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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속 冷氣·태양 熱氣로 손 안 대고 '자동 냉난방'

여행가/허기성 2014. 12. 16. 18:16

땅속 冷氣·태양 熱氣로 손 안 대고 '자동 냉난방'

'에너지 제로 하우스' 냉난방의 비결] 

태양광 발전으로 냉각기·보일러 돌리고 고성능 복합단열 공법으로 새는 열 잡아
석유·전기 안쓰고 실내 23~26도로 유지 "매년 냉난방 비용만 8000만원 아껴"한국남부발전이 강원도 삼척에 건설 중인 2000㎿급 석탄발전소 삼척그린파워. 약 260만㎡(78만평) 부지에는 발전소 2기와 지상 3층 높이의 주택 13개 동(棟)으로 이뤄진 직원용 숙소가 가지런히 들어서 있다. 다음 달 준공 예정인 이 주택(총 100가구)의 특징은 건물의 냉난방을 위해 석유·석탄·전기를 전혀 사용하지 않고도 1년 내내 실내 온도를 23~26도로 유지할 수 있다는 것. 공동주택으로는 외부 에너지를 전혀 사용하지 않는 국내 최초의 '에너지 제로 하우스'다. 이 건물 시공을 맡은 대림산업의 이병석 스마트에코팀장은 "매년 냉난방 비용만 8000만원 정도 아낄 수 있고 이산화탄소 배출량도 연간 237t 줄일 수 있다"고 밝혔다.

땅속 냉기·태양광 이용… 한여름에 26도 유지

삼척그린파워 사택은 1년 내내 실내 온도를 23~26도로 유지하기 위해 땅속 지열(地熱)과 태양광 발전을 이용한다. 지하 100m의 온도는 연중 15도 내외로 일정하기 때문에 여름에는 실내 온도를 낮추고 겨울에는 높이는 데 이용된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그래픽 뉴스로 크게 볼 수 있습니다. / 조선닷컴 <br>/그래픽=김충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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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속 온도를 이용해 방(房)의 열기를 식히는 원리는 일반 주택의 보일러 작동 방식과 비슷하다. 다시 말해 공동주택 지하 물탱크에서 만들어진 차가운 냉방수(冷房水·약 10도)가 각 방의 천장과 연결된 파이프를 타고 올라가 방의 온도를 낮춘다. 방의 열기를 식힌 냉방수는 약 20도 온도로 다시 물탱크로 돌아온다. 그리고 이 물의 온도는 물탱크에 설치된 2개의 장치를 통해 다시 10도까지 내려간다.

우선 코일(coil) 모양의 파이프에 땅속 100m에서 끌어올린 차가운 물(15도)이 흘러 더워진 냉방수 온도를 약 17도까지 낮춰준다. 이어 태양광 발전으로 작동하는 냉각기를 이용해 물의 온도를 10도로 만들어 주는 것이다. 또 각 동(棟)의 지붕에 설치된 태양광 전지판은 1년에 325.9MWh(시간당 메가와트)의 전기를 만들고 이 전기는 여름에는 지하 물탱크의 냉각기를, 겨울에는 보일러를 가동시킨다.

단열·환기 시스템, 새는 열(熱) 잡는다

'에너지 제로 하우스'는 석유나 전기를 이용하지 않는 만큼 냉난방의 성능은 일반 주택보다 다소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이를 보완해주는 것은 단열과 환기 시스템이다. 삼척그린파워의 사택에는 단열재를 건물 외벽과 내벽에 이중으로 설치하는 복합 단열 공법이 적용됐다. 일반적으로 아파트는 건물 내벽에만 단열재를 넣는다. 이 경우 아무리 성능이 좋은 단열재를 사용하더라도 층과 층 사이, 방 모서리 등 단열이 취약한 지점에서 건물 내부의 열(熱)이 빠져나가는 '열교 현상'이 생긴다. 일반 주택에서 방 모서리에 습기가 차거나 곰팡이가 생기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복합 단열 공법을 적용하면 단열 성능이 2배 이상 높아질 뿐 아니라 열교 현상도 막을 수 있다.

겨울철에 환기 과정에서 빠져나가는 열은 '폐열(廢熱) 회수형 환기 시스템'이 잡는다. 즉 겨울철 0도의 찬 외부 공기가 실내로 유입될 경우 환기 시스템에서 따뜻한 실내 공기(20도)와 만나 16도로 데워지는 것이다. 환기 시스템은 빠져나가는 공기와 들어오는 공기가 닿는 면적을 최대한 넓히면서도 서로 섞이지 않도록 100개의 칸으로 분리돼 있고 내부와 외부 공기가 이 통로들을 엇갈려 지나가도록 설계됐다.

원종서 대림산업 책임연구원은 "2016년부터 아파트 에너지 효율 등급이 일반에 공개되는 것을 계기로 '에너지 제로 하우스'에 적용된 기술이 일반 아파트에도 확대 도입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