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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은 억지로 춤을 춘다

여행가/허기성 2015. 1. 2. 04:48

부동산은 억지로 춤을 춘다

소위 부동산 3법이라고 불리는 분양가 상한제 탄력운용 등 몇 가지 법안이 여야 합의로 오랜만에 타결될 모양이다. 2012년 9월 국회에 상정된 후 2년여를 끄는 사이 그동안 몸무게도 줄고, 약발도 줄어 황소가 염소로 변해 “음매~”하고 나온다, 지지부지하다 해를 넘길 줄 알았더니 그래도 통과시키겠다니 두고 볼 일이다.


분양가상한제는 민간택지에 한해 탄력적으로 운용하고, 재건축초과이익 환수제는 원래 2014년 말까지였으나 2017년 말까지 3년 연장하기로 했다. 수도권과밀억제권역의 재건축 조합원은 집을 여러 채 갖고 있어도 3채까지만 분양을 받을 수 있도록 조정이 되었다.

국회선진화법이 생긴 후로 법안마다 원안대로 통과된 게 없고, 야당이 요구하는 것을 꿰어 맞춰주기 때문에 의사당에 들어갈 때에는 황소가 들어가도 나올 때는 순하디 순한 염소로 나오고 있다. 또 너무 오랜 세월을 끌다가 내놓기 때문에 김이 빠져 효력이 거의 없는 정책이 나오기 마련이다.

맥주는 톡 쏘는 짜릿한 맛과 시원한 맛으로 먹는다. 며칠 전에 뚜껑을 열어버린 맥주는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다. 그래서 효력이 반감되거나 없어져버리는 일을 일컬어 “김빠진 맥주”라고 말하는 것이다. 금년 연말에는 경기가 좋지 않아 김빠진 맥주마저 구경하지 못하실 텐데 어찌할꼬?

경제 활성화를 시키기 위해서는 내수를 살려야 하고, 내수를 살리려면 부동산시장을 활성화해야 한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우리나라 국민이라면 모르는 사람이 없다. 그런데 이 부동산대책이라는 게 모두가 주택에만 얽매어 있음이 문제다. 따라서 대책이 나올 때마다 건설사만 울다 웃다. 되풀이 하고 있다.

어찌됐건 부동산 3법이 국회를 통과하면 어떤 효력이 있을까. 긍정적인 마음만 있을 뿐, 약효는 별로 없을 것이다. 이미 김이 빠져 버렸기 때문이다. 짝사랑도 너무 오래하면 지쳐서 사랑이 미움으로 변하고, 상대방의 단점이 보이지 않던가. 한쪽에서는 빨강색, 다른 한쪽에서는 흰색이라고 주장하면 결국 엉뚱한 색으로 변하고 말더라.

내년 봄쯤에는 야당에서 주장하는 임차인 계약갱신청구권과 전월세 상한제가 등장할 것이다. 상가임대차보호법에 이어 이런 법들이 개정되면 임차인의 지위가 높아져서 가는 곳마다 높은 소리가 날찌니~ 물론, 임차인의 지위는 철저히 보장되어야 한다. 그러나 이 또한 부작용이 만만치 않을 것이다.

지난 11월부터 기존주택시장의 거래는 완전히 끊겼다. 내수와 부동산은 억지로 춤을 추고 있다. 이제는 야당에서도 부동산침체의 심각성을 알고 부동산 3법을 통과는 시키되 꼬리 떼고, 날개 떼고, 염소로나마 통과시키자는 것이다. 수년째 토지는 꽁꽁 얼어 있어도 토지시장을 푸는 열쇠는 전혀 없다.

그러나 토지는 주택이나 상가와 달라 자생력이 있다. 폭은 작지만, 인플레 따라 스스로 값이 올라가고 거래가 이루어지고 있으니 예로부터 “돈은 땅에다 묻어라”는 말에 새삼 실감이 난다. 원래부터 부동산의 꽃은 토지다. 꽃은 웃어도 소리가 없고, 토지가 웃어도 소리가 없다.

주택시장은 조용해도 전세시장은 요동을 치고 있다. 전국 아파트 646만 가구 중 3.3㎡당 2000만 원이 넘는 전세가 2013년에는 1만 5000여 가구였으나, 2014년에는 3만 3000가구로 늘어 2.2배 증가했다. 대부분 강남에 있지만, 성동구. 중구. 양천구. 용산구 쪽으로 퍼져 가고 있다.

2014년 부동산시장에선 다음 두 가지를 알고 있어야 한다.
주택기금 유한책임대출이라는 것이다. 내가 집을 잡히고 대출을 받았을 때 집값이 떨어져도 해당 주택만으로 대출상환 의무가 한정되고, 나머지 채무문제가 따르지 않은 제도이다. 지금은 집이 경매되어도 부족한 채무가 있게 되면 잔액채무로 남아 관속에 까지 따라오게 된다.

다음은 2014. 12. 25부터 시행되는 장수명주택 인증제도다. 장수명주택이란 튼튼해서 오래 쓸 수 있고, 구조변경이나 수리가 쉬운 주택으로서 등급별로 인증을 받은 주택이다. 최우수, 우수, 양호, 일반 등 4등급으로 나뉘어 등급이 매겨지고, 1천 가구 이상의 단지는 의무적으로 등급을 받아야 한다.

이제는 주택도 등급이 매겨지는 세상이다. 앞으로는 최우수등급을 사야 하리라. 사람 중에서 최우수등급인 사람은 어떤 사람인지 아시는가? 사랑이 있고, 친구가 있고, 자신감이 있는 사람으로서 희망과 평화와 정직이 깃든 사람이다. 새로운 을미년에는 모두들 그런 사람이 되기로 다짐해 보자.

부동산 3법이 여야 합의로 국회를 통과하게 된다 해도 부동산시장은 마치 황소가 먼 산을 바라보듯, 눈만 껌벅거리고, 마지못해 끌려나와 춤을 추는 억지춤꾼이 되고 있다. 그러나 길게 봤을 때는 긍정의 힘이 미치고, 정부와 함께 가는 부동산시장이 되어 2-3월 살구꽃 필 때부터 토지. 상가. 주택 순으로 거래가 늘어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