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 공공임대주택 세폭탄 '비상'..서민주거안정 '흔들'

 

[안행부 LH 공공임대주택 취득·재산세 감면율 25% 일괄 축소‥과세부담 수백억 증가 예상 사업 차질 우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서민주거안정을 위해 실시하는 매입·건설임대 등 공공임대주택사업이 세금폭탄으로 차질을 빚게 됐다. 지방세 개편에 나선 안전행정부가 LH의 공공임대주택에 대한 취득세와 재산세 등 세제혜택을 대폭 축소키로 해서다.

국토교통부와 LH는 이번 세제혜택 축소로 연간 수백억원 규모의 과세부담이 발생해 공공임대주택사업 위축은 물론, LH의 부채감축 등 정상화 작업도 차질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안행부는 지방자치단체의 재정 확충과 복지재원 마련을 위해 불가피한 조치라는 입장이어서 향후 입법과정에서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12일 정부에 따르면 안행부는 올해 일몰 예정인 LH의 공공임대주택에 대한 취득세와 재산세 혜택을 대폭 축소키로 했다. 현행법상(지방세특례제한법) LH의 공공임대주택은 취득세 100%, 재산세 50%를 각각 감면받고 있는데 내년부터 취득세와 재산세 감면혜택을 25%로 일괄 조정키로 한 것.

이에 따라 LH는 내년부터 공공임대주택사업에 따른 과세부담이 크게 증가하게 됐다. 특히 공공임대주택사업 중 기존주택을 매입해 임대주택으로 공급하는 매입임대주택이 큰 타격을 입을 것이란 지적이다.

토지를 매입해 임대주택을 건설·공급하는 건설임대주택은 전용면적 85㎡ 이하로 세제혜택이 축소되더라도 등록 임대사업자에게 주어지는 세제혜택을 받을 수 있지만 매입임대주택은 대부분 85㎡가 넘는 다가구주택이 대상으로 별도의 혜택을 받기 힘든 구조여서다.

LH는 정부 재정 및 기금 지원을 바탕으로 2004년부터 매입임대주택사업을 실시해오고 있다. 지난해 말까지 약 4조1191억원을 투입해 5만582가구를 매입, 임대주택으로 공급했다. 올해도 5600억원 가량을 들여 6200가구를 추가 매입할 계획이다.

LH는 세제혜택이 축소될 경우 내년부터 매입임대주택사업에서만 최소 80억원 이상(취득세 67억원, 재산세 13억원)의 과세부담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올해 사업규모를 기준으로 추산한 수치로 사업규모가 증가하면 그만큼 과세부담도 늘어난다. 매입임대주택의 가구당 평균 매입단가가 9000만원 수준이란 점을 감안하면 90가구 이상 매입할 수 있는 자금이 세금으로 나가는 셈이다.

LH 관계자는 "매입임대주택은 거의 대부분 다가구주택으로 세제혜택이 축소되면 과세부담이 증가난다"며 "이를 임차인 주거비용으로 환산하면 가구당 14만원 가량의 인상요인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건설임대와 매입임대 모두 과세부담이 증가하는데 특히 다가구주택을 주로 취급하는 매입임대가 영향이 크다"며 "사업에 차질을 빚지 않도록 기금과 재정지원 확대 검토는 물론 부처간 협의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안행부는 이번 세제혜택 축소가 LH의 과세여력과 민간부문의 소형주택 공급 확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안행부 관계자는 "주거 트랜드가 소형주택 위주로 변하면서 민간 공급이 활성화되고 있어 소형 공공임대에 대한 세제지원을 축소한 것"이라며 "LH의 담세력도 충분해 지자체 부담을 줄이는 방향으로 관련 세제를 개편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LH는 하지만 공공임대주택사업이 적자 운영되고 있어 과세부담까지 늘어나면 부채감축 등 재무구조 개선작업이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LH 관계자는 "매입임대주택 비용 중 15% 정도는 LH의 자금인데다 공공임대주택사업은 적자 운영되고 있는 상태여서 과세부담까지 늘어나면 정상화 작업도 지연될 것"이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