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령연금, 수령 시기·금액 스스로 정한다

노령연금, 수령 시기·금액 스스로 정한다

‘부분연기연금제’ 법안심사소위 통과… 내년부터 시행
소득 있는 노인 감액기준 마련, 최고 50만원 이상 깎여

국민연금 가입자 ㄱ씨(59)는 61세부터 월 80만원의 노령연금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당장 생활비가 많이 필요하지 않아 처음 1년은 50%만 받고 62세부터 전액을 받겠다고 신청했다.

연금액의 50%를 1년 연기하면 이자가 붙어 62세부터 월 82만9000원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역시 61세부터 월 80만원을 받을 수 있는 ㄴ씨(58)는 저축이 넉넉해 65세까지 10%인 8만원만 받기로 했다. 연금액 90%의 수령을 5년 연기한 ㄴ씨는 66세부터 이자가 붙은 월 105만9000원을 받을 수 있다.

이르면 내년 상반기부터 국민연금 수령 시기와 비율을 생활형편에 따라 가입자가 조정할 수 있는 '부분연기연금' 제도가 시행된다. 보건복지부는 부분연기연금 제도를 규정한 국민연금법 개정안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법안심사소위를 통과했다고 19일 밝혔다.

부분연기연금은 국민연금 수급권자가 연금의 일부나 전부를 예정된 수급 시점보다 늦춰 받는 대신 이자가 붙은 연금액을 가져가는 제도다. 60세 이상~65세 미만의 수급권자는 연금액의 50~100%에 대해 65세까지 수령 시기를 늦출 수 있다.

수령 시기를 연기하면 연금액이 연 7.2% 가산돼 최대 36% 늘어난다. 연금 수령액이 원래 월 80만원인 수급권자가 연금의 50~100% 수령을 1년 늦추면 연금액은 월 82만9000~85만8000원으로 늘고, 5년 늦추면 월 94만4000~108만8000원으로 오른다.

형편이 허락하는 대로 연금 수령 시기와 비율을 조정하면 나중에 이득을 볼 수 있는 셈이다. 현재는 연금 일부가 아닌 전액에 대해서만 수령 시기를 늦출 수 있다.

개정안이 시행되면 소득 있는 노인의 연금 감액 방식도 바뀐다. 현행 법률은 연금 수급권자에게 A값(국민연금 전체 가입자의 직전 3년간 평균 월소득)이 넘는 소득이 있을 경우 61세부터 65세까지 나이에 따라 연금액의 50~10%를 감액하도록 하고 있다.

앞으로는 감액 기준이 연령에서 소득으로 변경돼 5단계의 소득에 따라 많게는 50만원 이상까지 연금액이 깎인다. 직장에 다니지만 저소득자들이 받게 되는 부담을 줄여주기 위한 것이다. 월소득 248만원, 국민연금 수령액이 월 80만원인 노인은 현재는 월 40만원이 감액되지만 새 기준이 시행되면 2만5000원만 감액된다.

복지부 관계자는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 내년 상반기부터 새 제도를 시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