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노선 100만원… 잠재 성장가치 주목해야"
한국 증시를 대표하는 부동의 원톱 스트라이커 삼성전자(005930)가 연일 신저가 행진을 이어가면서 과연 주가 바닥이 어디일지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삼성전자의 주가가 100만원 선까지 내려갈 가능성을 제기하면서도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잠재적인 성장 가치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시가총액은 이날 종가 기준으로 169조3,942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삼성전자가 사상 최고가 기록을 세웠던 지난해 1월2일 232조1,438억원과 비교해 1년 9개월 만에 무려 63조원 가까이 줄어든 수치다.
이날 삼성전자는 전일 대비 0.95%(1만1,000원) 하락한 115만원에 거래를 마치며 또다시 52주 신저가 기록을 갈아치웠다. 사상 최고가 기록을 세운 지난해 1월2일의 종가(157만6,000원)와 비교하면 27.1%나 하락한 셈이다. 주가가 연일 하락세를 이어가면서 삼성전자가 유가증권시장 전체 시가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같은 기간 18.08%에서 13.76%로 4.32%포인트 낮아졌다.문제는 삼성전자를 바라보는 시장의 전망도 그리 밝지 못하다는 점이다. 삼성전자의 3·4분기 잠정실적 발표시기가 점차 다가오면서 국내 증권사들은 일제히 실적 전망치와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하고 있다. 삼성증권은 22일 삼성전자의 3·4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를 기존 5조7,000억원에서 4조7,000억원으로 한 달도 안 돼 1조원이나 끌어내렸다. 동양증권은 이날 삼성전자 IM(IT&모바일) 부문의 실적 부진이 예상보다 훨씬 심각해 3·4분기 영업이익이 3조9,500억원에 그칠 것이라며 목표주가를 166만원에서 147만원으로 내렸다.
삼성전자 주가가 곤두박질치면서 삼성그룹주를 추종하는 펀드의 수익률도 마이너스로 떨어지며 펀드 투자자들에게까지 불똥이 튀고 있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삼성그룹주 펀드 35개는 지난 1주일간 모두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삼성그룹주 펀드 가운데 설정액 규모가 가장 큰 '한국투자삼성그룹적립식 2(주식) A'의 한 달간 수익률은 -0.62%, 올해 들어 수익률은 -6.36%였다.
하지만 삼성전자를 바라보는 외국인들의 시각은 사뭇 다르다. 기업가치에 비해 최근의 주가하락 폭이 지나치게 크다는 점을 주목한다. 실제 외국인들은 최근까지 삼성전자에 대해 순매수를 이어가며 집중 매도에 나선 국내 기관투자가들과는 다른 모습을 보였다. 외국인투자가들은 연일 계속되는 주가하락 속에서도 지난 3일부터 22일까지 11거래일 연속 삼성전자 주식을 사들였다. 삼성전자 하락을 주식 매수 기회로 활용한 셈이다. 전날 하루 숨을 골랐던 외국인투자가들은 24일 다시 859억원어치를 사들이면서 삼성전자의 매수 상위 창구는 씨티그룹·HSBC·모건스탠리 등 외국계 증권사들이 독차지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투신운용 전문업체 프랭클린템플턴의 피터 윔스허스트 선임 부사장은 "최근 삼성전자의 주가하락은 과도하다"며 "밸류에이션이 매력적이고 반도체·메모리 등 다른 사업부가 스마트폰의 부진을 만회할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에 삼성전자에 계속 투자하고 있다"면서 지금이야말로 삼성전자를 추가 매수하기에 좋은 수준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국내 증시 전문가들은 이구동성으로 삼성전자 주가하락의 마지노선을 100만원으로 예측했다. 이종우 아이엠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삼성전자 주가의 바닥은 100만~110만원 사이지만 투자자들의 심리적인 측면까지 고려한다면 100만원까지 내려갈 수도 있다"며 "이미 증권사들의 실적 전망치가 4조원대까지 내려온 만큼 다음달 초 잠정실적이 공개되더라도 주가에 추가적인 악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당장 눈앞의 실적보다는 삼성전자의 잠재 가치에 주목해야 한다는 주장도 힘을 얻고 있다. 은성민 메리츠종금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현재 삼성전자의 주가수익비율(PER)이 8배에도 못 미친다는 것은 그만큼 저평가돼 있다는 증거"라며 "지배구조 이슈가 마무리되면 배당을 늘릴 여력도 충분하다"고 전망했다. 김용구 삼성증권 연구원은 "이제 삼성전자는 과거 고속성장을 이끌던 성장주에서 가치주로 바뀌는 분수령에 와 있다"며 "외국인들이 삼성전자를 계속 사들이는 것도 가치주로 바라보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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