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사 '주식 건물 땅 돈 되는 것은 다 판다'
글로벌 경기회복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상장사들이 재무구조 개선에 나서고 있다. 보유하고 있던 건물과 토지, 심지어 생산기계까지 파는 경우도 있다. 타법인 출자지분 처분은 기본이다. 알토란 같은 자기주식을 처분하는 사례도 흔해졌다.
1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현대미포조선은 재무건전성 제고를 위해 보유하고 있는 포스코 주식 87만2000주(1%)를 전량 처분했다. 금액으로는 2864억5200만원 규모다.
현대미포조선은 지난 2007년 4월 포스코와 적대적 인수·합병(M & A)에 대비한 상호 지분 보유 협약을 맺고 포스코 주식 1%를 3487억원에 사들인 바 있다. 대신 포스코는 현대미포조선이 보유한 현대중공업 주식 1.9%(148만주)를 인수했다. 포스코는 현대중공업 주식을 아직 보유 중이다.
현대미포조선이 7년 만에 포스코 주식을 팔기로 한 것은 재무구조 개선이 시급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현대미포조선은 조선 경기 부진이 이어지면서 올 상반기 3198억원의 적자를 냈다. 부채 비율도 287.25%로 1년 전 187.17%보다 크게 상승했다.
한진해운홀딩스도 지난 14일 계열분리 및 유성확보를 위해 한진해운 보유주식 전량인 182만1020주를 시간외 매매로 처분했다. 최은영 회장도 지난 9월 26일 한진해운 주식 114만874주를 장내 매도했다.
한라는 차입금 상환을 통한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계열사 만도 주식 162만4079주 전량을 처분했다. 처분금액은 3629억8165만원이며 이는 자기자본 대비 59.99%에 해당한다.
또, 계열사 한라홀딩스 주식 62만7000주를 418억2090만원에 처분했다. 이는 자기자본대비 6.91%에 해당한다. 마니커, 동부건설, 삼성전기, 삼성카드 등도 유동자금 확보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출자 지분을 팔았다.
토지·건물 등을 처분해 목돈을 마련하는 곳도 늘고 있다. 올 들어 유형자산처분을 공시한 곳은 32곳으로 롯데쇼핑·삼환까뮤·대성산업·SK네트웍스·한국화장품 등이 재무구조 개선을 목적으로 보유 토지나 건물을 팔았다.
이밖에 사업구조조정과 경영효율화를 꾀하기 위해 자사주 처분도 이어지고 있다.
대표적인 곳이 주력사업인 철강이 경기침체로 어려움 겪고 있는 POSCO다. 포스코는 지배구조 개선과 경영효율화 달성을 위해 계열사인 ㈜부산이앤이 주식 602만9660주를 309억원에 포스코에너지에 처분했다.
케이티스 핵심사업과 그룹 시너지 효과를 강화하기 위해 자사 보통주 142억2000만원 어치를 처분했다.
이처럼 국내 기업들이 보유 주식이나 토지·건물 등을 팔아 현금 보유량을 늘리는 것은 미국의 테이퍼링(양적완화) 종료, 일본의 엔저 등으로 국내외 경기 불확실성이 한층 높아지면서 유동성을 미리 확보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몇몇 경기 부진업종 기업들은 자금조달시장에서 찬밥 신세가 되자 마지막 수단으로 돈되는 자산을 팔고 있는 것도 한 이유로 보여진다.
국내 상장사의 한 재무담당 임원은 "미래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 증시나 크레딧 시장에서 자금을 융통하기도 쉽지 않아 기업들이 우선 불요불급한 자산을 팔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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