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친 전셋값 속 '빛' 찾은 신혼부부
2015 빚 청산 프로젝트 / 주거빚 줄인 부부의 사연
초저금리시대, 전세난은 좀처럼 해소되지 않고 서민의 주거비 부담은 한계에 다다랐다. '주거빚'에 짓눌려 신음하는 서민들. 그렇다고 마냥 먼 산만 바라보고 있을 수는 없는 일. 최선이 아니면 차선이라고 했던가. 실제로 암울한 현실 속에서도 나름 돌파구를 찾으려고 노력하는 서민들도 있다. 지극히 평범한 주부 강모씨(31)를 만나 '주거비 절감' 스토리를 들어봤다.
◆'천정부지' 전셋값에 월세 알아봤지만…
"결혼 직후에는 정말 힘들었어요. 내집 마련은 바라지도 않았죠. 그냥 세 식구 함께 살 수 있는 집이 필요했을 뿐인데…. 전셋값은 천정부지로 오르고 월세도 부담스럽고 답이 안보이더라고요. 그래도 어쩌다 보니 주거비 걱정을 한시름 놓게 됐네요. 운이 좋았죠."
옹골차다. 강씨의 첫인상이 그랬다. 그는 야무지고 당찬 대한민국 4년차 '아줌마'였고 주거비 문제를 해결한 것은 결코 운이 아니었다. 시간은 4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결혼 직후 강씨의 생활은 여유롭지 못했다. 남편은 이제 막 사회생활을 시작한 1년차 회사원이었고, 양가 부모님의 특별한 지원도 없이 시작한 신혼생활. 신혼집은 양천구 신정동에 위치한 단독주택의 반지하 집(보증금 500만원·월세 25만원)이었다.
그래도 맞벌이여서 그럭저럭 생활은 가능했다. 하지만 아이가 일찍 생기면서 강씨는 직장을 그만둬야 했고 면역력이 약한 아이 때문에 곰팡이가 핀 반지하 집에서는 더 이상 살 수 없었다. 강씨가 이사를 결심하고 본격적인 '주거전쟁'에 뛰어든 이유다.
형편상 매매는 엄두도 낼 수 없는 상황. 강씨가 가장 먼저 고려한 것은 전세였다. 일단 전세를 살면서 자금을 모아 내집을 마련하자는 다른 서민 신혼부부와 비슷한 계산을 했다.
"전세난이라더니 정말 전세물건 찾기가 힘들더라고요. 하지만 문제는 다른 곳에 있었어요." 부동산 5~6곳을 돌아다닌 결과 보증금 7000만원짜리 전셋집을 찾은 강씨는 계약을 앞두고 고민에 빠졌다. 아무리 생각해 봐도 감당하기 어려운 주거빚이 문제였다.
"막상 계약하려니 그제야 현실적인 부분을 생각하게 되더라고요." 보증금을 대출(5000여만원) 받을 경우 매달 빠져나가는 이자비용이 15만~20만원, 여기에 관리비(10~20만원)까지 생각하니 빠듯했다는 게 강씨의 설명이다.
결국 전세를 포기한 강씨는 월세로 방향을 전환했다. 내집 마련의 꿈도 잠시 보류하면서 내린 결정이었지만 현실은 더욱 냉혹했다. 태어날 아이를 고려해 최대한 저렴한 월셋집을 물색했지만 이조차도 부담스러운 금액이었던 것. 12평 소형아파트가 보증금 2000만원에 월세 70만~80만원(관리비 별도), 다세대·연립주택(14평)은 보증금 1000만원에 월세 40만~50만원 수준이었다.
◆임대아파트 떨어지고 전세임대 찾아
다시 고민에 빠진 강씨의 눈에 청약통장이 들어왔다. 강씨는 청약통장을 통해 임대아파트에 지원키로 결심했다. 임대아파트는 정부에서 저렴한 가격으로 빌려주는 집이이다. 임대료가 낮고 최대 10년까지 연장할 수 있어 서민들에게 인기가 높다.
문제는 낮은 당첨확률. 강씨는 서울시 SH공사와 한국토지주택공사(이하 LH)로 구분해 사전조사에 착수했다. 신혼부부 임대아파트의 우선순위는 1·2·3순위로 나뉜다. '신청일 기준 혼인 3년차 이하의 부부로 이 기간 내 임신 중이거나 출산한 자녀가 있는 경우'인 강씨는 당당히(?) 1순위에 해당됐지만 기뻐하기에는 일렀다. 1순위에 해당하는 지원자가 많은 관계로 당첨되려면 가산점이 필요했다.
"세대주의 나이가 만 30세 이상인 경우 가산점을 줬는데 우리는 만 28세로 해당되지 않았고 자녀도 1명이라 가장 낮은 가산점(1점)을 받았어요." 실제로 강씨는 서울 강서구 마곡지구를 비롯해 3~4곳의 임대아파트에 지원했지만 번번이 떨어졌다.
그럼에도 강씨는 포기하지 않았다. 혹시나 놓친 건 없는지 LH와 SH에서 실시하는 임대사업을 다시 꼼꼼히 살펴보던 중 '신혼부부 전세임대'가 눈에 띄었다.
전세임대는 LH가 서민주거안정을 위해 지원하는 상품이다. 입주 희망자가 지원가능 주택을 선정하면 LH가 집주인과 전세계약을 체결하고 입주 대상자에게 저렴하게 재임대하는 방식이다. 특히 신혼부부 전세임대는 2년마다 재계약하되 입주자격(월평균 소득이 전년도 도시근로자 가구당 월평균 소득의 50% 이하) 유지 시 최장 20년 동안 거주할 수 있어 저소득 신혼부부의 주거비 부담을 덜어주는 상품이다.
벌써 3년째 전세임대에 살고 있는 강씨는 최근 재계약과 함께 조금 더 큰 집으로 이사했다. 전세임대는 2년마다 재계약 시 새로운 집으로 이사가 가능하다. 강씨는 "전세임대에 살면서 LH에 납부하는 이자는 2% 수준(전세 7000만원 기준 월 11만원가량)으로 저렴하다"며 "이를 통해 주거비 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한편 강씨는 전세임대가 주거빚을 줄일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아니라고 조언한다. 각자 여건에 맞춰 가장 좋은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것.
"조금만 신경을 써서 찾아보면 정부와 지자체, LH와 SH 등에서 서민들에게 지원하는 정책상품이 많습니다. 물론 이 상품들이 주거비 부담을 모두 해결해주지는 못하지만 어느 정도 덜어줄 수는 있거든요. 자신의 여건에 맞춰 상품별 특성과 기준을 따져 보면 가장 효율적인 '주거빚' 절약방법을 찾을 수 있을 거예요."
☞'7전8기' 강씨가 전하는 '신혼부부 주거빚 탈출' 팁
1. 아는 만큼 보인다
적어도 한달에 한번은 LH·SH공사 홈페이지에 방문해 임대 관련 공고문을 챙겨봐라.
2. 청약통장을 만들어라.
최근 청약통장이 필요없다는 주장도 있지만 없는 것보다는 있는 게 낫다. 당장은 필요없을지라도 미래를 대비해 저축한다는 마음으로 매월 조금씩 납부해라.
3. 신용도는 기본
신용도가 낮으면 전세자금대출 등에서 불이익을 당해 어렵게 찾아온 좋은 기회를 놓칠 수 있다. 부부의 신용도는 수시로 관리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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