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수급대상 선정 부양가족 소득기준…212만원서 404만원으로

기초수급대상 선정 부양가족 소득기준…212만원서 404만원으로

◆ 현실화된 복지 디폴트 ◆

정부와 여당이 7일 기초생활수급자 선정의 핵심 잣대인 ‘부양의무자 기준 소득’을 현행 월 212만원(4인 가구 기준·최저생계비의 130%)에서 월 404만원(최저생계비의 250%)으로 올리는 방안을 마련했다.

이에 따라 기초수급자 수는 현재 135만명에서 13만6000명 늘어난 148만6000명이 될 전망이다. 기초수급자가 되면 4인 가구 기준으로 최저생계비 163만원, 주거급여 29만원 등을 받아 최소한도 생활이 보장된다.

새누리당은 기획재정부 보건복지부 등 관계부처와 관련 협의를 하고 조만간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법안소위에서 이 같은 방안을 제시할 예정이다.

반면 야당은 부양의무자 기준을 완전히 삭제하거나, 사위·며느리를 부양의무자 대상에서 제외하는 내용을 담은 기초생활보장법 관련 법안을 잇달아 발의해 포퓰리즘 아니냐는 지적이 적지 않다.

이에 대해 정부와 여당은 야당 방안대로 부양의무자 기준을 삭제할 경우 연간 6조8000억원, 사위와 며느리를 부양의무자에서 제외할 경우 연간 1조4000억원이 추가로 필요할 것으로 추산하며 이 같은 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여당 간사인 이명수 새누리당 의원은 “복지 확대는 좋지만 이것도 여력이 있을 때에만 가능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새누리당 관계자 역시 “사각지대 해소를 위해 부양의무자 기준을 추가로 완화하는 것에 공감한다”며 “그러나 야당 주장처럼 사위와 며느리를 부양의무자에서 빼면 이들에게 재산을 물려주고 수급자로 생활하는 모럴 해저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이 방안은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당정이 제시한 대안은 부양의무자 기준이 되는 소득 잣대를 높여 기초생활보장 대상자를 확대한다는 내용이 핵심이다. 현재 기초수급자를 선정할 때 본인은 물론 부모, 자녀 등 부양의무자의 소득과 재산을 따지는데, 만약 1촌 직계 혈족인 아들 딸 며느리 사위 등 부양의무자가 일정 소득이 있다면 기초수급 대상자에서 탈락하는 구조다.

예를 들어 소득이 없는 노모를 봉양하는 A씨(4인 가구)의 급여가 현재 기준 밑인 211만원일 경우 정부는 그 정도면 자녀들만 부양할 수 있고 부모에 대한 부양 능력은 없다고 판단해 노모를 수급자로 지정하고 최저생계비와 의료비 등을 지원한다. 또 A씨 급여가 올라 212만원이 넘더라도 일정 한도까지는 일부를 지원한다.

당초 정부는 부양의무가 발생하는 기준 소득을 월 212만원에서 월 302만원(최저생계비의 185%)으로 올려 12만명이 새로 기초수급 대상에 포함되는 방안을 마련했다. 그런데 이번 절충안은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발의한 법안 중 부양비 부과 소득 기준 ‘404만원 확대’ 방안을 수용해 기존 정부안보다 1만6000명이 추가로 혜택을 받도록 한 것이다.

또 당정은 부양의무자가 만 65세 이상 노인이라면 부양의무 소득 기준을 추가 완화하고, 중증장애인이라면 아예 부양의무를 제외하는 방안 등을 함께 검토하고 있다.

이처럼 정부와 여당이 절충안을 마련한 것은 기초생활보장법이 연내에 처리되지 않을 경우 당장 내년 1월부터 실시할 맞춤형 급여 체계 개편 작업 자체가 차질을 빚을 것으로 우려하기 때문이다.

 

정부는 맞춤형 급여 체계 개편 작업이 정상적으로 시행되기 위해 적어도 6개월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따라서 하루빨리 개정안의 국회 통과가 필요하다.

게다가 올해 하반기 중 기초생보 맞춤형 급여 전환을 염두에 두고 편성했던 1847억원은 이미 집행이 불가능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