31일 이상 미국에 거주할 것. 두 선수 모두 2013년에 메이저리그에서 활동하면서 당연히 31일 이상을 거주했기 때문에 요건을 충족하게 된다.

둘째, 3년 가중평균 체류 기간이 183일 이상인 경우.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지 10년이 가까워지는 추신수 선수라면 이 요건을 충족하고도 남는다. 가중평균 기간은 다음과 같이 산정한다. 예를 들어, 2013년 거주일이 200일, 2012년 거주일이 150일, 2011년 거주일이 120일인 경우 3년 가중평균 체류 기간은 270일(200일×100%+150일×1/3+120일×1/6=270일)로 183일을 초과하게 된다. 소득세 신고 대상이 되는 해는 거주 기간의 100%를, 직전년은 거주 기간의 3분의 1을, 직전전년은 거주 기간의 6분의 1을 반영해 가중평균 체류 기간을 산정하게 된다.

그렇다면 류현진 선수는 어떨까. 류 선수 역시 2013년분을 신고한다고 가정할 경우 가중평균 체류 기간이 183일 이상인 경우에 해당된다.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지 올해 2년 차인 그는 3년 거주 기간이 모자라는 데도 왜 그럴까. 2013년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류 선수는 2011년과 2012년에는 미국에 거주한 기간이 없다(2012년까지 한국에 거주했다고 가정). 하지만 2013년 메이저리그에서 선발투수로 활약하면서 183일 이상 미국에 체류한 것이다. 가중평균 체류 일수를 산정하는 산식의 구조상 가장 최근 연도는 체류 기간의 100%를 반영하고 있으므로 2013년 체류 기간이 183일을 초과하면 3년 가중평균 체류 기간은 당연히 183일 이상이 된다.

실질거주 요건을 두 가지 모두 충족하는 두 선수는 미국 세법상 미국 납세자에 해당된다. 미국 내에서 IRS에 신고해야 할 소득이 발생하고 있다. 물론, 이 경우에도 한국 내 금융 자산 규모에 따라 FATCA 신고 여부는 달라진다. 5만 달러라는 기준은 여전히 두 선수에게도 적용되기 때문이다.

최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유네스코 통계연구소 자료를 인용해 해외 유학 중인 한국인 유학생 수가 약 12만3000명이라고 보도했다. 이는 69만4000명인 중국인 유학생, 18만9000명인 인도인 유학생에 이어 세번째로 많다고 한다. 특히 국내 슈퍼리치들의 경우 자녀들이 대부분 해외에서 유학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중 상당수가 미국에서 공부 중인 것으로 추정된다.

그렇다면 궁금하다. 미국에서 공부 중인 아들도 한국에서 사업을 운영하는 아버지도 모두 미국 시민권자나 영주권자에 해당되지 않는다. 그런데도 FATCA가 이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것일까. 답은 '체류 기간'에 따라 다르다는 것이다.

미국 납세자를 판단할 때, 실질거주 요건을 보면 미국에 체류한 기간을 산정하게 된다. 외교관, 국제기구 직원, 교환교수, 교환학생, 유학생, 언어연수생 비자를 갖고 일시적으로 미국에 체류하는 기간은 개인면제규정(exempt individual)으로서 예외가 적용된다.

쉽게 말해 이들의 경우 실질적으로는 미국에서 머물렀다고 하더라도 이를 미국 내 거주 기간 산정에 포함시키지 않기 때문에 3년 가중평균 거주 기간 등의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다. 결론적으로는 실질거주 요건에서 벗어나게 되고, 미국 납세자의 지위를 적용받지 않게 된다.

통상 학생의 경우 5년 이상을 이와 같은 규정으로 인해 면제를 받았다고 한다면, 6년째 되는 해부터는 예외 규정을 적용받을 수 없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이때 역시, 다음의 요건을 모두 충족한다면 여전히 예외 규정을 적용받을 수 있기 때문에 이를 잘 활용할 필요가 있다. 그중 첫째 요건은 미국에 영구적으로 거주할 의사가 없다는 것이며, 둘째는 비자 요건을 준수해 왔다는 증거가 충분하다는 것이다. 물론 입증이 가능해야 한다.

