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부동산 감정액 부풀려 대출 사기 벌인 일당 적발

檢, 부동산 감정액 부풀려 대출 사기 벌인 일당 적발

15회 걸쳐 총 43억원 가로채…조직·전문적 범행

검찰이 부동산 가치를 부풀려 감정하는 수법으로 수십억원의 대출 사기를 벌인 감정평가사와 은행 직원을 구속 기소했다. 

 서울동부지검 형사5부(김호경 부장검사)는 부동산 가격공시 및 감정평가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H 감정평가법인 경기남부지사장의 이모(48)씨와 은행 직원 이모(44)씨 등 2명을 구속 기소했다고 13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2010년 7월부터 2011년 12월까지 대출담보물의 가치를 부풀리는 방법으로 모두 15회에 걸쳐 43억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각자 자신의 업무 권한을 이용해 역할을 분업화한 다음 조직적이고 전문적 지식을 이용해 범죄를 저질렀다. 

 

부동산개발업자 김씨는 다른 사람 명의로 부동산을 사들인 다음 이를 담보로 금융기관에 대출을 신청했다. 해당 금융기관 여신과장으로 근무하던 이씨는 김씨가 담보로 잡은 부동산에 대한 감정평가를 H 감정평가법인 경기남부지사에 맡겼다. 지사장으로 근무하고 있던 감정평가사 이씨는 정상 감정평가액보다 2~3배 부풀려진 감정평가서를 작성해 금융기관에 넘겼다.  

 

이모씨 등은 담보대출 과정에서 담보물에 대한 심사제도의 허점도 이용했다.

피해자인 A 금융기관의 경우 담보 대출과정에서 담보물의 실제 가치와 관련해 감정평가서상의 가액에만 의존해 대출가능액수를 책정했다. B 금융기관은 대출금에 대한 이자가 연체되고 사기대출이 모두 드러난 후에도 부정적 여론을 두려워 해 이들을 형사고소조차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한편 검찰은 해당 금융기관에서 유사한 수법으로 불법대출이 이뤄진 사실이 있는지에 대해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검찰은 “감정평가법인의 지사 운영과정에서의 문제점에 대해 국토교통부 등 유관기관과 적극 협조하면서 재발 방지를 위한 시스템 마련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