미국에 영구적으로 거주할 의사가 없다는 것은 미국이 아닌 한국과 더 가까운 관계를 유지해 왔다거나, 비이민자의 지위에서 영구거주자의 지위로 바꾸기 위한 법적 절차를 밟지 않았던 사실로서 증명될 수 있다. 여기서 한국과 더 가까운 관계를 유지해 왔다는 사실은 거주 국가, 가족, 소유 재산, 사업활동 지역, 운전면허, 선거, 종교 등 생활 관계를 통해 판단할 수 있다. 반대로 영주권 취득 절차를 밟았다면 미국 거주 의사가 있는 것으로 보게 돼 실질거주 요건을 따질 때 거주 기간으로 산입된다. 이 경우 FATCA의 보고 의무가 부여될 수 있다.

FATCA에 의한 신고 의무는 세 가지 요건을 모두 충족해야 한다고 했다. 그중 셋째 요건을 보면 '납세자 지위별로 적용되는 보고 기준'이라는 표현이 있다. FATCA 규정에 따르면 금융기관의 신고 의무는 5만 달러, 25만 달러라는 일률적인 금액을 적용해 신고 여부를 판단하게 된다. 하지만 개인의 신고 의무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각 개인의 미국 세법상 납세자 지위별 보고 대상 금융 자산의 총합계의 기준 금액이 상이하다. 납세자 지위별 보고 기준은 앞서 case 1(95쪽)의 <표>를 참고하면 된다.

이 중 '해외 거주 납세자'는 다음의 요건 중 어느 하나를 충족해야 한다.

먼저, 시민권자가 해외 거주 납세자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택스홈(tax home: 일반적으로 납세자가 일하는 직장이나 소유한 사업장이 있는 도시나 지역을 의미)이 미국 외의 지역에 있어야 한다. 세무회계연도 전 기간 동안 타국의 거주자이었거나, 세무회계연도의 최종일 이전 12개월 기간 중 330일을 미국 외의 지역에 체류해야 한다. 거주자(영주권자·실질거주자)의 경우 해외 거주 납세자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택스홈이 해외에 있고 세무회계연도의 최종일 이전 12개월 기간 중 330일을 해외에서 체류해야 한다.

예를 하나 들어보자. 미국 시민권자로서 미국에서 출생한 한국계(가명) 씨는 고등학교를 졸업한 이후 한국에 들어와 대학을 다녔고, 결혼을 했다. 현재는 한국에서 피부과를 운영하고 있다. 현재 그가 본인 명의로 운용 중인 금융 자산은 10만 달러가량 된다. 한 원장은 미국 시민권자이지만 미국이 아닌 한국에서 교육을 받고 대학을 졸업했다. 그 이후 병원을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한국 거주자에 해당돼 '해외 거주 납세자'에 해당된다.

한 원장 부부가 개별 신고를 할 경우, 납세자 지위별 보고 기준에 따라 금융 자산이 20만 달러를 초과하는 경우 FATCA의 보고 대상에 해당된다. 하지만 보유 계좌의 잔액이 10만 달러로서 20만 달러에 미치지 못한다면 보고할 필요가 없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해외 거주 납세자에게는 일반적인 보고 기준인 연말 5만 달러 초과, 연중 7만5000달러 초과 기준보다 상향된 기준이 적용된다는 사실을 기억해 둘 필요가 있다.

다시 한 번 강조할 점은 금융기관의 신고 의무는 개인의 신고 의무와는 별개라는 것이다. 5만 달러를 초과하는 미국 시민권자인 한 원장의 금융 자산을 관리 중인 금융기관은 한국 국세청을 통해 해당 내역을 신고해야 한다. 물론, 금융기관이 신고하다 하더라도 개인의 신고 의무는 없었기 때문에 가산금 등이 개인에게 부과되는 일은 없다. 만약, 한 원장이 보유하고 있는 금융 자산이 100만 달러라면 40만 달러를 초과하기 때문에 신고 대상이 된다. 이때 한 원장의 경우 신고 의무에서 벗어나고자 한다면 적극적으로 자녀와 배우자에게 증여하는 방법을 사용해 자산을 분산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